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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y님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지천명을 3년 앞두고 있지만 아직도 초보엄마처럼 헤매고 있는 두 아이 권령빈(17), 권수빈(15) 엄마랍니다. 사실 제 영어관련 경력이나 공부 경험이 대단할 것이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성문영어 세대라는 것을 빼면 별 다른 영어공부 경력 없이 아이들과 엄마표를 진행해 오면서 접한 영어가 거의 전부일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영어동화나 학습서 등의 커리큘럼 관리를 중심으로 한 영어과외를 해왔었는데, 요즘은 좀 쉬고 있답니다. 진득하니 뭐 하나를 끝까지 마치지를 못하는 성격인데 유독 엄마표 영어는 5년 가까이 놓지 않고 있으니 이거야말로 제 인생의 기적 같은 일이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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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y님께서는 두 아이를 모두 엄마표 영어로 키워오셨다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게 되었는지요? |
큰아이(파블로)는 초등 4학년 2학기말에 치루는 영어인증 시험에서 낙방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때까지 학교영어만으로 기본은 습득할 줄 알았던 철부지 엄마가 이 일을 계기로 아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기 시작하였지요. 파블로는 틀에 박힌 커리큘럼을 힘들어한 아이고 또 기존 성문영어시대 영어 학습 시스템에 대단히 취약한 아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그를 벗어나는 방법도 딱히 그 시절에는 찾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일단 알파벳이나 파닉스 기초학습을 영어 학습지에 의존하여 한 20개월 정도 진행하던 즈음, 막 출판된 엄마표 영어 관련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심정이야 말로 유레카!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부터 집안일도 아이도 뒷전으로 제쳐 놓고 엄마표 영어에 대해 몰입하여 두어 달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시작하게 된 것이 바로 2004년 1월의 일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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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초등영어 게시판에 쓰신 글에서 우리 집 영어교육의 목표를 아래와 같이 제시하신 적이 있습니다. 어떠한 연유에서 이러한 목표를 설정하셨는지요? |
영어에서 자유로워질 것. 어떤 형태의 국제행사에서도 자원봉사가 가능할 것. 말하기는 역으로 우리말 뉘앙스까지 섬세하게 영어권 국가의 아이든 어른이든 통역이 가능하고, 바른 우리말 사용까지 가르쳐줄 수 있을 것. 잡스런 번역에 의존함이 없이 원서를 유연하게 읽을 수 있을 것.
삶의 태반이 책 읽기라 할 정도로 읽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 잘못되었거나 오역을 남발하는 외국 번역서는 정말 저를 절망하게 만들더군요. 그렇다고 해도 원서를 바로 읽어낼 실력이 못되니 더더욱 절망스러웠지요. 그렇기에 내 아이들에게는 나처럼 읽고 싶은데도 오역에 막혀 책에서 손을 놓는 일, 오역으로 인해 작가나 작품을 오해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생각이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면서 바로 첫번째 목표가 되었답니다. 또 세상 돌아가는 모습이 아이들이 자랐을 무렵 세계화가 상당히 진전되어 있을 것이라는 짐작을 가능하게 하였기에 국제행사에서의 자원봉사나 우리말의 세세한 결까지 표현해 낼 수 있을 정도의 영어를 목표로 넘보게 되었던 것이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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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얼마 전 대입 검정고시를 보았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처음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한다 하였을 때 주변의 반대는 없었는지요? 또한 이러한 의사결정은 누가 내린 것이며 그때 님의 심정은 어떠하셨었는지요? |
주변의 반대고 자시고 할 것이 없었던 것이 워낙 급하게 내려진 결정이어서 결정이 난 이후 양가 어른들에게 말씀 드렸었습니다. 저희보다는 어른들께서 걱정이 많으셨답니다. 특히 제 아버지께서는 그때 입원 중이셨는데 “어찌하여 그 조차도 대를 이어 하느냐!” 하셨더랍니다. 제가 사실은 파블로와 같이 홈스쿨링 출신이거든요. ^^;; 파블로는 초등학교 때부터 마치 사회 부적응자처럼 학교나 무리생활에 적응을 쉬이 하는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아마 초등학교2학년 때 급식시간에 시간을 정해 놓고 시간 안에 다 못 먹은 아이는 운동장을 토끼 뜀 뛰게 하는 벌이 주어졌는데, 그때 거의 매일 벌을 받으며 생겨진 버릇 같아요.
