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란이의 지구나들이35]혼자묻고답하기 2001년 06월 03일 후배들이 이런 걸 하더군요. 일명 <백문백답 자문자답> 수리탐구영역 Ⅱ 같은 시험도 치뤄내는데 그깟 단답형 질문 백 개 어렵겠냐 했는데 .. 내 자신에 대한 것이어서 그런지.. 쉽게 쉽게 대답이 나오질 않더군요. 질문과 답변이 이뤄지는 과정을 함께 구경할 가족 여러분의 시선을 얌전히 느끼면서.. 그리고 영감을 준 수령이에게 감사하며.. 기나긴 질문들... 시작합니다.
1.이름 어여쁠 ‘아’ 난초 ‘란’ 아란
2.지금 있는 곳 아시아 대륙 동쪽 끝 대한민국, 서울, 논현동, 모니터 앞 칠십 센치
3.키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몇 년 후나.. 나는 165다
4.몸무게 적당히 나간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상체의 무게를 버텨내지 못하는지 무릎이 통증을 호소한다. 48시간 약효지속 노란색 트라스트를 붙이는 것보다 얼른 애인을 만들어서 호르몬 분비만 충분히 이뤄지만 낫겠다고 우리 팀 허COPY님이 그랬다. 어디 뭘 하며 숨어 지내는지 모르겠지만, 내 애인이라는 그 사람 나타나기만 해봐라. 내가 무릎 아팠던 것만큼 더 사랑해야 한다고 단단히 일러줘야지.
5.혈액형 O형. 어허.. 그럴 줄 알았다는 시선은 거두시게. 혈액형 따위로 그 사람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진다는 게 얼마나 결정론적이고 패배적인가 말이다.
6.별자리 황소자리
7.가족사항 아빠 엄마 여동생 나 세 쌍의 삼촌 숙모, 한 쌍의 고모 고모부, 세 쌍의 외삼촌 외숙모 그리고 그들의 F2들, 외할머니, 또 [나들이] 가족들.
8.별명 재학시절 당시 복길이, 양파, 목소리 김희선 등 나름대로 연예계에 상주했으나 현재 씩씩이, 튼튼이 각형 등..(으아아~~)
9.직업 직장이라 바꿔 불러주면 재빨리 대답할 수는 있다. 종합광고대행사 A.E.
10.취미 피아노도 쳤었고, 붓글씨도 배웠다. 단소로 불어보고, 재즈댄스로 배웠지만 역시 취미는 좋아하는 거 보고 듣고 읽고 쓰는 것이다.
11.특기 길 방위 모르기 돈 계산 서툴기.. 특별한 기술.. 아주 오래되었다. 그리고 무지하게 불편하다.
12.전공 역사학, 사회학. 나는 내가 인문사회과학을 최소한 접할 수 있었다는 데 감사하며 자랑스럽다.
13.좋아하는 음식 밥에 든 콩이나 알맞게 썰어진 파도 좋아한다.
14.안 먹는 음식 김치, 복숭아, 순대 그리고 이름이나 모양이 무서운 음식 몇 개
15.술버릇 거의 없다. 있다 해도 남들이 보진 못했을 거다. ^^ 개중에 꼽자면, 몇 차례 영어로 지껄인 경험이 가히 괄목할만하고, 최근엔 사무실에 올라와 심하게 생글거렸다 한다.
16.잠버릇 어릴 땐 배는 베개와 안고 자는 베개가 따로 있었다 한다. 좀더 자라선 방안을 누볐고, 침대생활 이후로는.. 잠자는 숲 속의 공주다. (우씨~ 누가 알거야!)
17.울고 웃기 많이 웃고, 많이 운다. 크면서 차차 덜 웃고 덜 울려고 하는데, 거의 노력없이도 이뤄지는 듯 하다.
18.존경하는 사람 선하고 유쾌하며, 똘똘하고 여유로운 프로 (AND 조합이다)
19.하루 일과 아침에 회사 감. 밤에 집에 옴. 아참! 어제부터 퇴근 전에 일일업무일지 씀. (끙~)
20.꿈 장난감가게 주인, 지휘자, 연극 배우, 머리카락 만지는 버릇 없는 사람 등등 총체적으로는 글 자알~ 쓰는 사람. 메일이든 반성문이든, 보고서든 기획서든…
21.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 99년 여름 아란이의 유럽나들이
22.나의 단점 성급!
