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사람들의 말
뱃사람들은 그들만의 특유한 말과 속담과 유사한 말들을 많이 쓴다. 그러나 그러한 말들을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자주 쓰고 재미있는 말들을 간추려본다.
따분할 때 한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ㅇ,뱃사람은 오뉴월이 없다.
지금이야 동력선이고 선실이 있어서 비 등을 피할 수 있으나 옛날에는 비 와 눈을 그대로 맞으며 조업이나 항해를 했기에 생겨난 말이다. 그래서 여 름에는 뱃양반, 겨울에는 뱃놈이라는 말까지 있다.
ㅇ,뱃놈 똥은 개도 안 먹는다.
풍랑과 싸우다보면 생사를 넘나든다. 이로 인하여 신경이 극도로 긴장되어 서 변비가 심한 사람처럼 변이 새까맣게 타서 나온 데서 생겨난 말이다.
ㅇ,바다 고운 것과 여자 고운 것은 및지 말라.
흔히들 바다가 호수처럼 곱다는 표현을 한다. 또는 날씨가 좋아서 바다가 거울처럼 곱다고도 한다. 그러나 언제 돌변하여 사나운 바다로 변할지 모 른다는 말이고 여자가 고우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이다.
ㅇ, 어선들은 선앙(船神)을 모시는데 모두 여자 신을 모신다. 여자는 잘 삐쳐 서 달래기는 힘들지만 남자에 비하여 샘(시샘, 욕심)이 많아 다른 배들보 다 고기를 많이 잡으려는 마음이 더 강하다고 여신을 모신다.
신을 모시는 것은 한지를 접고 그 위에 오색실을 늘어뜨려 선실의 벽에 걸어놓는다. 그날 상서롭지 못한 일이 생기려면 이 선앙이 운다. 그 소리 는 찌-익 찌-익 하고 우는데 같은 배에 타고 있어도 듣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오랜 선박생활을 한 경험자의 말에 의하면 그 소리를 구분하여 어 떠한 일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을 한다고 한다. 저자도 듣기는 하였으나 그 소리를 구분할 수는 없었다.
ㅇ,죽은 나무 거꾸로 타고 다닌다.
이 말은 선(船)재목을 죽은 나무라고 한 것이다.
배를 만들 때는 나무의 아랫부분(나무의 뿌리 쪽)을 선수로 가게 하기 때 문에 거꾸로 타고 다닌다고 표현한 것이다. 어쩌다 배에서 의견 충돌이라 도 생기면 누군가가 옆에서 이 사람들 죽은 나무 거꾸로 타고 다니면서 싸우긴 왜 싸우느냐고 하면 모두 피식 웃고 만다.
ㅇ,도깨비 배 이야기.
제 나이 15~6세 때로 기억된다. 모두가 잘 알겠지만 완도의 명사십리 해 수욕장 앞 바다에서 갈치가 많이 잡혔다.
그날도 작은 아버지와 갈치를 낚으러 갔었는데 그날따라 갈치를 많이 잡 아서 자정이 될 무렵 귀항하는데 그 섬의 강독 끝 지점에 왔을 때 커다 란 돛을 단 배가 역수와 역풍인데도 빠른 속도로 가는 것을 보면서 지났 다. 무사히 집엘 다 왔는데 그때에서야 그 배가 도깨비 배라고 하였다. 내가 무서워 할 것을 걱정 하시고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바다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가끔 이러한 경험을 한다고 하는데 그러한 일 이 있는 다음 날은 날씨가 좋지 않는 일이 많다고 한다.
ㅇ,무사항해를 빌던 곳
어느 곳이든 어촌은 모두 그러하겠지만 이곳 완도에는 개머리(구두곶, 拘 頭串) 끝 이라는 곳이 있다. 지금은 큰 바다가 아니지만 모든 배들이 노나 돛에 의존하던 시대에는 그곳을 지나면 큰 바다로 나가는 길목이어서 이 곳을 지날 때는 기도를 하면서 밥을 물에 넣고 가는데 만약 밥이 없으면 생쌀이라도 뿌리고 무사귀항과 고기를 많이 잡게 해달라고 빌고 가는 곳 이다.
