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향의 <인문학 산책> 3번 째 날이었습니다. 롤즈와 샌델의 비교가 주된 내용이었는데, 별로 잘 된 것 같지 않습니다... 청취자들께 미안하네요... 아래 방송 원고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 인문 고전의 숲 (0114) ▶>
- 정의론(3) -
==============================================================
이번 주 <인문고전의 숲>에서는 존 롤즈의 <정의론>을 함께 읽어보는 시간 마련했다.
오늘은 그 마지막 시간인데..
도움 말씀을 위해
인하대학교 법과대학 정태욱 교수 나오셨다.
안녕하세요?
(인사)
1. 롤즈의 <정의론>이 나온 이후로 참 많은 토론이 이어져 온 것이 사실인데?
--> 롤즈의 <정의론>이 출간된 이후 서구 정치철학의 역사는 곧 그에 대한 토론과 비판 그리고 계승발전의 역사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롤즈의 이론에 대한 여러 비판이 있었습니다. 자유지상주의적 비판도 있었고, 마르크시즘적 비판도 있어지만, 가장 두드러진 조류는 롤즈와 같이 서구의 자유와 평등의 전통에 있으면서도, 그 방법론에서 조금 다른 소위 ‘공동체주의’라고 불리는 일군의 학자들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 마이클 월쩌, 찰스 테일러, 그리고 마이클 샌델이 그들입니다.
2. 마이클 샌델은 우리나라에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온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아닌가?
그의 책과 롤즈의 <정의론>을 비교해서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먼저, <정의란 무엇인가>는 어떤 책인지?
--> 먼저 그 책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우선 이 책은 샌델 자신의 고유한 정의론에 대한 체계적 저술은 아닙니다. 롤즈의 <정의론>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현대 정의론의 세 흐름, 즉 공리주의적 복지증대론, 자유주의적 자유보장론, 공동체주의적 미덕함양론에 대한 비교 입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인간 사회의 여러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철학적 숙고를 위한 교양서적으로서의 기능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는 자신의 공동체주의적 미덕함양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3. 샌델이 롤즈에 대한 비판자인가?
하지만 실질적으로 내용에서는 그런 부분이 도드라지지 않은 것 같다?
--> 샌델은 롤즈에 대한 비판자로 알려져 있으나, 실질적인 내용에서 샌델이 롤즈의 정의론에 반대하는 부분은 찾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샌델은 롤즈가 얘기하는 정의의 원칙들에 대한 지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샌델은 모든 것을 돈으로 계산하고 환산하려는 시장주의에 맞서 삶의 덕목들을 강조하고, 개인주의적 무한경쟁에 맞서 사회의 연대성을 강조합니다. 다만, 롤즈와의 차이는 기본적인 방법론,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샌델이 롤즈를 비판하는 가장 중요한 측면은 바로 롤즈의 ‘개인주의적 방법론’입니다. 롤즈의 정의론의 내용은 평등주의적이고 박애주의적입니다만, 그 시작과 끝은 궁극적으로 개인, 개인의 자유입니다. 즉 롤즈의 정의의 두 원칙은 그 시작에서 각 개인들이 서로 합의한 계약으로 이해되고, 또 그러한 제도적 틀이 마련된 이후 사람들의 삶은 전적으로 개인주의에 맡겨져 있습니다.
먼저 롤즈는 정의의 원칙들을 도출하는 방법론으로 개인들 간의 상호 합의를 말합니다. 그것은 근본적으로는 각 개인들의 합리적 선택에 기초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각 개인들이 자신이 천부적으로 어떤 조건으로 태어나고, 또 사회에서 어떤 지위에 있는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들이 살고 싶은 사회의 원칙을 말해보라고 할 때, 사람들은 자신들이 안 좋은 여건에 놓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우리가 본 바와 같은 평등주의적인 정의의 두 원칙을 택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다음으로 롤즈는 일단 사회의 기본 틀만 정의롭게 구성되면 그 안에서의 사람들은 각인의 고유한 가치관과 세계관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고, 더 이상 어떠한 사회적 책임감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국가는 다만 기본적 사회제도만을 유지하는 일을 할 뿐 사람들의 도덕적 품성이나 사회적 덕성을 함양시키는 데에는 관여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개인들을 교육시키려는 국가는 오히려 개인의 자유를 위협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첫 날 얘기한 대로 롤즈는 정의의 원칙을 공존과 관용의 틀로 이해합니다. 국가의 임무는 사회의 여러 목적들의 공존을 추구하는 것일 뿐 사람들을 어떤 가치로운 삶으로 인도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입니다. 롤즈 정의론의 귀결은 결국 개인의 자유로운 삶입니다.
