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알파테스트 마무리, 베타테스트 개시 "기존 장비 대비 성능 향상...연내 고객사 수주 목표" SK하이닉스와 공급 논의 중...HPSP 독점 깨질지 주목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예스티가 고압 수소 어닐링(annealing) 장비 상용화에 한발짝 다가섰다. 고객사 공급 사전단계인 '알파테스트'를 마치고, 다음 단계인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이 장비는 SK하이닉스 공급용으로 알려졌다.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HPSP가 독점해온 관련 장비 시장에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3월10일자 디일렉 '예스티, 고압 어닐링 장비 SK하이닉스 공급 추진' 기사 참조)
예스티는 27일 미세 반도체 공정의 핵심 설비인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의 '알파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다음 개발단계로 진입한다고 밝혔다. 예스티 관계자는 "알파테스트 결과를 기반으로 다음 개발 절차에 착수했다"며 "올해 안에 신뢰성 향상과 관련 테스트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수주를 받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는 고유전율(하이K) 절연막을 쓰는 반도체 소자의 계면(界面, Interface) 특성을 개선하는 데 쓰인다. 하이K 소재는 계면 결함 발생 수준이 높다. 계면 결함은 구동전류 이동 속도를 낮추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정상 특성 확보가 쉽지 않다.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는 압력으로 수소의 화학 작용을 유도하고, 계면 결함을 전기적으로 비활성화해 구동전류 및 소자 속도를 크게 개선한다. 이 장비는 선단 로직 파운드리 공정에서 주로 활용돼 왔는데, 최근 메모리 분야로도 적용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 장비는 그동안 에이치에스피(HPSP)가 사실상 독점해왔다. HPSP는 세계 최초로 이 장비를 개발했다. 현재 선단 공정을 다루는 주요 반도체 생산 기업들이 모두 HPSP 장비를 쓴다.
예스티가 현재 개발 중인 장비를 SK하이닉스에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타테스트까지 마치고 나면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에는 SK하이닉스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고압 어닐링 장비 테스트 결과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의 성능은 물론 자체 개발 목표를 상회하는 성과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어닐링 공정은 600~1100℃의 높은 온도가 요구되고 고온으로 인한 수소 침투율에 한계가 있어 계면 결함 개선 효과가 저하된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우리(예스티)가 개발한 장비는 최대 30기압의 고압으로 반도체 웨이퍼 표면에 중수소 침투율을 향상시켜 어닐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