ㅇ,새벽에 동쪽 하늘에서 유난이 큰 별이 떠오르는데 뱃사람들은 이별을 샛 별이라고 하는데 보통 때와는 다르게 몹시 깜박거리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이러한 날에는 7~80%는 바람이 분다. 이것은 오랜 경험에 의하여 얻어진 것이다.
ㅇ,석양에 해의 왼쪽에 마치 무지개와 같은 것이 나타나는 때가 있다 이러한 현상을 뱃사람들은 해가 쓸개를 달았다고 하는데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 면 십중팔구는 삼일 이내에 바람이 분다.
ㅇ,머슴하고 닻은 밥을 많이 줄수록 좋다.
머슴에게는 밥을 많이 주어 힘을 내게 하여 일을 많이 시키려고 하는 말 이고 닻의 밥을 많이 주라고 하는 것은 닻줄을 길게 주어 바람이 심하여 도 닻이 끌려가지 않게 한다는 뜻의 말이다.
ㅇ,놀아도 갯가(바닷가)에서 노라라
예나 지금이나 바닷가에는 먹을거리가 풍부하여 배고픈 시절에 생겨난 말이다.
ㅇ,구월 중구 조금에 사둔(사돈)네 빚 갚는다.
구월중구이면 음력 9월 9일을 말한 것이다.
이때는 조금으로 어장에 좋은 물때이다. 그래서 고기가 많이 잡히는 시기 를 말한 것이고 어려운 것이 사돈이란 말도 있는데 사돈에게 빚을 졌으 니 얼마나 조심스럽고 미안 했겠는가 그래서 고기를 많이 잡아 사돈네 빚을 먼저 갚으려는 마음에서 사돈 빚 갚는다고 하였을 것이다.
ㅇ,고기 못 잡는 선장 배나무란다.
이 말은 서투른 무당 장구 나무란다는 말과 같은 뜻으로 쓴다.
자기의 잘못이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고 엉뚱한 핑계로 순간을 묘면 하 려는 것을 비유한말이다.
ㅇ,고사모실 생각하지 말고 그물코 단속하라.
아무리 공을 들여도 정작 그물코가 찢기어 있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곳으로 다 빠져 나갈 텐데 라는 말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말 이다.
ㅇ,멀리 있는 섬이 실제보다 가까이 보이거든 어장 거두라는 말이 있다.
이럴 때는 필시 날씨가 나빠진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ㅇ,높바람 네 같다.
바람 중에서 가장 찬바람이 높바람(북동풍)이다
그래서 쌀쌀맞고 찬 여자를 높바람 네 같다고 한다.
ㅇ,심한파도 속에서 밥 먹는 요령
파도가 심할 때는 배가 몹시 흔들린다 그럴 때에는 밥그릇을 놓고 먹을 수가 없기 때문에 밥그릇은 손에 들고 국그릇은 두발로 감싸고 먹는다.
ㅇ,요즘은 쥐들이 없어 흔치 않는 일이지만 옛날에는 배가 정박해 있을 때 배의 버리줄(배를 메어놓은 줄)을 타고 배로 올라갔다가 태풍이 불어온다 든지 좋이 않는 일이 있으려면 줄을 타고 다시 육지로 나온다.
ㅇ,봄에 부는 늦바람(서풍)은 가뭄바람이고 가을에 부는 늦바람은 날 궂을 바람이다
ㅇ,쉬흔 닷세 하루아침 부는 바람
이 바람은 매년 5월경부터 6월에 걸쳐 서풍이거나 남서풍으로 황사가 많 이 발생할 때이기도 하는데 쉬흔닷세를 불고도 서운하여 하루아침을 더 불었다하여 생겨난 말인데 뱃 사람들은 이때를 싫어한다.
이때가 장마 기간이기도 한다.
첫댓글 바다 고운것 여자 고운것...정말 믿지 말라, 조심하라.
좋은 자료 계속 올려 주세요. 고맙습니다.
고맙기는요 그냥 재미로 하고 할일이 있다는 것으로 만족해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