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들집 현관문 비밀번호
내가 사는 아파트 뒷동으로 큰 아들네가 분가하였다.
그런데 우리 집하고 비밀번호를 똑같이 해놓았다.
둘째아들 집에 갔다가 나는 가슴 따뜻한
며느리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둘째도 아파트 현관문의 비밀번호가 우리 집하고 똑 같다.
작은 아들네도 같은 번호를 쓰는지는 처음 알았다.
엄마가 오더라도 언제든 자유롭게 들어오라는 뜻이다.
지금은 통장이니 메일 주소니 워낙 외울게 많아 혼란스럽다.
과거에는 아들 집에 갖다가 며느리는 없고 비밀번호는 모르고,
헛걸음 친 경우가 많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사소한 것이
나를 그렇게 마음 든든하게 해주었을까?
우스겟소리로 요즘 아파트 이름이 어려운 영어로 되어 있는 것은
시어머니가 못 찾아오게 그렇게 했다는 말이 있다.
설마 그랬을까 만은 아주 헛말은 아닌 듯 싶다.
결혼한 아들 집에 갔다가, 가져간 김치 경비실에 맞기고
오는 게 현명한 시어머니라는 말은 누가 만들었을까?
부모가 언제 오시더라도 버선 차림으로 댓돌까지 달려 나와
두 손 잡고 환영한다는 며느리의 따뜻한 마음이리라.
Tv를 켜면, 살인 강도 불륜 사기 패륜 온갖 사건들이 많아 난 뉴스를
잘 보질 않는다. 사실 이런 보도는 일상의 1%도 안 되는 일이다.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들어도 남은 생이 턱 없이 부족하다.
세상이 그럴진대 우리 내외는 효성 지극한 아들
내외가 있어 복 많은 노인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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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 한 감동이 흐르는 내용이라 담아왔습니다
출처: 바람에 띄운 그리움 원문보기 글쓴이: 미소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