 이 때부터 저희 부부는 파블로의 홈스쿨링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야 결정이 내려진 것입니다. 막상 딸아이가 홈스쿨러가 되고 보니 제 마음이 아이 때문이라기 보다 제 부모님 때문에 잠시 아팠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그 시절의 홈스쿨링은 부모님께는 참 큰 짐이었겠더군요. 하지만 학교 밖으로 나온 후 나날이 눈부시게 밝아지고 달라지는 아이를 보며 한 순간도 후회해 본 적이 없으니 아마도 홈스쿨링은 저희 집안 체질인 것 같습니다. 다만, 미샤는 학교 체질이라서 그대로 남겠다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주고 있어요. 덕분에 이래저래 제 몸과 신경이 양 갈래로 갈리는 고초를 겪고 있다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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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 또한 제주방송 챌린지 퀴즈 영어대회에서 학교 대표로 참가하여 우승하셨다 하네요. 부상으로 호주에 1개월 어학연수가 주어졌다 하지요? 어떻게 대회를 준비하셨으며 또한 호주 연수는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나요? |
네, 맞아요. 미샤는 최근 제주국제자유도시 인재육성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제주특별 자치도 인력개발원 국제화 장학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KCTV 제주방송이 기획, 제작하는 Challenge Quiz 결선에서 미샤가 속한 팀이 우승해서 호주 4주의 연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답니다. 사실 우여 곡절이 많은 퀴즈 대회였어요. 특별히 엄두에 두고 있지 않아서 별 다른 준비를 못했던 것뿐 아니라 결선 바로 전날까지 수학여행이었고 미샤와 미샤의 파트너인 지현이 모두 감기로 열과 기침이 심해 고생을 하였답니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년째 암 투병 중이셨던 친정아버지의 병세가 갑자기 악화되어 대회 아침에 사위 등에 업혀 응급실로 실려가시는 일까지 발생해서 대회가 진행되는 무대를 바라보는 내내 무슨 소식이 올까 싶어 한 손에는 핸드폰을 꼭 쥐고 있었답니다. 다행이 하늘이 도와 큰 기회까지 얻게 되었으니 그저 감사할 뿐이지요.
 미샤와 지현이 모두 책 읽기를 좋아하고 어렸을 때부터 영어책과 가까지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다른 대다수의 참가자들의 면면이 해외유학과 유명 어학원 출신이라는 것을 비교해 본다면 시사하는 바가 꽤 있으리라 생각되어 엄마표 영어의 한 사람으로써 뿌듯하기도 했구요.
호주연수와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크게 생활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 일로 제가 아이에게 신경을 써줄 수 있는 형편이 우선 못 되는데다가 지금까지 엄마표 영어의 큰 줄기였던 듣기나 읽기 외에 새삼 다른 방법이 더 좋아 보인다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100% 영어 환경인 이국에서 생활할 것을 염두에 두고 좀 더 다양하게 읽고 들어줄 것을 요구할 수는 있겠지만 이미 엄마표에서 아이 주도적인 학습으로 넘어간 지 오래이기 때문에 이 또한 제 희망사항일 뿐이랍니다. 하지만 여유가 좀 생긴다면 일전에 쑥쑥에 소개해 드린 몰입용 학습씨디를 고등과정까지 한, 두 번 훑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간단한 관광 일정을 빼고는 바로 학교 수업에 편입될 예정으로 알고 있으니 writing 정도는 가기 전에 좀 더 신경 써 볼까 하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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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큰 아이, 둘째 아이의 경력을 보면 다들, 에이~ 뭔가 있을 거야. 하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특별한 영어 교육을 실행하신 적은 없었는지, 또 어떻게 영어교육을 해 왔는지 노하우를 살짝 공개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또 진행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가장 보람된 경험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
성실히, 꾸준히 듣고 읽어왔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노하우가 없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앉아서 특별히 영어를 가르쳐본 적도 없고 제 실력도 그렇게 안된답니다. 다만 이 아이들이 읽고 접하는 대부분의 책들이 제가 대충 가늠할 수 있을 정도의 저의 상식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들이었고 그것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것에 충실했다고 할까요? 그럴 경우 아이들이 대체로 부모가 책 내용에 대해 알고 있다 생각하여 소홀히 듣거나 읽기 않으니까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 모자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주로 신경을 써 동화나 논픽션 구입 이상의 노력은 따로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부모는 책 값을 벌었고 아이들은 읽고 열심히 듣기.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할까요?
