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불과 착어, 진령게, 신묘장구대다라니는 이미설명한 바 있고,
화엄경 4구게는 과거 현재 미래의 부처님을 알려면 법계의 성품을 살펴야 하는데, 그 모든 것이 마음에서 온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내용이다. 삼보와 관세음보살님께 귀의하고 화엄경에 귀의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부분과 앞의 화염경4구게는 화엄시식에 들어가야 어울릴 것으로 보인다. 거불 때 같이 3배를 올리고 나머지는 합장하고 있거나 의식문을 같이 읽으며 뜻을 헤아리고 있으면 된다.
증명청은 인로왕보살을 증명으로 청하는 것이며, 헌좌진언은 앉을 자리를 드리는 의식이고 다게는 차를 올리는 의식이다.
고혼청은 오늘의 주인공 영가와 함께 모든 영가를 청하는 의식이며, 후손의 주소 성명과 영가의 이름을 세 번 부르는데 이때 순서대로 영단 앞에 나아가 잔을 받아서 향에 세 번 쏘여서 올리고 절을 두 번 한다.
영가의 이름을 본관후인, 본관유인이라고부르는 이가 있는데 이는 잘못이다. 본관 성 공이름 영가, 본관 성 씨이름영가라고 부르는 것이 정례이다.
여기까지가 영가를 극락세계로 모시는 잔치의식상 앞에 모시는 의식이고 이어서 자리를 드리는 수위안좌, 안좌게, 수위안좌진언이 이어진다. 편안히 앉아서 드시라는 것이다.
120살까지 살면서 납자들을 깨달음으로 인도했던 조주(趙州) 스님의 고사에서 유래된 차를 올리며 고통스로운 윤회를 쉬시라고 기원한다. 이 때 잔을 또 올린다.
유교의 제사에서 첫 잔은 초헌(初獻), 둘째 잔은 아헌(亞獻), 셋째 잔은 종헌(終獻)이라고 하는데 아헌을 올리는 셈이다.
첫 잔은 물 한 모금 마시고 숨을 돌리며, 둘재 잔은 본 음식을 들고 셋째 잔은 숭늉을 마시거나 후식으로 차를 마시는 풍토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어서 진언과 함께 다보, 묘색신, 광박신, 이포외, 감로왕여래께 귀의함으로써,
1) 탐냄을 없애고 법의 재물을 갖추며
2) 나쁜 모습을 없애고 상호가 원만해지며
3) 육도 윤회의 범부 몸을 벗고 허공과 같은 진리의 몸을 깨치며,
4) 두려움을 떠나 열반의 기쁨을 얻으며
5) 목이 열려서 감로맛을 얻어지기를 기원한다.
이는 불설구발염구아귀다라니경(佛說救拔焰口餓鬼陀羅尼經)의 이야기를 원용한 것으로 보인다.
어느 때 아난이 대중들과 떨어져서 혼자 수행하고 있을 때였다. 한밤중에 염구아귀(입이 시뻘겋게 불타는 아귀)가 나타나3일 후 네가 죽어 아귀보를 받을 것이라 저주를 하였다.
아귀보를 받지 않으려면 백천 나유타 항하사수의 아귀와 백천 바라문에게 마갈타국의 도량형으로 각 한가마씩의 음식을 보시해야 된다고 하였다.
깜짝 놀라 아귀를 바라보니 몸과 얼굴은 보기가 민망하고 입에서는 불꽃이 나오고 목구멍에는 바늘이 꽃혀 있으며 머리는헝클어지고 손발톱은 길게 자라 목불인견이었다.
아난이 두려운 마음에 부처님께 달려가 방법을 물으니 변식진언(變食眞言)을 하는데 그 이름이 '무량위덕자재광명승묘력' 이니 이 진언을 외우면 한 그릇의 밥으로도 수없이 많은 아귀를 배고픔에서 구할 수 있으며, 4여래(이 경에서는 감로왕여래를 뺀 4여래를 들고 있음)에게 귀의하여 앞에서 말한 네 가지의 가피를 입을 수 있다고 설한 내용이 나온다.
바로 위의 공양찬에서 '내가 드린 법의 음식이 아난이 차린 음식과 어찌 다르리' 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여래의 10가지 이름과 금강경, 법화경, 열반경의 4구게를 읊은 뒤 장엄염불을 하게 된다. 목숨이 다 할 때가지 아미타불을 부르겠다며
10념 또는 시간에 맞게 108배 등을 행하며, 고성염불 10종 공덕, 아미타불 48원, 석가여래 8상성도, 다생부모 10종 대은 등과 함께 각 경의 게송과 발원문, 선사의 오도송 등을 한 줄 한 줄 읊을 때마다 나무아미타불을 후렴으로 제창한다.
동참 재자들은 이 때만이라도 나무아미타불을 정성껏 부르되 게송의 끝에 불러도 좋고 스님의 게송시간에도 계속 아미타불을 불러도 좋다.
봉송(奉送)
이제 법당 안에서의 의식을 마치고 극락세계로 보내드리기 전에 삼보에 절하고 인로왕보살님의 지휘를 받아
극락세게로 향하는데 극락을 가는 길이 진리의 몸을 체득하는데 있다는 뜻에서 화엄경의 사상을 재해석해 시로 적은 의상대사의 법성게를 읊으며 밖으로 나가게 된다.
이때 극락으로 가시는 영가께 '다른 날(훗날)에 법의 도량을 세우면 근본 서원을 저버리지 말고 돌아오시라'는 말로
생의 형태와 오고감을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부처님이 되시라는 간절한 희구를 하는 봉송게의 의미나 삼보께 절을 할 대는 신구의 삼업을 다해 정성으로 한다(三業投誠)는 말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봉송소를 읊을 때 스님과 재자 모두가 상단을 향하며 이때 상주는 영정 및 위패를 모시고 서서 공손히 무릎만 살짝 구부리는 절을 함으로써 영가도 같이 절하게 하되 영정이나 위패가 떨어지지 않도록 유의한다.
행보게가 끝나면 스님 뒤에 상주와 재자들이 차례로 서서 법성게를 읊으며 법당 안에서 해인도(海印圖)를 그리며 돌아 밖으로 나와 이미 설치되어 있는 소대(燒臺;불태우는 곳) 앞에 와서 영정과 위패를 모셔 놓고 마지막 잔을 올리고 절을 하며 소대의식을 봉행하게 된다.
지금까지 의식을 통해 헛된 인연을 끊었으면 천당불찰에 맘껏 노니시고 혹 못 끊었으면 스님의 마지막 말씀을 들으라고 하며
'4대가 꿈 속처럼 떠나며6근의 느낌이라는 것이 본래 헛된 것이니 불조의 회광처(佛祖回光處;부처님과 조사스님이 빛을 돌린곳 즉 깨달은 것)를 알고자 하면 서산에 해지고 동녘에 달 뜬다.' 는 게송을 들려주며,
원왕생게에 이어서 소전진언을 할 때 위패와 유품, 법당에 설치했던 장엄물 등을 다 태운다.
불 태우는 까닭은 하늘의 입이라고 불리는 불(인도의 불의 신 아그니를 의미함)로 보냄으로써,1) 원래 온 곳으로 다시 돌려보낸다 2) 험난한 사바세게에서 고통 없는 하늘(극락) 세계로 보낸다는 의미를 담는 것이다. 모든 공덕을 영가의 몫으로 회향하고 법당을 향해 반 배한 뒤 스님과 재자들이 마주하고 반 배를 하면 49재의 대단원이 끝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