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회 제 143차 산행기 - 장산
2007년 11월 9일 10시 지하철 2호선 동백역
오늘의 참여자 - 손관선, 조정, 김민남, 김영복, 김갑석, 류송자, 류근모, 박세주, 박석현, 박해량, 백의인, 안혜자, 이규상, 이숙자, 이유성, 정경권, 정상조, 홍병정 이상 18 명
전형적인 가을 날씨, 나들이하기에 그저 그만인 날이다.
세 여자 친구들의 패션이 화려하다. 빨간 단풍 색 잠바.
KBS 일일 드라마 ‘미우나 고우나’ 에 나오는 여주인공 나단풍처럼 발랄하다.
지하철 구멍을 빠져나오니 벌써 벚나무 낙엽이 발에 밟히어 바스락 거린다.
-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욱 소리가
낙엽은 버려져 땅 위에 딩구는 구나
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이리니 -
낙엽 밟으면 언제나 생각나는 프랑스 시인 드 구르몽의 시다.
시인의 이름에도 낙엽이 구르고 있다. 드 구르몽.
반도 보라 아파트를 통과하여 노란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간비오산 들머리에 진입.
맑은 공기가 참나무 숲에 흐른다.
참나무들은 노란 단풍을 달고 이미 떨어진 단풍들은 갈색이다.
태양과 열애를 나누던 여름의 푸른 시절을 추억하며 갈색 단풍은 쓸쓸히 누워있다.
10 여분 걷고 1차 휴식. 장산 억새밭 까지는 3시간 상거, 쉬엄쉬엄 쉬어가야 한다.
여산 조정 친구가 진영 단감을 내놓는다. 진영의 단감 밭에 가서 직접 딴 것이라고 한다.
단감은 진영, 홍시는 청도, 곶감은 상주가 명산지.
단물이 입 가득 고인다.
청송 정경권 친구를 오늘의 산행대장으로 삼고 발대식을 올린다.
목적지는 장산 억새 평원!
여자 친구가 셋이나 왔으니, 대장님, 좋은 길로 자주 쉬면서 가주세요.
10여분 가니 또 쉬기 좋은 장소가 나타난다. 2차 휴식.
매암 김민남 친구가 초콜릿 Chew-ets 를,
벽암 홍병정 친구가 쑥덕을,
백사 김갑석 친구가 야콘을 제공하다.
야콘 - 당에 좋고, 혈압을 낮추어주고, 식이섬유가 많아 요즘 뜨고 있는 웰빙 식이다.
10여분 가다가 또 큰 무덤가에 3차 휴식.
Y 맨 김영복 친구가 귤을 제공. 껍데기를 숲에 버리지 않고 모아서 낙엽 아래 묻는다.
산삼회의 자연 보호 정신이다.
자연보호라는 말이 나오니 적송의 사자성어 신해설이 나온다.
자연보호란 - 자지를 연마하여 XX 를 호강시키는 일이다.
박철과 옥소리가 이혼한 것이 바로 박철이가 자연보호를 못 해서라고 보도되었다.
박철이라, 이름을 들어보면 그 물건도 센 것 같은데 11년에 10 번 밖에 못 해 주었으니 젊은 옥소리가 밤에 옥! 소리도 못 내고 어찌 살 수가 있었겠는가.
남자란 모름지기 자연보호를 등한시해서는 안 되겠다.
정담들을 나누며 부지런히 산길을 걷는다.
18 명의 청년(?) 들이 만든 긴 대열이 길 따라 때로는 구불구불, 때로는 직선으로 변하는 모습들이 볼만하다.
그런데 대장님은 어느 갈림길에서 평탄한 오른쪽으로 꺾이지 않고 곧장 올라가는 가파른 길을 골라 강행군을 시작한다.
올라가면 장산의 정상 쪽이다. 옆길보다 힘은 들겠지만 내친 김에 장산을 종주해 보자는 의도가 엿보인다.
