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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붐비는 미술학원들
지난 1일 오후 5시30분 입시 미술학원 30여개가 밀집한 홍익대학교 앞 와우산길. 학교 수업이 끝난 고교생들이 가방을 메고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들은 어깨에 화통을 걸거나 학원 로고를 새긴 작업용 앞치마를 입고 미술학원 현관으로 들어갔다.
"바뀐 거요? 아무것도 없어요. (올해 입시에서) '무실기'는 기껏 100명밖에 안 되는 걸요."
A미술학원 앞에서 만난 고3 김경태(18)군은 홍익대 미대의 '무실기 전형' 때문에 달라진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군이 다니는 A미술학원은 20~30명씩 반을 짜서 그림 지도를 받는데, 김군과 같은 반에 속한 22명 중 3월 이후 학원을 그만둔 학생은 1명밖에 없다고 했다.
A학원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B디자인미술학원을 다니는 고2 이모(17·서울 마포구)양도 "미술학원 끊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1주일에 1시간밖에 안 되는 학교 미술시간만으로는 그림을 제대로 배울 길이 없다는 것이다. 이양은 "학교에서는 미술시간이 일주일에 1시간밖에 안 되고 그나마도 형식적"이라며 "대학 입시를 떠나 학원을 다녀야 그림을 제대로 배울 수 있다"고 했다.
홍대 앞에서 '잘나간다'고 평가받는 학원 5곳을 일일이 방문 취재한 결과 지난 50여일 동안 큰 변화는 없었다. 학원마다 빈 강의실이 적지 않았지만 1학기는 비수기이고 여름방학과 수능 이후에 학생들이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학생 숫자 등에서 예년과 달라진 점은 거의 없었다. C미술학원 원장은 "서울대만 수능 없이 선발한다고 국·영·수 수능학원이 망하겠느냐"는 비유로 답을 대신했다. 올해 입시에서 홍익대가 자율 전공 100명(수시 30명, 정시 70명)을 '무실기'로 뽑겠다고 발표했지만 홍대 미대의 나머지 정원 680명과 다른 대학 미술대학은 여전히 실기를 보고 있기 때문에 입시 미술학원의 수요는 유지된다는 말이다.
수험생들은 모집 단위가 '나군'인 홍대 미대에 지원하더라도 '가군' '다군' '라군' 등 다른 미술대학에서 모두 실기고사를 봐야 한다. 실기고사를 따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홍익대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미대를 모두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셈이다.
재수생 김종현(19)군은 "홍대를 목표로 하더라도 다른 학교가 실기를 보는 상황에서는 정원 70명의 '무실기'에 올인할 수는 없다"며 "수능에서 '대박'이 나지 않는 한 자율 전공에 지원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학원 아닌 홍대 미대가 도태될 것"
학원 관계자들은 나아가 "홍익대가 미술학원들을 너무 우습게 보고 있다"고 했다. 30년 이상 예비 미대생의 기본기 교육을 담당해오면서 쌓인 경험과 역할을 공교육이 대체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홍대 앞에서 10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미술학원 원장 D씨는 "우리는 수십명의 강사가 연구와 강의를 철저히 분담해서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가르친다"며 "연필선 긋기부터 구성, 색 배합까지 일일이 가르치는 것은 고등학교가 아니라 미대에서도 따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홍대 앞 미술학원가에서 홍익대 합격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학원 중 한 곳으로 알려진 미술학원 원장 E씨는 "이번 입시안으로 타격을 받을 곳은 홍대 앞 소규모 학원들일 뿐 대부분은 끄떡없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E씨는 "실력 있는 학원들은 홍대 앞이 아니어도 대치동 등 다른 곳으로 확장하면 되고 이미 분점을 전국에 두고 있다"며 "오히려 실기 실력을 자랑으로 삼던 홍익대 미대가 '무실기 전형' 이후 도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익대는 '무실기 전형' 정착에 자신 있다는 반응이다. 홍익대 서종욱 입학관리본부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커리큘럼을 바꾸는 등 준비를 착실히 해왔다"며 "학생부와 면접만으로도 학생들의 적성과 잠재력을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실기 전형' 도입 후 홍익대의 실기 실력이 도태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서 본부장은 "이때까지 홍익대 미대가 명문이었던 것은 좋은 학생 때문이 아니라 양질의 교육 때문"이라며 "학원들이 홍대 미대가 좋다고 광고해 왔으면서도 '무실기 전형'이 도입되자 모순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들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구체적인 지침이 없어 불안하기만 하다는 반응이다. 홍대 미대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는 고등학교 2학년 박모(17)양은 "미술학원은 불안해서 못 끊고 '무실기 전형'으로 수능·내신 커트라인이 올라갈 것 같아 국·영·수 공부 부담만 더 늘었다"고 말했다. 미대를 지망하는 고교생 아들을 둔 학부모 서정윤(44)씨는 "단순히 '무실기'라고만 하지 말고 구체적인 방향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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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서 본부장은 "이때까지 홍익대 미대가 명문이었던 것은 좋은 학생 때문이 아니라 양질의 교육 때문" - 정말 어이가 없군 ㅎ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양질의 교육 좋아하네ㅋㅋㅋㅋㅋ 지원하나도 안해줌 교수님도 인정하심 홍대미대가 좋은 이유는 뛰어난 학생들이 경쟁해서임
아쒸 이러다 홍대 망한다고 - -
양질의 교육이라~~~쩜 쩜 쩜, 교육의 질이 아니라 쪽수로 밀어붙여서 졸업생들의 수가 많아서 유명해진거 아닌가?
양질의교육으로 나~원~참
아 이민가고싶음....
........이런 마음 가지면 안되는데 갑자기 홍대교수들이 왜이렇게 찌질해보이지...
다 우리가 잘해서 잘한거지 니들이 잘한거니?! 이건가 훔..좀..무...
양질의교육...ㅋㅋㅋㅋ...웃음도 안나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