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여호와께서 가인에게 이르시되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그가 이르되 내가 알지 못하나이다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니이까 10 이르시되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 네 아우의 핏소리가 땅에서부터 내게 호소하느니라 11 땅이 그 입을 벌려 네 손에서부터 네 아우의 피를 받았은즉 네가 땅에서 저주를 받으리니 12 네가 밭을 갈아도 땅이 다시는 그 효력을 네게 주지 아니할 것이요 너는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되리라 13 가인이 여호와께 아뢰되 내 죄벌이 지기가 너무 무거우니이다 14 주께서 오늘 이 지면에서 나를 쫓아내시온즉 내가 주의 낯을 뵈옵지 못하리니 내가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될지라 무릇 나를 만나는 자마다 나를 죽이겠나이다 15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그렇지 아니하다 가인을 죽이는 자는 벌을 칠 배나 받으리라 하시고 가인에게 표를 주사 그를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죽임을 면하게 하시니라"(창4:9~15)
"23 라멕이 아내들에게 이르되 아다와 씰라여 내 목소리를 들으라 라멕의 아내들이여 내 말을 들으라 나의 상처로 말미암아 내가 사람을 죽였고 나의 상함으로 말미암아 소년을 죽였도다 24 가인을 위하여는 벌이 칠 배일진대 라멕을 위하여는 벌이 칠십 칠 배이리로다 하였더라"(창4:23~24)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이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김승연 회장은 대단히 독단적이고 난폭한 모습으로 언론에 비춰지고 있지만, 사실 알고 보면 그는 아주 신실한 기독교인입니다.
한국화약 창업주인 그의 아버지 고 김종희 회장은 김승연 회장이 태어난지 100일만에 세례를 받게 했고, 김승연 회장은 어린시절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대성당에서 복사(미사 드릴 때 신부를 도와주는 어린이)로 활동했습니다.
이때 성공회대 현 김성수 총장과 신부와 복사로 인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이후 김승연 회장은 성공회대 이사장을 맡으면서 김성수 신부를 총장으로 세우게 됩니다.
김승연 회장은 성공회대 이사장을 맡으면서 기업적 차원에서 성공회대에 많은 지원을 해 오고 있습니다. 또한 예수원에 있는 나사렛 예배실 건물도 김승현 회장의 후원으로 지어진 건물이라고 합니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 성공회대 총장 출신인 이재정 신부(당시 민주당 국회의원)가 한화로부터 불법대선자금을 받은 것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 이루어진 일입니다.
이렇듯 겉으로 보기에는 신실한 신앙인이었던(실제는 어떤지 알 수 없지만) 그가 이번 사건을 저지른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는 겉으로 보기에는 신실한 신앙인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창세기 4장에 나오는 라멕의 길을 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가인은 인류 최초의 살인자입니다. 그는 자신의 동생인 아벨을 죽였고, 그 죄의 대가로 하나님으로부터 징계를 받게 됩니다.
“땅이 그 입을 벌려 네 손에서부터 네 아우의 피를 받았은즉 네가 땅에서 저주를 받으리니 네가 밭을 갈아도 땅이 다시는 그 효력을 네게 주지 아니할 것이요 너는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되리라”(11,12절)
하지만 가인은 하나님이 내리신 벌에 대해서 엄청난 두려움을 느끼며 하나님이 외면하실 때 자신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항변합니다.
“가인이 여호와께 아뢰되 내 죄벌이 지기가 너무 무거우니이다 주께서 오늘 이 지면에서 나를 쫓아내시온즉 내가 주의 낯을 뵈옵지 못하리니 내가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될지라 무릇 나를 만나는 자마다 나를 죽이겠나이다”(13,14절)
여기에 대해 하나님은 그렇지 아니하다고 말씀하시며 가인에게 표를 주어 그를 보호해 주시며, 가인을 죽이는 자는 벌을 칠 배나 받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법적인 보호장치를 만련해 주십니다.
모세율법에 의하면 살인자는 반드시 처형토록 되어 있었는데((창9:6 ; 출21:12 ; 레 24:17 ; 민35:16-212, 31), 왜 하나님은 인류 최초의 살인자인 가인은 살려주신 것일까요?
일단 율법은 개인적 복수를 막고 공동체적 관점에서 범죄에 대한 처벌을 마련한 것이며, 하나님은 가인의 살인을 인류가 반면교사로 삼기를 원하셨을 것입니다.
살인이라는 범죄가 얼마나 인간을 절망과 고통으로 몰아가게 되는지를 깨달으라는 것입니다.
실제 하나님께서는 가인에게 내린 벌을 철회하지 않으셨고, 살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셨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살인자인 가인에 대해서도 일방적이거나 부당한 복수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가인을 위한 법적인 제도장치를 마련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후에 가인의 후손 중 라멕이 등장하면서 이 같은 하나님의 법적인 보호장치는 왜곡되기 시작합니다.
라멕은 하나님의 법을 떠나 불법을 자행한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라멕이 아내들에게 이르되 아다와 씰라여 내 목소리를 들으라 라멕의 아내들이여 내 말을 들으라 나의 상처로 말미암아 내가 사람을 죽였고 나의 상함으로 말미암아 소년을 죽였도다”(23절)
하나님은 살인한 가인에게 표를 주어 자신의 죄 때문에 일방적인 복수와 폭력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막아주셨습니다.
그런데 라멕은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적인 복수를 자행했습니다. 누가 자신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거나 물건을 집어던져 작은 상처만 생겨도 라멕은 잔인하게 상대방을 죽였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가인의 표로 주신 법적인 보호장치에서 자신의 복수에 대한 정당성을 찾았습니다.
“가인을 위하여는 벌이 칠 배일진대 라멕을 위하여는 벌이 칠십 칠 배이리로다 하였더라”(24절)
라멕은 살인자인 가인조차 하나님께서 살려주셨을 뿐만 아니라 가인을 죽이는 자에게는 벌을 칠 배나 내리겠다고 하셨는데, 하물며 자신을 상해한 원수에게 복수를 가한 자신의 행위는 훨씬 더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가인과 비교해 볼 때 정당한 복수를 행한 자신을 해하는 자에게는 하나님께서 칠십 칠 배나 벌을 내리실 것이라는 엉뚱한 해석까지 내립니다.
하지만 라멕의 이런 행위는 가인의 표에 담긴 하나님의 은혜를 저버리는 것이며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에 대한 잔인한 행동이 결국 하나님을 훼손하는 것임을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라멕의 행위는 가인의 표에 나타난 하나님의 법적 장치에서 바라본다면 무분별한 복수를 행한 대가로 하나님으로부터 칠 배의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한화그룹은 이번 김승연 회장의 폭력행위가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사건을 애써 축소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신학대나 성당에 헌금하는 것 이상으로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하나님의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면 이처럼 어리석은 일은 저지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신앙생활은 실제로는 우리 하나님과 아무 상관없는 인간적인 만족을 위한 것들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 한국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수없이 많은 종교적인 행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올바르게 증거되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는 실천이 없다면 라멕을 쫓는 기독인들의 행위는 계속해서 반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