** 그럼, 그 부분을 읽고 얘기 계속 나누겠다..
========================================================
<성우녹음 0114-1>
옮음의 원칙들이나 정의의 원칙들은
가치 있는 만족들의 한계를 설정하며, 무엇이 각자에게 있어서 합리적인
가치관인가에 대한 제한을 부여한다.
계획을 짜고 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사람들은 이러한 제한 조건들을
고려하게 된다.
이러한 것은 옮음이라는 개념이 좋음이라는 개념에 선행한다는 말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
4. 이 부분을 좀 설명을 해 주시라.
--> 이는 이른바 ‘좋음에 대한 옮음의 우선성’입니다. 영어로는 the priority of the right to the good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풀어서 얘기해 보자면, 어떤 좋은 것을 추구하되, 그 목표달성보다 그것을 추구하는 데에 지켜야 할 올바른 원칙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목적 추구를 위한 열정이랄까 욕심 같은 것을 제어하는 원칙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부를 추구하고, 어떤 사람은 권력을 추구하고, 어떤 사람은 예술을 추구하고, 어떤 사람은 종교를 추구하는 등, 모두 각자의 삶의 목적을 추구하는 데에 있어, 다만, 공동의 삶을 위해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먼저 사회적으로 그러한 원칙들을 확립하는 것을 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원칙을 확립하면 곧 사회적으로 공존의 공간들이 만들어지고, 그 공간 속에서 각 개인은 자유롭게 자신의 가치관과 목적에 따라 좋은 것들을 추구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롤즈의 정의의 원칙들은 그와 같은 공존의 공간을 확보하는 옳음의 원칙들에 중점을 둔 것입니다.
5. 이에 대한 샌델의 생각은 어떤지?
--> 그러나 샌델이 보기에 그와 같은 좋음에 대한 옳음의 우선성은 선후가 뒤바뀐 것으로 봅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목적지향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즉 어떤 최고의 가치와 목적을 먼저 설정하고, 그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즉 사람들은 어떤 목적에 따라 행동하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목적을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 어떤 한계만 설정하려 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즉 어떤 공존과 연대의 원칙을 확립하려면 사람들의 욕망구조를 공존과 연대의 방향으로 확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람의 마음의 습성, 즉 품성에 따라 정해진다고 합니다. 따라서 사람의 덕성을 함양하고 훌륭한 목적의식을 배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또 그러한 덕성과 목적의식은 그 사람이 속한 공동체의 역사와 전통 속에서 형성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가치관과 삶은 공동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고, 따라서 훌륭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정의의 대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하여 샌델은 각 개인의 자유로운 삶 이전에 훌륭한 덕성에 헌신하고, 또 훌륭한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시민단체에서의 자발적 참여와 봉사가 정의로운 사회에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6. 롤즈와 센델이 주장하는 바를 비교해주시면?
--> 일반적으로 말해서 한 사회가 온전히 정의로운 사회가 되려면 두 가지 측면이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정의로운 사회제도의 기본틀에 대한 충실성, 다른 하나는 각 개인의 책임있는 삶에의 충실성입니다. 이를 편하게 말하자면 하나는 공적 원칙의 준수이고 다른 하나는 사적 성품의 함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롤즈는 전자를 강조한 것이고, 후자는 각 개인의 자존감에 맡겨놓았다고 할 것입니다. 반면에 샌델은 전자보다 후자를 근본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좋은 삶과 책임있는 태도가 없이는 어떤 정의로운 제도도 공허하게 될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 그럼 이번에는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한 부분 들어보도록 하자.
========================================================
<성우녹음 0114-2>
도덕적 개인주의자들에게 자유란
내가 자발적으로 초래한 의무에만 구속되는 것이다.
