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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된 나를 심다
박민교
누군가 꿈속에서 나무가 된 나를 심었다
그런데 왜 하필 어머니 가슴 한가운데인가
무작정
기생하면서
뿌리를 뻗고 싶다
저 고고한 무우수無憂樹 단념일까 집념일까
절벽 아래 누워서 울어도 봤을 텐데
나 없이
살아가는 너
너 없이 살아가는 나
입 눈도 채우지 못한 채 가지만 휑하더니
내게로 오면서 어떤 꽃이 피어날까
이제는
꽃망울까지
다닥다닥 채울 거야
감성주의보
유독 저, 백련白蓮에게 악천후가 떠돈다
꽃눈을 재생하면 뿌리가 살아날까
별안간
중심을 잃고
소낙비만 쏟는다
비가 오면 어머니는 또다시 울컥한다
아플 것을 예언하던 애도의 자세들
가슴이
미어질 때면
첨벙하고 젖고 싶다
잎사귀를 다 털고 나서야 후련할 텐데
시선은 오른쪽 하단이 적당할 거다
연못 속
달빛마저도
울화가 깊었나 보다
*박민교(號 皛洔): 시조시인. 2013<시조생활> 등단. 경기대 예술대학원 동양철학, 경기대 한류문화대학원 시조창작전공 석사.
열린시학회, 사)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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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한국 시 모음
나무가 된 나를 심다 外 1편 /박민교
휘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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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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