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은 생명이다'
'기차길옆 작은학교'에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왔습니다.
지금 구럼비는 그 자체로 살아있는 학교입니다.
느끼고 배우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학교,
매일 매일 꿈꾸게 하는 학교입니다.

매일 아침 아홉시.
생명평화를 위한 백배 절명상을 올립니다.
"국가 민족 종교 이념 등 그 무엇보다도 우선하는 가치가 생명평화임을 확신하며 절을 올립니다 "

24일 09:54
헬기 하나가 요란스럽게 구럼비를 가로질러 날아갑니다.
부쩍 항공 정찰이 늘어났습니다.

강정초등학교 방향에서 구럼비로 들어오는 길 입구.
더불어 경계와 긴장도 함께 늘어갑니다.
치졸한 권력에 대한 씁쓸함도 늘어갑니다.

2011년 7월 24일 일요일 오후 3:29
일요일인데 설마.....를 비웃기라도 하듯 경찰병력이 투입되었다.

해군기지사업본부에서 공사장을 통해 할망물 바리케이트로 접근하는 병력과 대치하는 사이,
일부 병력이 동시다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17:03분 구럼비 갈림길 삼거리.
저들은 구럼비로 들어오는 모든 것을 차단해야만 하고 우린 구럼비로 들어오는 저들을 차단해야만 한다. .

"나를 죽이지 않고서는 결코 이 선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달리 방법이 없을 땐 이 길 밖에 없다.

17:39분
<헤드라인제주> 의 잘 정리된 글을 옮긴다.
"지난 23일부터 서서히 좁혀오기 시작하던 경찰력은 마침내 24일과 25일 이틀새 마을 곳곳에 진을 쳤다.
주민들과 수차례 대치 끝에 마을 길목 길목을 진을 친 경찰이 장악한 서귀포시 강정마을은
흡사 계엄령이 내려진 마을과 다를 바 없었다.
제주에서 가장 수려하기로 소문난 올레 7코스 길목 마다에는 진압용 방패를 갖춘 전의경,
그리고 사복경찰이 배치돼 삼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24일 오후 경찰이 중덕해안가 투입을 시도하면서 촉발된 경찰과 주민의 대치국면.
진입하려는 경찰과 이를 막으려는 주민들간 한바탕 난리가 벌어진 후, 25일 오후부터는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하지만 주민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무력진압'의 공포심이 마을 전체에 휩싸여 있었다.
얼마없으면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의 소위 '응원경찰'이 온다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주민들은 4.3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고 있었다.
아직까지 중덕해안가로의 통행은 허용되고 있으나 언제 차단될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서서히 고립되어 가는 모습이다."

"경찰은 왜 갑자기 강정마을을 포위하고 나선 것일까.
경찰측은 해군의 요청에 의해서 그러고 있다고 했다.
불법 시설물이 중덕해안가로 반입되고 있는데 왜 경찰이 이를 막지 않느냐는 해군의 항의에 따라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불법 시설물'의 반입을 막기 위한 주둔치고는 경찰력의 규모나 행해지는 일련의 과정이 심상치 않다.
더욱이 지금까지 중덕해안가에서 이뤄진 해군기지 관련 행사 등은 그 자체만으로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사례가
나타난 적이 없었다. 철저하게 비폭력으로 해군기지 반대운동은 전개돼 왔다.
그런데도 마치 1980년대 화염병이 등장할 당시 처럼 '불법'이란 단어를 붙일만한 물품들이 반입되고 있는 것처럼
호도하면서 해안가 길목에 수백명의 경찰력을 배치시킨 것은 아이러니하다."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공권력 투입을 통한 무력진압의 가능성이 크다.
그 사전단계로 이미 마을내 경찰력을 배치시킨 후, 실제 무력진압을 실행할 즈음에는 경찰력을
일시에 증원해 속전속결로 끝낼 계산으로 보인다.
최근 제주를 방문한 조현오 경찰청장이 '공사방해 행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지시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중덕해안가를 지키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평화운동가, 그리고 강정주민들을 끌어내고,
동시에 마지막 남은 국유지 농로를 접수해 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할 의도가 짙다.
당초 26일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공권력 투입시점은 며칠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주민들은 농로의 용도폐지를 결정하는 시점, 그리고 주민과 평화운동가 76명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해 법원에
'공사지역 접근금지 가처분신청'을 한 결과가 나오는 시점에서 행해질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18:34
먹어야 산다. 싸운다.
놀랬다. 언제 준비했는지 시간도 정확히 밥이 날라온다.

