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필터 장착 후, 첫 주행 소감
작성자 : 풍유(風柳)
2010년 10월 28일 목요일, 잠시 시간이 생긴 것을 틈타 기다려왔던 유니필터 교체작업을 감행했다. 기존의 순정 에어필터와 사이즈는 같으며 박스의 나사를 풀어 유니필터만 갖다 끼워주면 되는 아주 간단한 작업/DIY이었다. (한 가지 애로隘路사항이 있었다면, 다섯 개의 나사를 풀어야 하는데, 그 중에 4개는 +자 모양이 있는 육각볼트였고, 다른 하나만 +자 모양이 없는 육각볼트였다. 드라이버와 펜치를 필요로 했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작업한 터라 따로 테스트주행은 하지 않았다가, 저녁 일정에 맞춰서 운행해보았다.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사뭇 놀라게 했다. 방금 새벽 1시까지 운행을 하다가 들어왔는데, 내일까지는 한 번 두고봐야 하겠다. 기분탓인지, 정말인 것인지…
계속 운행하면서 ‘과연 이 느낌을 선배 회원님들과 기타 독자들에게 뭐라고 글로 표현해야 확 와닿을까’ 라며 고민을 했다. 여러가지 궁상을 떨어봤는데 마땅한 표현법이 나오진 않았다. 집 근처까지 와서야 한 가지 표현법이 떠올랐다. 이번에 유니필터로 교체하면서 제 애마에게 달라진 느낌은,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았을 때에 바로 반응해주는 민감성과 응답성이었다. 기존에는 약간 목구멍에 가래가 들끓는 느낌이 조금 있었다. 하지만 이후에는 그 들끓음이 많이 줄어들었다. 특히 1단에서 2단으로 자동변속 될 때의 충격은 제법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적합한 표현법(비유)이라면… “마치 박하사탕이라든지 휘바휘바 자일리톨 느낌이다!” 라고 할 수 있겠다. 뭔가 치고 나가는 주행성이 상쾌해진 기분이었다. 그래서 가장 두드러지게 느껴진 것은 하나는 민감하고 시원한 응답성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출력이다. 아까 밤에 오면서 성인 3명을 태웠다. 기존보다는 달리 힘딸림 느낌이 제법 줄어든 것이다. 혼자 타도 엑셀레이터 반응이 좋아졌는데, 같이 타도 평지에서 치고 나가는 것과 오르막 구간을 올라가는 능력이 다소 건강해진 것이다. 이것도 뭔가 기분 좋다.

자정을 넘긴 심야에 뻥 뚫리고 쓸쓸한 노란 가로등 비취는 도로에서 흰둥이와 함께 귀가하면서 당장 어디론가 한 번 더 밟아서 테스트를 더 하고 싶고 훌쩍 일탈하고 싶었지만, 내일 일정도 있고 해야 할 일들이 있는 것 같아 겨우겨우 참았다.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얻은 기분까지는 아니어도 제법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낸 기분 좋은 승리인 것 같았다. 내일은 흰둥이와 함께 이 기분 그대로 여수까지 달릴 것이다. 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