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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시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강아지,고양이 소독약은?
동물약사 임진형(pharmacist)
대한동물약국협회 회장
약국동물용의약품가이드 저자
팜아카데미 동물약 전문강사
대한약사회 연수교육 강사
1. 빨간약(포비돈요오드)
빨간약(포비돈요오드)은 다친 데 사용하는 대표적인 소독약이다.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한데다 자극이 거의 없다. 게다가 광범위한 항균,항진균,항바이러스 작용으로 인해 미국FDA에서는 급성의 상처에 단기간(1주일 이내)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ref:56 Federal Register 33644 at 33662)
아직도 어르신들이 찾고 있는 '아까징끼'는 요오드팅크의 일본식 표기로 '아까=빨간', '징끼=팅크'를 의미한다.
요오드(I)은 바이러스나 미생물의 구조단백질에 있는 티로신을 산화시킴으로서 항균작용을 나타내는 데 요오드틴크는 이러한 산화작용이 강한 점을 이용해 관절염이나 근육통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요오드의 산화작용은 사람이나 동물의 갑상선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갑상선으로 흡수된 요오드는 아이러니하게도 갑상선과산화효소에 의해 자신이 직접 산화되어 타이로글로불린(TGB)내에 있는 티로신과 결합하게 된다. 바로 이 과정에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과산화수소(H2O2)가 사용된다. 이렇게 결합한 티로신은 일요오드티로신(MIT)과 이요오드티로신(DIT)이 되고 이후 T3와 T4가 되어 갑상선호르몬의 골격을 이루게 된다.
때문에 신생아나 작은 동물에게 요오드소독약을 과량 사용할 경우 상처부위로 흡수된 다량의 요오드가 갑상선기능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시중에 판매되는 포비돈요오드는 자극이 강했던 요오드틴크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포비돈(폴리비닐피롤리돈)이라는 합성 폴리머와 요오드를 결합함으로써 상처부위로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되었다.
때문에 자극이 최소화되어 지금은 빨간약을 발라도 따갑거나 쓰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고작 천원짜리 소독약 하나에 이런 약물학적 배경을 구차하게 주절주절 설명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소동물 특히 반려동물에게 빨간약(포비돈요오드)을 사용해도 되는 지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FDA에서 포비돈요오드를 응급상처에 단기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이면에는 포비돈의 장기간 사용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희박하기 때문이다.
포비돈의 광범위한 살균작용(세포독성작용)은 장기간 치료를 요하는 상처나 화상에 있어 정상적인 면역단백질까지 불활성화시켜 상처회복속도를 지연시키기도 하며 넓은 상처주위의 혈관으로 흡수되는 요오드가 갑상선에 영향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물리치료저널(Physical Therapy-Povidone Iodine solution in wound treatment)에 소개된 베르켈만의 연구논문에서는 시중에 유통되는 포비돈요오드(10%)를 2배~100배 희석해 소독을 해주는 것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소독효과를 갖는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때문에 포비돈10ml에 물1L를 섞어서 연한 홍차색이 나타날 정도로 희석할 경우 원액 그대로 사용하는 것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소독작용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ref:Berkelman RL,Holland BW, Anderson RL. Increased bactericidal activity of dilute preparations of povidone-iodine solutions. J Clin Microbial. 1982;15:635-639)
포비돈을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2배에서 100배 정도 희석해 도포한 뒤 어느정도 마르면 식염수로 깨끗이 씻어 요오드가 상처부위에 잔류해 정상적인 면역단백질을 불활성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장기간 포비돈을 사용할 경우 사람과 달리 상처부위를 핥는 동물의 습성상 요오드의 과량섭취로 인한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희석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2. 헥사메딘액(클로르헥시딘 0.1%)
치과에서 치료를 받으면 처방받는 헥사메딘액은 일반의약품이라 처방전없이도 가까운 약국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헥사메딘의 성분은 클로르헥시딘으로 포비돈요오드에 버금가는 광범위한 소독기능을 갖고 있으며, 중성인 요오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전하를 띠기 때문에 음이온으로 충진되어 있는 세균의 세포막에 직접 결합하는 장점이 있다.
극성이 없이 비특이적인 분자운동(브라운운동)을 하는 요오드의 경우 다량을 드레싱하거나 약욕을 해서 환부에 장시간 도포해야 하는 반면, 클로르헥시딘은 극성을 띄어 직접 세균의 세포막에 결합하기 때문에 소량을 사용해도 항균효과를 유지한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약국에 와서 헥사메딘액을 얼마나 희석해서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사용해야 하는 지 묻는 보호자들이 꽤 많다.
치과용 가글로 사용되는 헥사메딘은 0.1%용액으로 이 농도에서 구강내 살균효과가 가장 우수하다.
다만 외용제로 사용할 때는 조금 다르다.
보통 헥사메딘의 성분인 클로르헥시딘은 항균과 항진균작용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상처와 곰팡이성 피부염의 소독에 사용하게 되는데 각각에 해당하는 농도가 다르다.
미국테네시 수의과대학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술시 상처부위를 드레싱하는 데 있어서 0.05%를 권장하고 있다.
때문에 헥사메딘을 절반 희석해 상처를 소독해주도록 하며 가급적이면 멸균거즈에 듬뿍 묻혀 60초 이상 환부에 대주면 높은 살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움직임이 많은 동물이라는 점 때문에 약욕을 해주는 것도 좋다.
클로르헥시딘은 60초 이상 도포할 경우 MRSA에까지 항균력을 지닌다
ref:American Journal of Infection Control
아울러 곰팡이나 효모균과 같이 진균에 대한 소독효과를 같기 위해서는 좀 더 높은 농도의 클로르헥시딘액이 필요하다. 헥사메딘이 0.1%인 데 반해 국내 클로르헥시딘 효력시험에서는 2%에서 항진균력을 갖는다고 보고하고 있다.
가글용 0.1%헥사메딘으로는 2%를 만들 수가 없기 때문에 5%알파헥시딘액을 구입한 뒤 희석해서 사용할 수도 있으며 동물약국에서는 동물용클로르헥시딘액을 가지고 해당하는 농도로 희석을 해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