내 책임은 내가 스스로 떠맡은 의무만으로 제한된다는 생각은
자유주의적인 사고다.
자유에 대한 이러한 견해에는 집단적 책임의식, 혹은 선조들이 저지른
부당행위에 내가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어설 여지가
거의 없다.
자율적 의지에 관한 칸트의 생각과 무지의 장막 뒤에서 이루어지는
가상적 합의라는 롤스의 생각에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다.
특정한 목적이나 애착에 구속되지 않는 도덕적 행위자를 생각한다는 점이다.
칸트의 도덕법을 따르거나 롤스의 정의의 원칙을 선택한다면,
이는 지금 세상에서 자신의 지위나 위치를 만든 역할이나 정체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정의를 생각하는 데 있어서 만약 특정한 정체성을 배제해야 한다면,
오늘날 독일인이 유대인 대학살을 배상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거나,
현 세대 미국인이 노예제나 인종 차별 정책의 잘못을 배상해야 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기 어렵다.
========================================================
7. 샌델은 공동체의 역사적 의무 즉 과거의 부정의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있네?
--> 앞서 언급한 대로 샌델과 롤즈의 또 하나의 중요한 차이는 바로 공동체에 대한 인식입니다. 샌델은 롤즈와 같은 개인주의적 방법론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로서 역사적 의무, 연대의 의무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롤즈 이론의 합리적 개인들이라면, 과거 조상들을 잘못에 대하여 자신들이 부담을 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샌델은 개인들은 공동체적 존재라고 봅니다. 개인의 자유 이전에 공동체를 위한 책무가 중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관련하여 또 하나의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부모에 대한 자식의 책임입니다. 샌델은 부모부양의 책임은 합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예컨대 키워준 데에 대한 댓가로서 부양을 한다는, 상호성의 차원에서 어떤 가상적 합의를 얘기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샌델은 합의와 상호 이익을 따지는 이 계산은 가족의 의무를 설명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가족의 성격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봅니다. 샌델은 이렇게 묻습니다. 자식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하고 무관심했던 부모에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이를 어떻게 키웠느냐에 따라 나중에 부모가 되어 도움이 필요할 때 자식에게 요구할 수 있는 책임의 정도가 달라진다고 해야 하는가? 샌델은 그에 부정적입니다. 샌델은 부모 노릇을 못한 경우에도 자식이라면 자기 부모를 보살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샌델의 정의론은 상호 이익과 합의라는 자유주의 윤리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8. 샌델은 국가의 역할에 대해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 샌델은 개인이 공동체에 대한 의무가 있듯이, 공동체도 개인을 훌륭한 삶으로 인도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합니다.
앞서 저희는 롤즈에서 국가의 역할은 바퀴의 중심과 같다, 즉 바퀴의 가운데는 비어 있지만, 원의 형상을 유지시켜주는 불가결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하였습니다. 즉 국가공동체는 그 자체 어떤 실체적 목적이 없고, 다만 사회 각 부문 그리고 개인들의 고유한 다양한 삶들의 공존을 보장해 주는 역할만 한다고 하였습니다. 즉 국가의 역할은 사회의 다양한 가치들이 어떤 한계를 넘어 다른 가치들을 침범하는 것을 막아주는 경계설정에 있는 것입니다. 이를 국가의 중립성으로 표현다고 얘기하였습니다.
샌델은 국가의 중립성을 부인합니다. 국가는 적극적으로 개인들의 도덕적 삶을 위해 격려하고 권장해야 한다고 봅니다. 단지 공존의 틀을 유지하는 것으로 충분치 않고, 국가가 종교적 도덕적 토론을 선도하고 사람들의 삶의 지향성에 지침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9. 롤즈는 어떻게 이야기 하고 있나?
