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홋카이도 잔차타기 11 ㅡ 아칸호수
신용카드를 분실했다가 찾고, 오늘은 아칸 국립공원에 있는 아칸호수에 갔다오기로 했다.
가는데 2시간, 오는데 두시간, 유람선 한시간 반, 그저 한가함 속에 몸을 맡기면서 그동안의 피로를 떨어내고, 새 힘을 얻는다.
버스를 타자마자 드는 생각.
고프로! 고프로를 자전거에 부착해 두고 그냥왔구나. 이런 생각은 왜 이때 나는 것이지.
자전거를 호텔 정문안에 놓아 두었으니 관심있는 사람은 저게 고프로다 하고 알텐데...
호텔에 전화해서 보관해 달랄까 근심.
아니야 일본 사람들은 그런거에 신경 쓰지 않아 하면서 스스로를 달래본다.
자전거는 30만원인데, 고프로는 그 조그만 게 70만원쯤이니, 배보다 큰 배꼽이다.
돌아 왔을 때 고프로는 앞으로 고개 숙이고 졸고 있었다.
계속해서 홋카이도가 자전거 타기 좋은 이유.
여섯째,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원시의 자연을 볼 수 있다.
홋카이도의 면적은 남한의 90%정도이지만, 인구는 525만이다.
그만큼 사람이 적다는 것을 의미하고, 자연이 그대로 뽐내고 있다.
남쪽으로 갈수록 사람이 많아지지만, 북쪽은 사람보기 무척 어렵다.
아직까지는 그래도 사람들이 많은 곳을 지나왔지만, 아마도 내일 부터는 한참가야 사람사는 곳을 보게 될 것이다.
그렇다해도 사람구경은 힘들다.
일곱번째는 공해가 없다.
홋카이도 서쪽은 블라디보스톡으로 중국과는 거리가 있다.
아마도 여기서는 미세먼지라는 단어가 없을 듯하다.
교통량도 적고, 삿포로 조차도 교통체증은 없다.
앞에 글에서 5km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나를 추월해 간 차량이 네대였다고 했는데, 그 터널을 통과한 시간은 20분 이상이었으니 알만할 것이다.
여덟째, 순수한 사람들이다.
홋카이도의 원주민은 아이누 족으로, 현재는 아메리카 인디언처럼 보호를 받고 있지만, 길에서 보는 사람들은 일본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인디언 같다고 할까 왠지 친근함이 있다.
물론 일본 사람 특유의 친절함을 더해서 사람들이 순수해 보인다.
아홉째, 물가가 싸다.
일본에서 잔차타고 가 본 곳이 홋카이도와 대마도가 전부라 다른 지역의 물가는 모르겠지만,
오늘 저녁에 2km 떨어진 맥도날드를 가려다, 호텔레스토랑은 가격이 어떤가 하다가 눌러 앉아 버렸다.
소고기 덮밥을 먹었는데 930이었다.
맛도 괜찮았는데 우리 돈으로 8000원도 안되게 소고기가 들어간 저녁식사를 했다.
옛날부터 일본의 교통비는 비쌌기 때문에, 지금도 역시 비싸다.
삿포로에서 여기 구시로까지는 6시간 걸리는 기차가 5800이고, 4시간 걸리는 기차가 9990이다.
차라리 비행기를 타고 말겠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버스 또한 비싸다. 하지만, 전통적인 생활물가는 싸다고 생각된다.
열번째, 야생동물의 천국이다.
홋카이도에는 야생곰, 야생여우, 사슴, 뱀 등 온갖 야생동물의 천국이다.
그렇다고 가까이서 본 적은 없다. 야생곰이라도 만나면, 한번 맞짱 떠서 웅담이라도 먹고 갈텐데...
제발 안 만나는 게 피차에 좋은 일이니, 나 있는 곳엔 얼씬도 하지마!
홋카이도에서 제일 경계해야 할 새는 까마귀이다.
영리한 까마귀들은 온갖 캠핑용품들을 물어가 버린다.
저녁에 밥을 해 먹고, 설겆이 안하고 그냥 잔다면, 까마귀들이 입맛 다시고 갔다고 보면 거의 틀림없다.
라면은 봉지째 물고 가버리고, 김치도 다 휘 저어 놓는다.
다음편에는 " 내가 잔차가 된 이유" 이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이요?
왼쪽 옆에 보이는게 섬이라는데,
하늘도 산도 호수도 Blue 농도가 짙다.
싸다. 어디 한국에서 1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식사를 할 수 있겠어?
8000원도 안되는 돈으로는 소자 근처도 못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