23.나의 장점 넘쳐서 성급에 미치기 전까지 스피디 감각
24.이상형 선하고, 영리하고, 여유롭고, 세련되고, 다정하고, 당당한 그리고 손이 썩 맘에 드는 사람 ([나들이]67호 <독자의 한마디> 중 “[아란]손을 보십니까” 참조, 역시.. AND 조합이다.. 이구이구..)
25.현재 헤어스타일 직업 고딩을 연상시키는 뒤집기에 능란한 단발머리
26.현재 불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내가 잘 하지 못하는 것
27.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 질문들을 좀더 생각해 내는 것 마무리 하고 친구 만나 쏘주 한 잔
28.좋아하는 영화 <화니와 알렉산더> 거의 모든 영화에 별 네 개 기꺼이 준다.
29.좋아하는 음악 뮤지컬 음악, 째즈
30.좋아하는 그림 <브르타뉴의 시골여인> 조예나 안목은 없다. 지난 번 오르세 미술관 한국 방문 때 그 앞에 멍하니 섰던 기억만 난다.
31.좋아하는 색 분홍색 색 자체를 좋아한다는 거지 분홍색 원피스에 분홍색 구두에 분홍색 매니큐어를 바른 모습은 아니다.
32.좋아하는 날씨 눈. 다음은 바람의 날씨.
33.이성을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것 손
34.여름 계획 도쿄나 런던, 뉴욕에 있는 친구를 보러 가고 싶다..
35.첫사랑 우뢰매?
36.인연을 믿는가 믿으면.. 생길 수도 있다고.. 믿는다.
37.외국여행 일본, 유럽, 태국. 항알러지 알약 먹으면 홍콩도 간다.
38.수집 초등시절 제출용 우표와 세계 동전 지금은.. 귀한 동족의 사람들..
39.친구 vs 연인 친구들 결제 안 나면 연인 지위 취득할 수 없다.
40.즐겨듣는 노래 오늘은 마일즈 데이비스의 <COOL ZAZZ> .. 월말이었다.. 크어어.. 직딩에게 그 번잡스런 월말이란... (참고로 이 글은 5월 31일 쓰여졌다)
41.싫어하는 남자/여자 남자고 여자고 간에 이기적이고 센스없는 것들은..
42.보물 1호 집, 내 공간
43. 결혼은 언제 나타나기만 해봐라...
44.나이차 + 5, 7, 9 11의 꿈은 접었습니다, 아부지.
45.가족계획 여자아이 하나 그리고 육체적/사회적 여건 닿는 한..
46.가보고 싶은 나라 마추픽추 브르타뉴
47.징크스 봄이면 편도선염. 누굴 곧 만나겠구나 하면 딱 맞아떨어지는 예감.
48. 전화 기계에다 대고 지껄이는 게 처음엔 무용하다 여겼다. 나이가 들수록 오래 들고 있을 줄도 알고, 제법 걸 줄도 안다.
49.한가할 때 하는 일 읽고.. 쓰기. 고로.. 한가하지 않다.
50.화날 때 하는 일 손톱 다듬기 그러나 갈수록 비용이 발생하는 걸로 바뀌는 거 같다.
51.화날 때가 언젠데 믿었던 사람이 허술한 모습 보일 때. 지인이든 나 자신이든, 나의 조직이든.
52.하루 중 행복할 때 알람 시계보다 먼저 일어났을 때
53.만나고 싶은 사람 행방불명 친구들, 이상, 외증조할머니
54.다시 태어나면 바람 잘 이는 나무
55.이성으로 윤회한다면 군대 가야지. 현역 가야지.
56.노래솜씨 & 춤솜씨 뭐든 연습한 만큼, 즐기는 만큼 늘겠지. 아차! 지리 감각, 회계 감각 익히기만 빼고.
57.오늘 할 일 지금 하는 거 마치기. 자꾸 기분이 진지하고 원천적으로 빠지는 통에 진도가 안 나가.. TT
58.내일 할 일 아침에 회사 오기, 밤에 집에 가기. 퇴근 전에 일일업무일지 쓰기.
59.친구 수령 진아. 준하 다 쓰다가는 밤이 샐 듯.
60.좋아하는 계절 여름, 겨울 이왕 버티는 거 찐하게 치열하게.
