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재산권 침해 사례

[네스타]

지적재산권이라 하면 유형의 자산에 대한 권리가 아니라 무형의 자산에 대한 권리를 일컫는 말이다. 저작권, 상표권, 의장권, 실용신안권, 특허권 등이 주요하게 언급되는 지재권 권리들인데 중국에서는 한국기업들에게 저작권이 문제가 된 적은 크게 없는 듯 하고 상표권, 의장권, 특허권이 주로 문제가 되었다. 아래에서는 한국 기업들에게 일어났던 지적재산권 침해 사례를 간단히 적시해 보도록 한다.

1. A 기업의 경우

A 기업은 2002년 중국에 진출하였다. 약 1,000만불을 투자하여 공장을 짓고 본격적으로 내수시장 개척과 함께 제 3 국으로의 수출을 해서 제 2 의 성공을 중국에서 얻어 보려 하였다.

그런데, 진입초기부터 문제가 생겼다. 자신이 상호를 이미 먼저 중국에 진출한 다른 기업이 –대만기업이—등록을 해 버린 것이다. 누가 상호를 등록했는지를 알아 내어 혹시라도 영업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아니하면 상호를 적당한 가격에 넘겨 줄 수 없는지를 알아 보았는데 너무도 터무니 없는 가격을 상대방이 요구하여 결국 한국에서 쓰던 상호를 쓰지 못하고 중국에서는 전혀 다른 상호를 쓰게 된 것이다. 상호를 전혀 다른 것으로 쓰게 되니 미국 등에 있는 바이어들에게 일일이 그 이유를 설명해야 되는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중국 법률상 “상호” 등록은 세계적으로 주지의 상호를 등록한다든지 아니면 거래가 있었던 상대방의 상호를 악의적으로 등록한 경우에만 보호를 해 주지 아니하고 나머지는 다 받아 주고 있다. 거래가 있었던 상대방이라면 모를까 거래가 없었던 제 3 자가 한국기업의 상호를 등록하여 자신의 상호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는 보호받는 것이 불가능하다.

2. B 기업의 경우

B 기업은 중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 중국에 현지 대리상을 두고 그에게 물건을 수출하였다. 물론 정식으로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계약서를 작성한 것은 아니었다. 서로 믿고 그냥 일을 하기로 했던 것이다. 수출은 잘 되었고 대리상도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인해 백화점에 매장을 몇 개씩 늘려 나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대리상이 수출 물건의 “상표”를 자신의 명의로 상표 등록을 해 버린 것이다. 그러고 나서는 자신이 그 상표와 유사한 형태로 새로운 상표도 만들어 신상품을 LAUNCHING까지 시킨 것이다.

화가 난 B 기업은 물건을 수출하는 것을 중단하였고 길고도 지루한 소송을 통해 대리상이 등록한 상표를 결국에는 회수하였다. 다만, 그 동안 수출을 못하였으니 그 만큼의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중국에서는 상표의 경우도 상호와 마찬가지로 세계 주지의 상표이거나 거래 상대방의 상표를 악의적으로 등록한 경우에는 보호를 해 주지 않는다. 이 경우는 거래 상대방의 상표를 악의적으로 등록한 경우에 해당하는데, “악의적”이라는 것을 입증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비하였음은 물론이다.

3. C 기업의 경우

C 기업의 경우 한국에서는 동업종 선두를 달리는 기업이다. 중국에 물건을 내다 팔던지 아니면 직접 현지 투자를 하여 공장을 세우려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런데 이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디자인”을 어떤 중국 기업이 그대로 베껴서 C 기업이 중국에 진출하기도 전에 시장에 상당량을 유포를 한 것이다.

중국기업이 유포한 가격은 C 기업이 정상적으로 판매하는 가격의 1/3도 되지 않는 가격이었다. 디자인 개발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으니 위와 같은 가격에 시장에 물건을 내 놓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C 기업은 이를 저지해 보려 다각도로 알아 보았지만 결국 중국 진출을 포기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말았다.

중국에서 “디자인”을 보호를 받으려면 반드시 “등록”을 해야만 한다. 세계 주지의 디자인이 아닌한 –예를 들어 샤넬, 구찌, 프라다, 페라가모 등은 다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을 중국에서도 등록을 해 놓았다.—등록하지 아니하면 보호를 받지 못한다.

디자인 보호는 사실 중국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4. D 기업의 경우

D 기업은 오랜 기술의 축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이를 어느 나라에 출원할까를 고민하였다. 어차피 한국에서는 앞으로 사업성이 떨어지고 미국이나 유럽 쪽에서 사업을 할 예정도 아니고 하니 본격적인 사업을 할 중국에서 특허를 먼저 출원하고 나서 특허가 나오고 나면 한국이나 일본, 미국, 유럽 등은 천천히 특허를 출원하기로 하였다.

소개를 받아 모 특허전문 중국 변호사 사무소를 찾아 특허출원과 관련된 일체의 업무를 위임하게 되었는데,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특허가 나오질 않는 것이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나머지 변호사 사무소를 찾아 갔는데 원래 특허는 신청하고 나면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니까 기다리라는 말만 하였다. 그런데 1년이 훨씬 지나도 특허가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한 나머지 다른 변호사 사무소를 통해 알아 보니 D 기업의 명의가 아닌 중국 기업 명의로 특허가 얼마 전에 이미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사정을 자세히 알아 보니, 일을 맡게 된 담당 중국 변호사가 , 이 특허가 돈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를 자신이 알고 있는 동종업계 중국 기업에 돈을 받고는 팔아 버린 후 중국 기업이 자료를 받아서 특허출원을 하게 된 것이다.

중국에서 법적인 일을 위탁하게 될 경우에는 반드시 이름 있는 기관에 신뢰할 수 있는 사람(변호사, 회계사, 변리사 등등)을 소개 받아 일을 맡겨야 한다. 이름만 사무소 소속으로 해 놓고 개인 장사를 하는 변호사, 회계사, 변리사 들이 너무 많으니 이를 주의 하여야 한다.

5. E 기업의 경우

E 기업은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자랑하는 한국 기업이다. IMF 때 구조조정을 하느라 많은 사람들을 정리했고 그 이후로도 상시 구조조정 체제 하에서 많은 사람들을 정리하였는데, 동종업계 중국 기업에서 위 사람들을 고용하여 기술력을 따라 오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 구조조정을 당한 사람들은 그런 일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 구조조정되어 나오는 사람들은 하나 둘씩 회사에서 현재 개발중인 신기술에 대한 정보를 직, 간접적으로 취득하여 나와서는 자신의 예전 동료들이 근무하고 있는 중국 기업으로 입사를 하게 된 것이다. (사람의 머리속에 있는 것을 다 잊어버리고 퇴사하게끔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서 기술유출을 근본적으로 막기는 참으로 어렵다.)

위와 같은 일이 몇 년 지속되면서 중국 기업은 아주 근소한 차이로 기술력에서 E 기업을 따라 가게 된 것이다.

IMF로 직장을 잃은 고급 기술자들은 갈 데가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동종 업계의 대기업에서 뽑아 줄 리도 만무하고 중소기업에는 적응이 안되어서 취직을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을 노리는 중국 기업들이 굉장히 많다. 기업차원에서도 정부차원에서도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통신원 : 법무법인 대륙 상하이대표처 수석 변호사/최원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