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할 것이라 예상했던 이 영화는 에상 그대로 유치했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다.
음...나름 즐겼다고 해야 하나?
abba는 지금껏 존재해 온 밴드 중에서 가장 쾌락적이고 가장 달콤하며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를
선사한 그런 음악인이다. 대부분 우리는 중학교때까지 정도 아바를 가볍게 듣다가 어느정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솜사탕처럼 가볍기만한 고만고만한 히트 팝송'이라 치부하기 마련이다.
나 역시 그랬지만 사실 좋은 멜로디란 게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란 걸 안 다음부터는
그들이 점점 대단하게 보이는 중이다.
음악성이 있는 음악이나 자신의 감정을 그럴 듯 하게 표현한 음악을 만들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듣는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음악이란 그렇게 말처럼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영화를 보면서는 정말이지 그처럼 노골적으로 현재를 찬양하며 삶을 찬양하는 그런 솔직한 가사들은
들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인생을 즐겨라!'
영화속에 메릴 스트립이 '댄싱 퀸,을 부르며 온동네를 헤집고 다니는 장면이 있다. 물론 뮤지컬의
속성상 여기저기서 어디서 튀어나오는지 모를 사람들이 합세해 그야말로 난장판스러운 군무를
선보이는데, 메릴 스트립의 춤과 노래는 어색했지만 그 무방비스러운 자기도취는 삶의 환희를
격렬하게 주장하는 감동적인 것이었다.(솔직히 여기서 살짝 눈물이 맺혔었다...)
유치한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때론 그것이 오히려 심각함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좋은 건 좋은거다.
좋은 것은 말과 설명이 필요없는 것.
자못 엉성한 스토리를 이 중년의 4인방이 멋지게 꾸며준다. 느끼한 피어스 브로스넌은
역시 여기서도 예의 버터스러운 남성미를 작렬시키고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브리짓의
로망으로 출연했던 콜린퍼스야 뭐 항상 훌륭하고, 스텔란 스카스가드도 듬직하다. 이 4명의
명배우들은 마치 촬영장에 놀러온 듯 시종일관 여유만만하게 움직이며 영화를 완성시킨다.
이 중년의 파워는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이 주책아줌마 3인방은 영화의 보석같은 존재들이다. 이들은 부끄러움 하나 없이 자신의 생명력을
웅변하는 멋진 사람들이다.........
다시 한 번, 좋은것은 좋은 것이다.
첫댓글 난 못봤는데..
그렇게 바쁘게 움직이니 못 볼 수 밖에..... 그래도 가끔은 시간내려고 노력해 봐.
마지막 앤딩곡 "thank you for the music"이 너무 좋아 관객들이 다 빠져나갈 동안 우리딸과 텅빈 객석에서 끝까지 듣고 나온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