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로를 떠난 후에도 이름 남는 기수가 되련다”
◈ 20기 최범현 기수 ◈
Q. 지난 주‘천마총’의 2착 입상 축하한다. 굉장히 강편성이었는데 인기7위인 ‘천마총’이 입상하리라 생각했었나?
A. 기대는 못했지만 마음 편히 탈려고 했던 것이 좋게 작용한 것 같다. ‘천마총’은 last time이 좋은 선입형 마필인데, 이번에는 뒤쪽에서 몸싸움 없이 편하게 따라왔다. 말 컨디션이 좋아 의외로 잘 뛰어주었고 운도 따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
Q. 통산 9승이다. 그 중 이번달(11월)에만 4승(2착 1회)을 올리며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가장 큰 이유는 마음가짐의 변화인 것 같다. 처음에는 말을 타는 것 자체만으로 버거웠는데, 요즘에는 생각하면서 기승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었다. 경주를 분석하고 생각하면서 말을 타게 되니 성적이 좋아졌고 그러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자연스레 기승기회가 늘어나면 더욱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Q. 기승기를 자주 하는 것으로 안다. 특별히 기승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면?
A. 매일 아침 조교가 끝나면 기승기를 하는 편이다. 기승기회가 늘어나면서 주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데, 그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더욱 노력하게 된다. 자세 교정은 물론 채찍 갈아쥐기(바꿔잡는 것)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할 수 있어 실전 경마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
Q. 데뷔 후 줄곧 36조와 계약했는데, 자신과 잘 맞는 것 같나?
A. 분위기도 화기애애하고 조교사님께서 신경을 많이 써주시는 편이다. 맘이 편해지니 이곳에 오래 머물게 되는 것 같다. 2년이 넘게 같이 지내다보니 모든 일에 어색함 없이 자연스러워 가끔 장난기가 발동하기도 한다. 다음 기승계약 때도 이곳에 잔류할 것이다.
Q. 원래 꿈이 요리사라고 들었다. 그 일을 포기하고 기수가 된 것을 후회한 적은 없나?
A. 원래 요식업에 관심 많아 그쪽 일을 준비하고 있던 와중 같이 일하는 영양사분의 권유로 기수의 길에 들어섰다. 초반 일이 뜻대로 안 풀릴 때는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하는 불안감으로 마음이 다급해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내가 하는 일에서 남에게 뒤처지고 싶지 않은 자존심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Q. 가장 닮고 싶은 기수는 누구인가?
A. 아직 나의 기승술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교과서적인 기승술을 갖고 계신 박태종, 김효섭 기수를 존경하며 그 분외에도 말 잘타시는 많은 선배님들의 기술적인 측면을 많이 보고 배우려고 하고 있다. 인간적인 면으로는 선임 기수이신 정호익 선배님을 닮고 싶은데, 워낙 성실하신 분이라 직접 얘기해주지 않으시더라도 보여지지 않는 많은 곳에서 배우는 점이 많다. 어려운 사람도 도우시고 좋은 일을 많이 하시는 분인데 요즘 몸이 편찮으셔서 마음이 무겁다. 빨리 회복되서 경주에 나오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천마총'에 기승한 최범현 기수의 예시장 모습 ◈
Q. 가장 애착이 가는 경주마가 있다면?
A. ‘천마총’이다. 이 말과의 궁합이 잘 맞는지 3전을 치러 1승 2착2회의 생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타기 좋은 말인데다가 내게 많은 기쁨을 선사하고 있어 애착이 가는 것 같다. 어느 말에 기승하든지 열심히 타겠다는 마음은 같지만 이 말은 특히 사랑스러워 뽀뽀라도 한 번 더 해주게 된다.^^
Q. 요즘 몇 두나 조교하고 있나? 말들의 상태를 간략히 평한다면?
A. 보통 하루에 5~7두의 마필을 조교시키고 있다. ‘보이스터럿레이디’란 마필은 성격이 날카롭긴 하지만 요근래 몸이 좋아졌고 컨디션도 양호하다. ‘휴머니스트’는 썩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무난하고, ‘에세이’와 ‘휠즈엔윙즈’는 아직 능력검사도 받지 않은 미국산 숫말인데 둘 다 상태가 좋아 마방에서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있다.
Q. 2003년도 이제 한달밖에 안 남았다. 올 한해 목표가 있다면?
A. 현재 9승을 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두 자리 승수를 만들고 싶다. 꾸준히 몸상태를 유지하며 다치지 않는다면 가능할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경마팬들에게 한마디..
A. 우선 나를 응원해주는 경마팬들에게 감사한다. 열심히 노력해서 팬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주로를 가르는 좌청룡우백호’(전덕용&최범현)라는 팬까페 이름처럼 호랑이가 죽어서 가죽을 남기듯, 기수를 그만두더라도 내 이름 석 자를 남길 수 있는 그런 기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인터뷰후기 ♠
◈ 인터뷰 후 최범현 기수와 함께 기념사진 ^^ ◈
새벽조교를 마친 뒤 바로 기수협회의 회의에 참석한 최범현 기수는 대충 씻은 후 바로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피곤하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동충하초 엑기스(?)를 들이키더니 ‘이제 힘이 나니 괜찮다’며 웃음을 지어보이던 최범현 기수. 장난기가 가득한 듯 하지만 내면에서 진지함이 묻어나는 최범현 기수와의 즐거운 시간이었다.
/용혜미 기자(
dragon@gumvit.com)
# 최범현 기수 프로필 #
성명 최범현(20기)
소속조 36조(김양선)
생년월일 1979/04/11 (24세)
데뷔일자 2001/07/06
기승중량 49Kg
통산전적 210전(9/13/13/19/19) 승률 : 4.3% 복승률 : 10.5%
최근1년 127전(7/11/10/14/16) 승률 : 5.5% 복승률 : 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