8월 6일 새벽 다섯시,
한창 휴가철 피크여서 막히는 도로 사정을 고려하여 일찍 영월로 출발하였다.
동강 레프팅이 오후 한시로 예약 되어 있던 관계로 그 시간안에 도착하려는 의도에서
겨우 눈꼽만 손질하고서는 달렸는데 문막 휴게소에서 기다리는 이영순회장님과 이수령,백경희 총무는
얼굴에 화사한 볼터치까지 완벽하게 꾸미고 있었으니 새벽 세시에 일어날만한 스토리가 되고도 남는다.
남원주에서 제천으로 돌아가야하는 코스를 놓쳐서 상당히 강릉쪽으로 더 가다가 턴하여
가는 도중에 말숙이와 김옥선 경기를 만나 일찌기 영월군청에 도착하니
맑은 미소를 지으며 국민생활체육 전국 연합회 박현규회장님께서 우리를 맞아 주었다.
점심하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라며 단종애사에 깃든 청룡포와 장릉을 돌아보는 짬을 낼수가 있었다.
여전히 아름답고 청하한 바람이 불고있는 서강을 배로 가로질러
열여섯 단종이 걸터앉아 애타게 그리운 한양쪽을 바라보았다는 600년된 소나무 관음송을 보고
유배지를 돌아보고, 버려진 단종의 시신을 업어다가 묻어주었다는 충신 엄홍도에 대해
문화해설사의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얼추 점심 시간에 맞추어
800미터 이상의 고지에서만 자란다는무공해 영월표 곤드레 밥상을 받아 네츄럴하게 배를 채우고
드디어 레프팅 장소로 이동하게 된다.
윤일남 실장님, 이동규 영월군 연합회장님, 김도윤 부회장님 ,멋진 안전요원을 포함하여
박현규 회장님의 리드대로 한배에 옮겨 타고
장장 네시간 가까이 물을 먹고 마시고 뒤집어 쓰고 살려 달라 허우적 거리며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이세상 태어나서 첨으로 시도해본 레프팅은 두려움 범벅이었으나 동행인들의 짖궂은 물장난에
한시도 웃음을 떼어 낼 수 없었던 그 순간은 내 생명을 더 오래 연장시켜주는 엔돌핀이 될것이다.
빠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나를 안전 요원이 잔인하게 밀어 물속으로 빠뜨린 덕분에
하마터면 장모님도 못되고 황천길에 오를뻔한 절박한 순간만 빼고서는 완벽한 즐거움이었다.
레프팅 중간에 잠시 휴게소에 들러 마신 영월산 동동주가 얼마나 맛있었는지,
구비구비 강을 따라 노를 저으면서 보는 우리 산천이 얼마나 멋졌었는지,
한없이 우리를 간지럽히며 지나가는 청아한 바람은 얼마나 달콤했었는지,
에머럴드 초록빛을 띄며 출렁 거리는 강물이 얼마나 맑았는지 이곳에 다 옮겨 적는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태양은 피부를 벗겨낼듯 쏟아내고 있던 동강에서
거의 네시간 가까이 우리들은 레프팅 축제를 하며 보냈다.
영월군 연합회 테니스장에 다시 집결하여 테니스로 땀을 빼고 저녁식사
그 이후에.. 이어진 화려한 파티, 하나가 되고 또 하나가 되고 밤은 그렇게 익어가고 있었다.
영원히 다음날은 오지않을것 같더니만 그래도 태양은 뜨고 있었다.
다슬기 해장국을 사주기 위해 일찍 나온 이동규 회장님과 김도윤부회장님을 따라
얼큰하고 시원한 다슬기국밥을 먹고 폭포찾아 숲속으로 이동
수박,포도,복숭아를 비롯한 먹거리를 풍성하게 준비하고 돗자리까지 여유있게 챙겨서
폭포밑에 좌정하고 각기 개성에 맞는 포즈로 시간을 보내는데 무릉도원이 부럽지 않던 순간이다.
달작지근한 과일보다 더 달콤한 옥수수 한입씩 베어 물고서는
전통 민속 그림놀이에 심취, 나이 젊은 말숙이 한테 배추머리 몇장 날리고
숲바람에 영그러 오는 시원한 폭포수에 발을 담그면 금방 온몸이 얼어붙을듯 싶었다.
야생토종닭으로 준비한 점심먹을 배가 없을터이지만 네사람이 한마리씩 야무지게 해결하고
쫄깃하고 오돌거리는 백숙에 녹두와 찹쌀을 넣어서 만든 닭죽이 어찌나 맛있던지
서울가면 반드시 녹두사서 그렇게 끓여먹으리라 다짐,또 다짐하던 순간이었다.
집안에 일이 생긴 말숙과 옥선경기가 한걸음 먼저 서울로 출발하는 이별식을 고하자
비지니스로 영월에 온 이성근 감독과 바톤체인지, 다시 숲속에서
물장난에 옷이 젖는줄도 모르고 시간을 보내며 두둑하게 밀어주는 용돈챙기기에 바빴다.
화곡 임원 여행에 동행하지 않겠다고,민폐 끼치기 싫다고 말하던 유선생도 신바람이 나는지
웃음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쉴새없이 비디오 촬영하고 사진 찍어주느라 몸이 두개여도 모라자는 판에
고스톱까지 하여 거의 열판 가까이 쉬지않고 파죽의 기세로 승승장구,
금방 파란 배추머리가 수북하게 쌓이던 그 짜릿한 순간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하하호호
개곡물에 발을 담그고 신선한 숲바람에 몸을 맞긴채 우린 도심의 찌든때를 벗기고
마음을 씻어내고 욕심으로 가득찬 가슴을 비워내는 작업을 하지 않아도 절로 선한 사람을
만들어 낼 것 같은 분위기 였다.