--> 롤즈는 그와 같은 소위 ‘교육적 국가’는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각 개인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꾸려나갈 수 있는 주체성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롤즈는 대신 국가는 기본원칙만 지켜 나가면 족한 것으로 인식됩니다. 그러한 기본원칙의 한계 속에서 사람들은 당연히 자신의 고유한 가치관에 따라 삶을 형성하고 장식해 나갈 것이고, 그러한 삶들이 모이면 훌륭한 공동체, 국가의 모습이 형성되어 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러나 샌델이 보기에 이는 지나친 낙관입니다. 국가의 중립이라는 공간 속에 시민사회의 아름다운 가치들이 자생적으로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추한 욕망들이 중립의 공간에서 번창할 수 있음을 걱정합니다. 여러 ‘좋음들’이 공존할 수 있는 원칙으로서의 ‘옮음’을 강조하였는데, 결과는 ‘좋음들’의 공존보다 ‘좋음들’이 ‘나쁨들’에 의하여 밀려나는 형국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샌델은 정의의 대원칙은 무엇보다 훌륭한 국가공동체의 형성 그리고 훌륭한 인성의 함양이라는 목적에 있다고 말합니다. 다시 바퀴의 비유를 들자면, 국가는 바퀴의 중심으로 빈 공간이 아니라 좋은 삶과 덕성이라는 근본적 목적으로 채워진 축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 그럼 이번에는 어떤 구절을 좀 읽어 볼지... 이야기 듣고 얘기 나누도록 하자.
========================================================
<성우녹음 0114-3>
자유에 기초한 이론들은 사람들의 기호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
우리가 공적 삶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취향과 욕구에 의문을 가지거나
시험해 보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이들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의 도덕적 가치,
우리가 영위하는 삶의 중요성,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삶의 질과 같은
특성은 하나같이 정의를 논하는 영역을 벗어난다.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서 강한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면,
시민들이 사회 전체를 염려하고 공동선에 헌신하는 태도를 키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좋은 삶에 대한 판단을 순전히 개인적인 판단 영역으로 남겨두지 말고,
시민의 미덕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
10. 샌델이 이야기 하는 정의로운 사회는 무엇인지?
--> 샌델 자신은 롤즈와 같이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어떤 뚜렷한 그림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다만, 대체로 롤즈의 정의의 원칙을 기본으로 하되, 롤즈 식의 정의로운 사회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각 개인은 공동체에 헌신해야 하고, 또 공동체는 각 개인들을 사회적 덕성을 배양해야 한다는 도덕원칙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샌델은 궁극적으로 정의로운 사회는 시민들의 덕성의 함양, 희생과 봉사정신의 배양, 도덕적 지향을 가진 정치참여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봅니다.
샌델은 롤즈의 정의론에서는 소위 ‘말리부 해안의 서퍼들’ 즉 한가롭게 파도타기나 즐기면서 사회적 복리를 누리는 사람들을 방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롤즈는 각자의 도덕적 수준을 중시하는 정의론 찬성하지 않습니다. 즉 모든 인간의 인간적 존엄을 존중하는 것이 정의의 기초라고 봅니다. 하지만 샌델 등 여러 학자들은 그와 같은 상태는 공동체의 연대성을 오히려 저하시킬 것이라고 봅니다. 많은 학자들의 비판을 받고 롤즈도 후에는 그 부분을 반영하여 생산적 일에 참여하지 않는 게으른 사람들은 사회적 최소수혜자의 범주에서 제외하게 됩니다. 즉 그들에게는 어떤 기본적 사회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수정한 것입니다.
샌델의 정의론은 롤즈의 평등주의적 정의 원칙을 수용하지만, 동시에 그에 더하여 개인의 사회적 책임의식, 그리고 국가공동체의 도덕적 책임을 강조하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롤즈의 정의의 두 원칙들인 자유와 평등은 그러한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덕성의 함양이라는 목적을 위해서 때로는 양보할 수도 있게 됩니다. 이는 바로 자유주의자들이 공동체주의에 대하여 우려를 갖는 부분입니다. 즉 국가권위주의에 의한 시민사회의 통제와 억압의 위험성입니다.
따라서 샌델 식으로 롤즈의 정의론을 보충하더라도 그 공동체주의의 가치는 국가가 독점하는 형식이 아니라, 시민사회와 가치를 공유하고 상호 경쟁하는 다원적 가치체계로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1. (답변 말씀 듣고 애드립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존 롤즈의 <정의론>을 현대인들이 어떻게 읽어야 할까?
정리를 해주신다면?
--> 정리
오늘도 존 롤즈의 <정의론>을 함께 읽어보았다.
지금까지 함께 얘기 나눠주신 분은..
인하대학교 법학대학 정태욱 교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