아이가 우리말로 첫 문장을 만들어 말했을 때의 감동을 저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마찬가지로 전화영어 테스트를 받았을 때 상상도 못했던 일로 아주 유창하게 말을 쏟아내는 아이를 보았을 때의 기쁨. 그것이 가장 보람된 경험이었다고 할 수 있겠군요. 파블로는 기대 밖으로 아주 일찍 말이 트인 아이였구요, 미샤는 우리말이 워낙 늦어 기대도 안하고 있었다가 어느 샌가 말이 트여있었다는 것은 뒤늦게 알고 놀랐었지요.. 외국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로써 가장 큰 기쁨은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말이 트이는 경험이 아닐까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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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아이들 교육을 위해 서울행을 많이들 생각하시곤 합니다. 제주에서의 생활이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은 어떠했는지 또 어떤 점은 좋았고 어떤 점은 불편했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교육을 위해 큰 도시로 가고 싶다거나 부러웠던 적은 딱 한 번, writing을 좀 더 보완해야 할 시점에 왔을 때였습니다. 읽기, 듣기가 되고 말하기가 어느 정도 되었을 때 슬럼프가 왔습니다. 더 나은 레벨로 진입하고 싶은데 뭘 해야 할 지 막막할 때가 있었지요. Writing이 바로 그랬습니다. 지리적인 여건이 정말 절망적일 정도로 선택의 자유가 없으니까요. 한동안 그 문제로 몹시 힘들었고 다시 읽기와 듣기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수도권 이외의 지방, 특히 시골에 계시는 분들은 이런 경험을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 때를 제외하곤 서울행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저는 이곳의 환경에 비교적 만족하고 대도시보다는 더 여유롭게 아이들에게 자유를 줄 수 있어서 나름 만족하는 편이예요. 운송수단이 급격히 발달해 준 덕에 엄마표 영어에 필요한 책이나 오디오 교재들을 구입하는데도 크게 애로사항은 없었습니다. 덕분에 제 검색능력이 크게 신장했다지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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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영어에 있어서 이것만은 꼭 지켜라! 등의 조언과 충고가 있다면... |
듣기가 이만하면 차고 넘친다는 판단이 들기 전에는 결코 듣기를 놓지 마셔야 합니다. 외국에 장기간 나가서 영어를 마스터하지 않는 담에야 국내에서 자력으로 영어를 해내야 한다면 듣기가 그 중 가장 밑바탕이 되어야 하며 듣기에서 모든 기초가 시작되고 끝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첫째도 듣기, 둘째도 듣기라는 것을 명심하셨으면 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엄친아(엄마친구아들)를 경계하십시오. 그 아이는 결코 우리 아이가 될 수 없고 우리 아이 또한 그 아이와 결코 똑같아질 수 없습니다. 옆집 아이의 학원 레벨, 지금 읽거나 듣고 있는 책의 레벨은 어쩌면 신기루와 같은 것으로 실상이 아닐 수도 있답니다. 지금 내 아이의 모습에만 집중하신다면 크게 지치실 일은 없을 것으로 압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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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Tip을 몇 가지만 알려주세요. |
1. 첫 마음가짐을 “즐겁게 하겠다”에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엄마가 반드시 영어 능통자일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아이가 보는 책, 아이가 보게 될 책을 살펴보시는 데 성실해야 할 것입니다. 아이와 정기적으로 서점 나들이를 하시고 자녀분들이 선뜻 집어 드는 책들을 눈여겨보세요. 이런 책들은 차후 아이의 생각을 이루는 큰 줄기가 될 것입니다.
2. 질문을 하기 전 검색과 모색의 과정을 반드시 거치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 엄마표 영어의 세월은 십 년을 헤아리게 되니 처음부터 하나 하나 모르는 것을 선배에게 질문하여 의지하려고 하시기 보다 는 우리아이에게 딱 맞는 엄마표 영어의 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만들어 가 보세요. 항상 다른 이들의 진행과정을 주의 깊게 살피시고 질문을 올리실 때 그 간의 진행내용과 더불어 아이의 나이, 성향 등을 함께 올려주신다면 답변을 받는 것이 더욱 쉬워 지실 것입니다.
3. 지치고 힘들 때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장소나 대상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엄마표 영어란 참으로 외롭고 고단한 길이랍니다. 엄마가 이런 스트레스를 잘 해결할 수 있어야 아이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하는 우를 범하지 않습니다. 동지는 반드시 필요하답니다~^^
4. 아이의 눈높이와 생각에 맞는 동의를 미리 구하여야 합니다. 엄마 임의대로 네 장래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일인게야~ 하면서 아이에게 들이대게 된다면 아이들은 겉으로 납득을 하더라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자발적 참여를 얻을 수 있다면 반은 거저 얻게 되겠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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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편안하게 이야기 해 주세요. |
엄마표 영어는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엄마가 해야 할 부분과 아이가 스스로 해내야 할 부분. 그러므로 이 길을 선택하셨다면 언제나 그 두 가지 측면의 비율과 범위를 고민하셔야 합니다. 시행착오를 두려워 마세요. 오늘의 실수와 실패는 다른 집에는 없는 견고함을 우리에게 줍니다. 돌아보면 그런 경험들이 저희를 더 단단하게 결속시켜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이와 엄마는 동반자이며 동지이고 전우입니다. 적이 아님을 늘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내일도 엄마표 영어를 선택하시는 엄마들 혹은 아빠들이 늘 새롭게 엄마표의 길에 합류하시겠지요. “영어가 우리를 이렇게 휘저어 놓아도 되는 것일까”하고 요즘 우려되기도 하지만 이를 현실적으로 피해갈 다른 대안도 저에겐 없음이 한탄스럽기까지 합니다. 기왕에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운명이라면 즐기며 가십시다. 모두 건투를 빕니다!! | |
첫댓글 올린다고 생각하다 놓칠뻔 했네요....전문이니 더 편히 읽으세요.
레아야~실로 존경스럽다~~~이런 거 어찌 퍼오노~???
우리집 삽 빌려드리지요.....썰렁~~~~
이거 걍 긁어서 갖다 붙이면 되는 거 아닌여요??... 전부터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