찬란하게 보내는 시간은 왜그리 잘 가는 것일까?
약간의 스케쥴을 변동하여 섭섭하고 미진한 그리움을 남긴채 우리 일행은 춘천으로 옮겨
밤 아홉시,호반 테니스장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한광호 회장님과 한판내기를 한다.
한광호이영순대 이수령송선순,호프삼천에 안주까지 덤으로 얹어 죽을똥살똥 뛰고
의암호쪽으로 자리를 옮겨 미리 예약해 놓은 숙소에 짐을 풀었다.
난 그 라데나를 좋아한다. 그곳에 머물다 보면 둘러싸고 있는 산과 호수의 물안개와 조경이 어울어져
지극히 평화로운 상태로 나를 이끌곤 해다. 여전하게 아름다운 그곳에서의 밤은 나를 행복하게 했다.
낮에 물놀이에 너무 체온을 뺏긴탓인지 한기가 들어 동행인들보다 한걸음 더 먼저 들어왔으나
이른 아침 눈치를 보니 다들 새벽녘까지 즐거움을 만끽했는지 얼굴들이 평소같지 않았다.
우리들의 일정은 눈코뜰사이 없이 빡빡하게 짜여서 우리 의사와는 상관없이 돌아가고 있었는데
홍천에 테니스장을 새로 개토했다는 박종열 회장님댁 테니스장을 향해 일찍 서둘러 출발에 앞서
의암댐 앞에 건설중인 춘천 국제 테니스장 현장에 올라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현장에서
한광호 회장님께서 직접 설계한 내용을 보면서 듣는 시간을 가졌다.
건설현장은 땡볕도 아랑곳하지않고 쉴새없이 굴착작업을 하고 나르고 파고 측량하고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언제 완공되려나..
꿈의 테니스장이 완성되면 어떤 모습이 되려나..
우리들은 괜시리 가슴가득, 벅찬 희망이 찾아오고 있음을 깨달고 있었다.
홍천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홍천감자떡집에 들러
강원도 옥수수와 만두와 감자떡을 사람숫자에 맞춰 일일이 챙겨서 선물로 주시는
한회장님께 몇보따리의 선물을 받아들고 '구름속 별장'의 박종렬회장님댁에 도착.
깊은산속에 자리한 별장테니스장은 한여름의 강렬한 태양에 졸고 있었다.
이윽고 해가 한소큼 기울어지자 우루루, 테니스장에 내려가 신바람나는 테니스를 즐기고
아름다운 주변을 즐기고 친절한 박회장님댁 부부의 정을 즐기고
귀한사람오면 대접하려고 귀하게 모셔둔 산삼술을 즐기고 쏟아지는 별빛을 즐기고
즐기고 즐기고 즐기고
밤이 익을 대로 익은 시간에 집으로 출발하여 새벽녘에 도착하였다.
이영순 회장님이 이끌던 이번 화곡 임원진 일곱명은 이박삼일동안 얼마나 신바람 나는 시간을
보냈는지 묻는다면 다들 유구무언, 입을 열고 말을 하면 오히려 무색해 질만큼
우린 극도의 찬란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으니
인간과의 앎을 통해 세상,정말 멋지고 살만하다는것을 새삼 다시한번 깨닫고 온 여행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정을 주셨던 그많은 분들, 사랑을 가르쳐주시던 분들, 베품을 실천해주시던분들..
한분한분 일일이 다 인사로 챙겨야하나 한꺼번에 이곳에 감사의 사연을 기록해 놓고 싶군요
언제나 바쁘신중에도 꼬박 이틀동안 함께 해 주셨던 전국연합회 박현규회장님,너무 멋져요
윤일남 실장님 항상 미소짓던 그모습은 잊을수없고,말없이 우리를 챙기시던
영월군 이동규 회장님,구름속별장까지 우리들을 가이드하여 점심밥 챙겨주시던 김도윤 부회장님
한걸음에 달려와 취재해 주시던 안성애기자
잠시 들러 우리를 춘천까지 가이드해주시던 이성근감독님
푸짐한 선물 바리바리 챙겨주시던 한광호 회장님
구름속 별장에서 머무는 박회장님 부부의 정스런 대접.. 잊지못할 순간들이었습니다
고마웠어요.
새로운 출발, 새로운 영감이 절실한 사람일수록 좋은 여행의 실루엣이 꼭 필요하다는군요
여행이 주는 여유는 삶의 속도를 늦추는 낭비가 아닌 새로운 자신을 구축하는,
성장의 기쁨을 누리게 하고 그동안 몰랐던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그리고 그러한 느낌들로 인해 여유롭고 풍요로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를 키워주는 것이라 했습니다.
힘든 여정 속에서, 함께 고생한 사람들이나 여러 경험과의 만남 속에서
충전되고, 넉넉하고 풍요로와진 모습으로 거듭 발전할것이라는 희망적인 속삭임을 적어놓고
이만
쫀쫀하게 보낸 3일간의 화곡 임원 여행기를 마감합니다.
첫댓글 지나형님께서 챙겨주신 용돈을 유용하게 쓰고 왔습니다 임원진 모두다요..감사합니다. 그리고 인솔하느라 애쓰신 이영순회장님의 노고로 우린 무탈하게 다녀왔지요.
아참, 제 개인홈을 오픈했는데 이곳에 공개한적이 없었는가요? http://www.parangse.kr/ 그냥 내맘대로 꾸려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