네곳이다.
강정포구, 구럼비 갈림길 두곳, 해군기지공사장.
신속하고도 정확했다.
그만큼 주민들이 똘똘 뭉쳐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이 싸움을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정포구
범대위의 전담방어 지역이다. 가장 멀리있다. 그만큼 힘들다.
밥도 맨나중에 왔다. 그나마 부족했다. 상대적으로 젊다보니 많이 먹는 이유도 있을 거다.

앞 뒤 두개의 밥솥으로 부지런히 실어 나른다.
종환형님, 오늘 만큼은 할망궁 주걱으로부터 해방이다. 대신 쇠사슬로 묶여 있다.

20:18
할망궁
바람마저 없는 습기찬 무더운 밤이었다.

"문제는 해군과 경찰의 행동이 너무나도 비겁하다는 것이다.
이념과 가치관에 따라 생각을 달리할 수 있는 강정해군기지 문제에 있어
반대측 의견을 공권력을 통해 장악하겠다는 발상부터가 비겁하다.
해군기지 공사 과정에서 제기된 숱한 불법성은 그대로 눈감아주거나 방치하면서,
'불법 공사'라고 주장하며 이를 저지하는 주민들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법대로 집행하는 공권력 행사.
'공정한' 법 집행을 운운하고 있으나, 이미 균형을 잃어 편파성이 짙다.
무력진압은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갈 공산이 크다.
이는 대한민국 해군과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이 할 일이 아니다.
사실상 이번 상황을 만들어낸 해군은 비겁함을 버리고 당당히 명분있는 논리로 설득에 나서야 한다.
그게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의 순서다.
무력진압은 돌이킬 수 없는 참담한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그것은 도발에 다름없다."

굳이 검문 검색을 해야한다면 마을에서 멀리 외곽으로 철수해서 하라고 했다.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어쩔 수 없었다. 밤샘 체제로 돌입했다.

고권일위원장이 구속된 후 트럭은 내가 잽싸게 접수했다. 물론 마을회장의 동의을 구했다.
때론 촬영차로 때론 편집차로 때론 잠자리로 때론 바리케이트로 ...
나 말고 이렇게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양보하겠다.
물론 잡다한 일들,,, 트럭으로 해야할 일 있으면 언제든 나에게 말하라. 언제든 기꺼이 하겠다.
여지껏도 하고 있었지만....

부산 대연성당 김희일 신부님이 텐트 15개와 침낭을 주고 가셨다.
마침 요렇게 요긴하게 쓰고 있다. 고맙습니다.
구럼비 구석구석 이 깜찍한 텐트가 박혀 있다. 이 텐트는 '우리 편'이다.

06:33
해풍이다.
육지에선, 대략 열시쯤이면 방향이 반대로 바뀌는데 여기선 종잡을 수가 없다.
바람의 방향이 제 마음대로다.
누굴 닮았다.

