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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해주기만 하는 남자는 모두의 호감을 살 수는 있지만 누군가의 연인이 되기 어렵다는 연애의 통설.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모두의 시선을 끌면서도 늘 ‘우정이상 사랑이하’에서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한성의 이야기는 TV 속에서 이선균의 사랑이 좌절됐던 모든 이유들에 대한 집대성 같은 것은 아닐까. 한성이 ‘A군’도 아니고, ‘아저씨’도 아닌 미지의 ‘쓸자 아빠’이던 시절 은찬이 보냈던 그 동경의 시선은 MBC <하얀거탑>에서 도영에게 윤진(송선미)이, 그리고 그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던 도영의 연구실 후배가 보냈던 애틋한 마음과 닮아있다. 나에게는 너무 어른스러워서, 혹은 이미 결혼을 해서 닿기 어렵지만 반듯하면서도 여유 넘치는 모습이 조금은, 아니 꽤 많이 ‘욕심’나게 만드는 남자. 그러나 그가 정말 다가오기 시작하면 여자들은 그에게 좀처럼 100%의 마음을 주지 않았다. <태릉선수촌>에서 여자친구 수아(최정윤)를 위해서라면 슬랩스틱 코미디까지 하던 로맨틱가이 동경은 수아(최정윤)가 무식하고 막무가내인 민기(이민기)에게 가는 것을 막지 못했고, 완벽한 조건에 자상함까지 갖춘 KBS <러브홀릭>의 태현 역시 그의 연인이 불행한 과거를 짊어진 남자에게 가는 것을 바라만 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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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편안하지만 마음에 확 불이 일어나지는 않고, 멋지고 자상하기까지한 남자는 동경할 수는 있지만 연애를 하기는 왠지 어려울 것 같은 갈지자의 마음들. 너무나 이상적인 남자이기 때문에 오히려 사랑만큼은 쉽게 얻지 못하는 이선균의 이 독특한 위치는 지금 트렌디 드라마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상징성을 갖는다. 여러 남자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유주의 행동이 트렌디 드라마의 악녀로 묘사되기 보다는 그저 ‘마음 가는대로’ 행동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듯, 지금의 청춘에게 연애란 선악이나 조건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자기도 알 수 없는 마음의 복잡한 심리전이다. 그러나 이선균은 이 지도 없는 마음의 여행에서 늘 자신만의 나침반으로 방향을 가늠하며 그 길에 사랑이 있을 거라 믿는 것 같다.
그는 <태릉선수촌>에서 수아가 민기에게 곁눈질을 하는 그 순간에도 화를 내는 대신 수아가 자신에게 돌아오기를 기다렸고, <러브홀릭>에서 끝까지 상대를 배려하고, 흔들리는 연인의 마음을 참고 또 참으며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을 고수하려 했다. 이 쿨하고, 인내심 많으며, 자신보다 타인을 배려하려는 남자는 때론 사랑에서 필요한 것이 배려가 아닌 끓어오르는 질투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은찬이 모든 걸 털어놓고 싶을 정도로 이미 ‘어른’이 된 그에게 사랑은 은찬이 바라는 것처럼 뜨거운 것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선균이 트렌디 드라마에서 관습적으로 소비되는 ‘두 번째 남자 주인공’이 아니라 ‘배우’ 이선균의 이름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은 그가 그 좋은 아저씨, 선배, 혹은 친구에게 일어나는 마음의 균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자신과의 결혼을 생각하지 않는 유주에게 간접적으로 화를 내거나, <태릉선수촌>에서 민기와 포옹을 한 수아에게 화를 내는 대신 결혼하자고 프로포즈를 한다. 끝까지 쿨하고 싶은데, 좋은 남자이고 싶은데 사랑하는 사람이 그 마음을 받아주지 않을 때 이 어른스러워하고 싶은 남자가 보여주는 잔잔한 파고. 이선균은 바로 그 감정의 디테일을 하나씩 끄집어내면서 그가 단지 동경의 대상이 아니라 한결이나 민기같은 남자보다 사실은 더 예민하게 자신의 감정에 대해 갈등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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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늘 이선균이 감정을 폭발하는 순간은 그가 드라마에서 어떤 위치에 있건 가장 드라마틱한 힘을 가지곤 했다. <러브홀릭>에서 가장 긴장이 고조된 것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서도 자기 곁에 10여년 동안 있던 연인을 지켜보던 태현이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킬 때였고, <태릉선수촌>에서 동경이 이별을 고한 수아에게 찾아와 그에게 마지막 순간까지 감정을 억누르다가 힘빠진 목소리로 “잘먹고 잘살아라”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떠나는 모습은 <태릉선수촌>에서 가장 임팩트 강한 순간 중 하나였다. 그리고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호감이 갔던 여자아이와 친구가 되고, 늘 사랑했지만 늘 물처럼 잡히지 않았던 여자친구를 또다시 보내야할 상황이 된 이 좋은 남자는 드디어 자신의 쿨하지 못한 진심을 드러낸다. 가지 말라고. 나 곧 돌아갈거라고. 늘 어른스러울 거라고, 상처받지 않을 거라고, 아니 상처받더라도 다 참을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남자의 눈물어린 자기 고백. 이선균이 이상적인 남자로 다가와 스스로 균열하고, 상처받는 과정은 늘 그만의 이야기를 만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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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마지막 사진...멋지네요.....담배문 남잔 그분만..멋진줄 알었지요...아니네....
기다릴줄 아는 남자...그냥 좋은...괜찮은...그럴거같아요....이선균...느낌이...ㅎㅎ^^
큰일이네..눈을 잠시 돌리니 멋지고 좋은 배우가 많네...
사진만 봐도 좋아,, 하얀거탑할땜 김명민의 연기에 홀려 못보았는데, 나중에 보니,,커프 시청자들 중 선균땜에 커프보기 시작했다는 사람 엄청 많아,,, 잔칼로 휘두르는 칼수마의 진수는 바로 이 선균임,
나랑 꿈이 같은 남자 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