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3년 1월 11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에트나 화산이 폭발해서 6만여 명이 사망했다. 그보다 아득한 기원후 79년 8월4일에는 나폴리 동쪽 12킬로미터 위치의 배수비오 화산이 폭발해 로마 상류층 휴양 도시 폼페이를 아주 말살시켜버렸다. 그 이후 “한 도시를 가장 완벽하게 보존하는 방법은 화산재로 뒤덮는 것”이라는 역설적 표현이 설득력을 얻었다.
우리나라는 화산 폭발과 무관한 지역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우리나라도 9천∼6천만 년 전까지는 계속 화산이 폭발했다. 현재 한반도의 산, 강, 들판은 ‘천지창조’ 때 형성된 것이 아니라 모든 분화가 끝난 뒤 만들어졌다.
한반도의 대표적 화산암 지역은 전북 정읍 내장산, 고창 선운산, 경북 의성 금성산이다. 그 중 금성산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화산이다. 지금도 금성산에 오르면 화산 폭발 흔적인 흑요석黑曜石, 일명 오석烏石들이 지천으로 굴러다닌다. 의성읍 치산리의 칠흑같이 검은 베틀바위도 의성 일대가 사화산 지역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자연 유적이다.
휴화산이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는 ‘겁’을 먹게 만드는 백두산도 있다. 발해가 백두산 폭발 때문에 멸망했다는 설이 있을 만큼 천지의 물이 하늘 끝까지 솟구치면 한반도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2019년에 개봉된 영화 〈백두산〉은 최대 규모의 백두산 폭발로 한반도가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되고, 재폭발 임박 우려에 백두산 연구자 마동석, 남한 특전사 하정우, 북한 인민무력부 이병헌 등이 서로 얽혀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을 담았다.
시인들이 백두산을 노래하지 않을 리 없다. 배창환 시집 《백두산 놀러가자》, 북한 조기천의 장편 서사시 〈백두산〉 등이 언뜻 떠오른다. 〈의열단 선언〉을 집필해 무장독립운동노선의 강력한 방향을 제창했던 신채호 선생도 백두산 가는 길에 시를 써서 남겼다.
1885년 이중하는 토문감계사土門勘界使로서 정계비定界碑 확인차 백두산 정상에 올랐다. 그는 산 입구 출발 후 나흘 밤낮을 걸어 “대청大淸”, “천자의 명을 받아 변경 경계를 조사하기 위해 이곳에 도착했다” 등이 새겨져 있는 비석 앞에 당도했다.
감회에 젖은 이중하는 그 자리에 선 채 “(전략) 바람 눈 흩날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다가 / 문득 탁 트이면서 하늘이 맑아지니 / 뚜렷한 붉은 해가 산 위에 걸렸구나!”라고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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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시를 읽으면 내마음이 보인다.넘 와닿고 찌릿합니다.아침마다 주시는ㅈ한편의 시가 삶을 행복하게 해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