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12~13일은 '참존우리산악회' 정기산행인 제주일정입니다.
신년 초에 멀게 느껴졌던 제주일정, 한해의 절반이 흘쩍 지나며 6월을 맞이 합니다.
금년은 겨울이 따뜻해서인지 봄은 우리 곁에 빨리 다가 섭니다.
산악회의 일정과 궁합이 맞지 않았던 봄꽃맞이 산행은 그저 아쉬움만 남기고 4,5월봄산행은
싱겁게 지났습니다. 그래서인지 한라산의 철쭉꽃산행에 기대가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6월을 맞이하면서 매일 인터넷으로 한라산에 올라 산철쭉의 개화시기와 씨름을 했습니다.
6월의 첫주부터 철쭉군락지인 사제비동산,선작지왓 등에서 만개하기 시작하여 좀 더 높은
방애오름,남벽 주위의 철쭉꽃은 6월 중순까지 화려하다는 좋은 소식입니다.
일행 70명은 sea star cruise 호에 승선하여 첫날의 제주일정이 시작됩니다.
새벽에 내리 퍼붓던 소낙비는 집을 나서는 기분 좋은 날씨로 아침을 맞이 합니다.
반가움의 만남과 즐겁고 보람찬 제주일정을 열어갈 것으로 느껴지는 첫날의 설렘,..
마음은 수학여행을 떠나는 여고시절로 돌아가 풍선처럼 부푼 감정에 수다를 떨어봅니다.
금년 3월27일의 산행, 진도 '동석산'에서 조망되었던 '손가락,발가락바위'가 반갑게 다가오며,..
발가락바위
손가락바위
약 4시간 40분의 항해시간은 빠르게 지났습니다.
대체적으로 북적거렸던 sea star cruise 호는 평일이어서인지 조용한 분위기 속에 제주에 입항합니다.
♧ 제주올레 21코스(하도ㅡ종달올레)
제주에 입항한 시간은 오후 1시40분, 우리들은 첫날의 일정인 21코스를 걷기 위해 해녀박물관이
있는 하도로 이동합니다. 바람은 약간 강하게 불지만 시원하게 펼쳐진 쪽빛바다는 가슴 뻥~뚫리는
시원한 풍경입니다. 파란 잉크로 물들인 것 같은 바다의 색깔은 내 마음마저 파랗게 담았습니다.
왼쪽으로 바다를 보고, 오른쪽으론 제주의 돌담 밭과 가까이 보이는 지미봉이 손짓을 합니다.
다행히도 6월의 따사로운 햇볕은 뒤에서 우리들의 등를 어루만지는 위안의 올레길이 됩니다.
시원한 바닷가 길 위를 걷는 '참존'님들
제주의 동쪽 땅끝을 향해 걷습니다.
옛봉화대가 있었다는 나즈막한 연대동산을 지나 낯물동네로 불렸던 연수동도 지납니다.
바다를 향해 낯물마을을 걸어가면 옛 방어유적인 별방진에 이릅니다.
최근 진을 둘러 쌓았던 성곽을 복원해 놓았습니다. 옛 성곽은 둥글한 자연미가 있는데 비해
새 성곽은 빈틈없이 반듯해서 어쩐지 어색하기만 합니다.
인동초 꽃(金銀花)
각시당에서,
해안도로로 나서면 영동할망에게 제를 올렸던 각시당을 지나 토끼섬이 있는 해안절경을 따라
지루할 틈이 없이 걷습니다. 여름이면 하얀 문주란 꽃이 섬을 뒤덮어 흰토끼처럼 보인다는 토끼섬,
썰물 때면 물이 빠져 검은 돌다리들이 드러나 성큼성큼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제주 돌담밭 넘어로 '지미봉'이 반갑게,..
여름이면 하얀 문주란 꽃이 피었다는,.... '문주란 슈퍼'
토끼섬을 지나면 하도해수욕장입니다. 작지만 눈부시게 흰 백사장이 발길을 붙잡습니다.
해수욕장 뒷편엔 드넓은 철새도래지가 있고 해수욕장 건너엔 '우도'가 그림처럼 누워있습니다.
철새도래지에는 매년 겨울 30여 종의 철새 3000여 마리가 찾아오며 무성한 갈대밭은 겨울 철새들의
은신처와 여름 철새들의 번식지로 이용됩니다.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시원한 해안가 길에서 포장도로를 가로 질러 돌담밭 길로 들어 섭니다.
짙어가는 녹색의 들판엔 말의 사료로 재배하는 풀밭과 새까만 색깔의 밭 길도 걷습니다.
바람이 부는 바닷가와는 달리 약간은 더웁습니다. 함께 하는 어느 산우께서 만족스럽지 못한
올레길을 얘기합니다. 제주도의 해안 길과 숲 길로 이어진 올레길은 저마다 다른 얼굴을 하고
하고 있습니다. 특색있는 길들을 걸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올레21코스는 시원한 바다풍경과 소가 엎드려있는 모양의 '우도(牛島)'를 조망하며, 그리고
육지에서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풍광들을 보며 즐기며 얘기하며 걷습니다.
도심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제주 올레길,..
자연을 받아 들이는 감성은 개개인 다를 수가 있겠습니다만,..
본인은 제21올레코스를 들뜬 마음으로 계획했습니다. 그리고 동네의 특성도 나름대로 익히며
공부를 한 덕분에 아주 흥겹게 21코스를 걸을 수 있었다는 것을 말해 두렵니다.
'지미봉'은 제주섬의 꼬리에 해당한다해서 땅끝, '지미오름(只未岳)' 이름입니다
지미봉에서 조망되는 '성산일출봉'
제주올레 21코스는 지미봉에 이르러 올레길을 마무리하는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온 일정이 완성되는
마지막 지점입니다. 다시 시작하는 올레 1코스인 시흥리는 360도 제주도의 출발지가 됩니다.
무척 짧았던 코스였기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항상 그 아쉬움은 그리움으로 남게 됩니다.
얘기를 나누며 함께 걸었던 산우 님들, 아름다운 추억으로 새기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