세 여자 친구들도 그 동안의 훈련으로 그 정도야 거뜬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있을 것이다.
몇 명은 수군거리며 옆으로 가지~ 하는데도 대장은 단호하게
“대장을 따르시오!” 큰 소리다.
대신에 자주 쉬자.
그래서 12시에 옥녀봉과 중봉이 만나는 산 중턱에서 4차 휴식.
백사 친구가 연양갱을, 국은 친구가 감을 제공.
(연양갱 제공 친구가 혹시 백사가 아닌 다른 친구였던가요, 메모가 희미해서 - 긴급 연락요망)
흰내 백의인 친구는 다시마 제리를, 태화 손관선 회장은 밀양 솔잎으로 담근 솔 술을 내어놓는 등으로 좋은 간식을 대량 공급하여 종주할 에너지를 주입했다.
정상 바로 턱 밑까지 가서 미사일 기지의 철조망을 보며 우회전하니 가파른 길은 드디어 끝나고 억새밭 가는 길에 접어들게 된다. 한 반 시간 정도 땀 좀 흘렸다.
평탄한 길 - 노란 참나무 단풍을 감상하며 너덜겅 두개를 넘어 1시 10분에 유명한 장산 억새 평원에 도착하였다. 억새 군락지다.
승학산 억새밭보다 규모는 작지만 키 큰 억새들이 밀집되어 보기는 낫다.
갈바람이 부는 능선은 허연 목화처럼 사르륵사르륵 소리를 내며 서로 몸을 부비며 가을 노래를 부르고 있는 억새의 향연장이다.
이른 봄에 파릇파릇 푸른 잎으로 돋아나와
비바람 이기고 억세져서 억새가 되었다네.
몸은 비록 억세어졌지만 꽃잎은 흰 나비되어
하늘하늘 하늘로 날아오르네.
박찬덕이란 시인의 시의 한 구절인데 억새의 음가를 잘 살려 재미있게 쓴 시다.
무슨 모임인가를 하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 옆에 둥글게 자리를 만들었다.
우리들은 점심의 향연을 벌인다.
장산을 종주한 건강에, 억새 평원에서 억새 소리 들어가며, 계절 과일에, 맛있는 밥에, 술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한 일이 아닌가.
물순이 이숙자 친구가 집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매실주 큰 거 한 병, 난곡 박세주가 남해 영지를 넣어 만들었다는 탁주 전주를 돌렸고 벽암 홍병정은 귤을, 여수 정상조는 감을 디저트로 제공하다.
먹을거리도 풍성하고 세미나도 좋다.
오늘의 세미나는 12월 21일 (금) 149차 산행은 동기회 여행으로 하는 것이 어떨까하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3회 동기회 차원에서 하는 것으로 하고 여행 장소 등은 난곡 박세주에게 알아보라고 부탁하다.
동기회 때 선출된 각 반 담당 이사들이 친구들을 최대한 많이 동참시키도록 하고.
경주 정도를 문화 탐방하는, 테마 여행이 될 것 같다.
구체적인 것은 동기회 회장단들이 멋지게 기획해 줄 것이다.
2시에 일어나서 하산길에 들다.
체육공원에 도착한 것이 2시 50분이고 대천 공원에 닿은 것이 3시 20분이다.
대천 공원 주변의 단풍도 곱다.
적송 친구 제공의 비아그라 - 찰떡을 하나씩 먹다.
태화 회장의 인사말로 해산식을 하다.
오늘 10시 20 분부터 3시 20분까지 5시간 동안 장산을 종주했다.
순 걸은 시간만도 4시간은 넘을 것이다.
대장님이 가파른 길을 택하여 힘든 코스가 좀 있었지만 지내놓고 보면 그게 오히려 해냈구나 하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잘 따라준 세 여자 친구들 고맙고 맛있는 간식, 술 제공해준 친구들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강한 지도력을 보여준 청송 대장님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범어사역에서 만납시다.
그 때 까지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