61.좋아하는 요일 금요일.
62.좋아하는 운동 혼자 하는 거 + 운동 핑계 삼아 어딘가 떠날 수 있는 거
63.좋아하는 장소 고향 집을 연상시키는 고층 엘리베이터 자동차 운전석 옆 자리
64.항상 가지고 다니는 것 지갑, 핸드폰, 정신머리
65.잘 만드는 음식 드레싱 듬뿍 샐러드
66.희망이란 사람들이 자꾸 가기에 생겨나는 길. 주술적이고 반복적인 소망.
67.연인이란 기초 화장품. 내 피부에 맞는 누군갈 만나 표시날 듯 안날 듯 규칙적으로 함께 하는 것. 바쁘다고 건너뛰면 얼마 후에는 탈이 나는 것. 유행을 타지 않아 꾸준하지만 한 번 뾰루지가 날라치면 겉잡을 수 없는 것. 그래서 당장 중단하고 바꾸어야 하는 것.
68.좋아하는 향수 다비도프 쿨우먼, 딸기우유
69.좋아하는 TV 프로그램 출발 비디오 여행?
70.싫어하는 프로그램 MBC 아침뉴스. 아침마다 알람시간 맞춰 켜져서 사람을 귀찮게 한다.
71.닮고 싶은 사람 어른 진짜 어른.
72.종교 뭉근하게 반겨주는 암자는 좋지만 신앙은 없다.
73.1억원이 생기면 여행 가야지. 세금 내고.
74.무인도에 남는다면 아침에 고기 낚고 열매 따고 불 피우고 저녁에 잔다. 악착같이 살아서 구조될 때까지 일일업무일지 쓴다.
75.좋아하는 소설 <이방인> <새의 선물>
76.좋아하는 시 <여행자>, 친구들의 자작시
77.외국어 그럭저럭 영어, 일본어는 겉핥기. 잘 하고 싶어..
78.다루고 싶은 악기 현악기라면..
79.배우고 싶은 것 도로연수. 현실에 너그러워지기.
80.말/글이 귀찮을 때 4세 여아 토막살인사건 따위가 보도될 때 맥주 한 잔에 어이없이 우울해질 때
81.연인과 가장 해보고 싶은 것 손잡고 걷기 함께 할 수 있는 걸 마구 생각해 내기
82.졸음 퇴치법 다 때려치우고 뭐할까 등의 상상을 한다.
83.기억나는 선생님 고등학교 음악선생님 김의호선생님 인문계 고교에서 음악수업이 가지는 그 비중이란.. 하지만 당시 일주일 한 번 음악 수업이 나에겐 광합성 시간이었다.
84.좋아하는 동물 기린. 가까이에서 본 적은 없다.
85.싫어하는 동물 두 쌍 이상의 다리로 기어다니는 모든 곤충
86.좋아하는 꽃 프리지아
87.스스로가 혐오스러울 때 무용하다고 느낄 때.. 요즘 좀.. 그렇다.
88.짜증날 때 억지로 말할 때
89.한심할 때 미련할 때, 게으를 때
90.누군가 때려주고 싶을 때 공중도덕 안 지킬 때, 고집 피울 때
91.좋아하는 과일 수박
92.자살 숨 멈추기 정도는 해본 적 있다. 철 들고는 자살만큼 쉽고 간편하고 아무 대책없고 나약한 타결책은 없는 것 같아 흥미를 잃었다. 그 따위 쉬운 길을 택하기엔 자존심 상한다.
93.나이 들었다고 느낄 때 사촌 동생들이 각각 몇 학년인지 모를 때
94.토악질 날 때 실내에서 너무 큰 소리 날 때
95.앨러지 현재까지 발견될 건 오이비누와 복숭아 껍질
96.지금 이 직업을 갖지 않았다면 공부하고 있겠지
97.아무 생각 없을 때 렌즈 빼고 샤워하고 창문 밖으로 고개 내밀어 바람 맞을 때
98.버릇 무의식 중에 한 올 한 올 머리카락 만지기, 뭔가 그리울 때 목걸이 만지기
99.신체 중 가장 맘에 안 드는 곳 발
100. 자문자답을 마치며..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싶은 백 개의 질문을 만드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이제 백 한 번 째 질문을 생각해보아야 겠다.
자! 이제 여러분 차롑니다.
아란이의 유럽나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