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성 칼럼](18) 제주올레길 5코스(남원포구~쇠소깍) 걷기
남원포구~큰엉 산책로~위미 동백나무 군락지~넙빌레물~쇠소깍 다리(13.4km)
제주올레길 5코스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로 꼽히는 큰엉 산책로를 지나 위미 동백나무 군락지, 세천포구, 넙빌레물, 망장포를 거쳐 쇠소깍 다리에 이르게 되는 13.4km로 소요시간은 4~5시간, 난이도는 중이다.
안내소에서 출발해 포구를 지나자 한치오징어를 말리고 있는 풍경도 볼 수 있고, 가축들이 와서 물을 먹어 목을 축였다는 설왓개라는 표지석도 보면서 걸어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큰엉 입구에 도착했다.
‘큰엉’이란 제주도 사투리로 ‘큰 언덕’이라는 뜻인데 커다란 바위 덩어리들이 바다를 집어삼킬 듯이 입을 벌리고 있는 언덕이라 해 붙여진 이름이다.
해안침식으로 침식된 기묘한 암석의 풍경이 절경을 이루는 곳으로 해안을 따라서 1.5km에 이르는 해안 숲길을 잘 정비해 놓은 이곳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예쁜 해안 산책로 꼽혀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라 하니 제주 사람으로 뿌듯한 마음이 든다.
이곳 큰엉에서 꼭 보고 가야 할 4가지로는 호두암과 유두암, 쇠 떨어지는 고망(우렁굴), 인디언 추장얼굴, 한반도 지도라고 한다.
이중 나뭇가지로 만든 한반도 지도는 가장 잘 알려진 유명한 포토존으로 줄 서는 사람이 많고 반대편에서 사람이 오기도 해서 순서를 기다리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없도록 잘 맞춰서 찍어야 한다.
제주의 올레길을 걷다 보면 갈림길도 있고 헷갈리는 길도 많지만, 틈틈이 파란 화살표와파란색과 주황색으로 된 리본이 있어 길을 잘 찾을 수 있다.
5코스의 장점은 바다를 따라 마을 길을 걷는 것인데 계속 바다를 보며 길을 걷고 있지만
다른 분위기의 바다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바다와 멀리 한라산의 모습도 보고, 감귤농장을 지나 중간 스템프 찍는 데가 있는 위미 동백나무군락지까지 왔다.
제주도의 상징이기도 한 동백꽃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11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피는데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12월~1월이어서 때가 맞는다면 새빨갛게 피어난 동백꽃 위에 소복하게 흰 눈이 쌓인 절경도 맛볼 수 있다. 동백꽃이 피는 겨울에 꼭 와봐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위미항과 '마음빛 그리며'라는 사진말 전문갤러리라는 곳을 지나면 넙빌레라는 곳이 나온다.
주민들이 여름철 피서를 즐기던 곳으로 넙빌레 물은 넓은 빌레에서 흘러나오는 용천수를 뜻한다. 빌레는 제주도에서 용암이 흐르면서 비교적 평평히 쌓인 지형을 이른다. 차디찬 용천수가 풍부히 솟아나 여름철 시원하게 담수욕을 즐기면서 쉬어 갈 수도 있는 공동체 공간이다.
걷다 보니 점심시간이 되었는지 어느 식당에 앞에 차량이 가득해 봤더니 자리물회로 유명한 000식당을 지나고 있었다.
지형이 여우를 닮았다고 해서 호촌봉수라는 예촌망을 지나 효돈천(쇠소깍) 다리를 건너니 5코스 종착점이 보인다.
스탬프 찍자 옆지기가 하는 말 “밥 먹으러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