25일 10:00
제주해군기지건설 강행을 위한 농로폐쇄 및 공권력 투입 시도 규탄한다.
...
또한 우리는 촉구한다. 우근민 제주도정은 정부와 해군의 공권력을 앞세운 치졸한 공세를 방관하지 말라.
강정마을이 공권력에 의해 유린당하지 않도록 우근민 지사가 즉각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제주출신 국회의원인 민주당 강창일, 김우남 의원 역시 마찬가지이다.
제주해군기지건설 강행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강정마을 주민들이 바람 앞의 촛불처럼 공권력 투입 앞에서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이유를 대며 사실상 방관하고 있지 않은가.
또한 강정주민의 생존권적 저항과 민주주의와 평화를 요구하는 시민사회 단체들에 대해 예외 없이 색깔론을 입히는
조선일보 등 극우 언론들에게도 엄중히 경고의 뜻을 전하는 바이다.
다시 한 번 우리는 공권력을 앞세워 해군기지 공사를 폭력적으로 강행하려는 정부와 해군, 경찰 등에
의연히 싸워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아울러 강정을 지키기 위해, 평화와 생명을 지키기 위해 각계각층이 함께 나서 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2011년 7월 25일
제주강정을 사랑하는 사람들 일동

같은 날 같은 시각 서울에서의 기자회견문은
'제주강정을 사랑하는 사람들 일동'으로 끝이 난다.
제주 강정에서의 기자회견문은
강정마을회, 제주군사기지저지범대위, 천주교제주교구평화의섬특별위원회, 제주군사기지저지평화의섬실현을위한서귀포시민회의,
전국해군기지건설저지대책회의, 생명평화결사, 개척자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국민참여당 제주도당,
민주당 제주도당, 민주노동당 제주도당, 진보신당 제주도당, 창조한국당 제주도당 으로 끝이 난다.
이후의 기자회견문엔 꼭 '제주강정을 사랑하는 사람들' 을 넣어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여기에 포함되고, 지금 구럼비를 찾는 많은 사람들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경찰병력이 철수하지 않는 한 결코 쇠사슬을 풀지 않을 것입니다."

25일 17:15분
윤애. 인기 아주 좋다.
해군과 공사업체의 업무방해, 접근금지 가처분 소장 증거자료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름이다.
축하한다. 아이스크림 하나 선물이다.
"어이... 친구들! 윤애 사진 찍는데 얼굴 나오기 싫은 사람들은 알아서 해!"
다들 숙이거나 돌리는데 한 친구만 환히 웃고 있다.

같은 자리 하루 전. 24일 15:28분
다들 달려왔다.
"일하다가 왔는데... 지저분 하잖아! 찍지마!"
지금, 그러니까 우리가 밀린 거다. 빼앗긴 거다.

제주교구 사제 신부님들 하루 세분씩 구럼비에서 지내기로 했다.
이 싸움의 끝까지 함께 하기로 했다.

"공의와 평화의 하나님, 강정의 눈물과 함께 하시길.."

지나가면 영원히 되돌아 오지 않는다.
지금 여기 서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 축복을 담는다.

아쉬움을 담는다.
사랑을 담는다.

그리움을 담는다.

꺽일 수 없는 의지를 담는다.

24일 경찰병력이 들어오기 직전 구럼비에 섰다. 최평곤 작가의 작품이다.
지금 여기, 아무것도, 풀 한포기 돌멩이 하나도 건드리지 마라!
지금 여기, 오직, 사람만 들어와라!

...
거대한 것, 국가니 세계니 그런 힘 아니라, 평화는
풀꽃 하나 어린 새 한 마리 품어 몸 적시는 일
그 가슴에서나 싹트는 연둣빛 혁명
우리 모두 봄비처럼 달려가자
민들레 꽃씨처럼 하늘 가득 달려가
몸 내리자
몸 내리자
/백무산

어둠이 다가오면 바다는 더 푸르게 밀려옵니다.
최성희 구속 69일 째
송강호 구속 12일 째
고권일 구속 단식 12일 째
최성희 송강호 고권일을 석방하라!
첫댓글 세계7대자연유산 후보지에 오른 제주,
멀리 성산 일출봉이 아른거리며 바다가 일렁이고,
상큼한 바람이 춤을 추는 곳 제주..
그 바다가, 바람이 좋아 몇 번을 달려 갔던 곳인가..
어떠한 이유로든 상채기를 내서는 안된다.
그대로 우리 후손에게 곱게 물려주어야 한다..
글과 사진을 올리는 자가 내 친구와 그의 마누라인디....
현장에서 수고하는 고마움이 있지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