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걸 훌훌 버리고 떠나자는 ‘제주도의 밤’을 흥얼거리며 나서는 캠핑 길. 요즘 부쩍 캠핑족이 늘면서 숲으로, 강으로 사람이 모여드니 자연이 훼손될까 걱정이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사람도 행복한 캠핑 방법은 없을까? 느리지만 여유롭게, 조금 불편하지만 즐겁게 떠나는 비건식 아날로그 캠핑.
음식은 바로 조리할 수 있도록 손질해 가져간다. 과일이나 채소는 밖에서 손질하기 번거롭고 쓰레기도 처치 곤란이다. 수박이나 파인애플같이 껍질이 두꺼운 과일은 과육만 발라내고, 사과나 배같이 껍질이 얇고 시간이 지나면 갈변되는 과일은 씨와 꼭지만 제거한 후 2등분 해 보관하는 것이 좋다. 한 입 크기로 잘라가지는 말자. 작게 자를수록 갈변도 빨리 되고 과육도 푸석해진다. 쌀은 씻어서 한 번먹을 분량씩 담고, 파스타나 국수 같은 면류는 부서기거나 눅눅해지기 쉬우니 한 번 요리할 때 사용할 양씩 종이에 말은 후 밀폐용기에 넣는다.
캠핑 설거지 해결사
밀가루와 베이킹소다만 있으면 친환경 설거지 끝. 먹고 난 음식물은 시간이 지나면 산성으로 변하는데 알칼리성인 베이킹소다가 닿으면 중화되어 물로 쉽게 닦인다. 밀가루는 기름때를 흡착하는 역할을 하며 점도를 높인다. 점도가 높아지면 식기에 남은 음식물과 기름이 더 잘 달라붙어 세정력이 향상된다. 베이킹소다는 과일과 채소를 씻을 때도 유용하다. 과일 표면에 뿌린 후 살살 문지르거나, 물 1ℓ당 티스푼으로 4수저 정도 넣은 후 흔들 듯이 씻어주고 흐르는 물에 헹군다.
억새마을 ‘억새 젓가락’ 20매입 1,800원 | Walis ‘자연에서 온 종이 호일’ 20mx30cm 4,5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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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을 굳이 써야한다면, 자연과 우리에게 모두 이로운 제품을 사용하자. 일반 나무 젓가락은 환경에 치명적일 뿐만 아니라 제작과정에서 사용한 표백제와 화학약품 때문에 건강에도 해롭다. 억새로 만든 젓가락과 과일꽂이는 화약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살균하여 그냥 자르기만 한 것이다. 나무를 벌목하지 않아도 되고 사용 후에는 음식물과 섞여 가축사료와 퇴비로 만들어져도 무방하다. 폐기해도 땅속에서 쉽게 분해되어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 알루미늄 포일 대신 종이 포일을 챙기자. 중금속이 없고 불에서도 유독성분이 배출되지 않는다. 음식이 눌러 붙지 않아 기름 없이도 쉽게 조리할 수 있다.
쓰레기 처리 팁
캠핑에서 돌아올 때는 추억만 챙기지 말고 내 쓰레기도 꼭 가져오자. 즉석식품 분말스프, 건더기 봉지는 비닐 쓰레기 부피를 줄이는 데 요긴하다. 사용한 랩이나 비닐팩, 각종 포장지를 작게 접어 스프 봉지에 넣으면 음식물이 묻어 냄새나는 비닐 쓰레기를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다. 요리 후 남은 기름을 하수구에 버리면 끈적한 기름 찌꺼기가 먼지와 오염물질을 끌어들여 하수관을 막고 악취를 풍긴다. 사용한 기름은 신문지 등 넓은 종이에 부어 흡수시킨 후 접어서 집에 가져오자.
반려동물 캠핑 에티켓
가족에게는 막둥이처럼 귀엽고 예쁘기만 한 강아지.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친다면 캠핑장 문제아가 되어버린다. 애견인 예절 중 기본은 배설물 치우기. 똥만 치우고 오줌은 그냥 두는 경우가 많은데 날씨가 더운 여름에 그냥 방치하면 그 냄새에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진다. 오줌 눈 자리에는 물을 부어 냄새를 중화시키고, 흙을 덮어 오줌 자국을 최대한 지워야 한다. 또한, 강아지를 무서워 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에게 목줄 없이 돌아다니는 강아지는 모처럼 온 캠핑을 방해하는 불청객이다. 강아지가 불편해 하지 않는 선까지 줄을 짧게 잡고 다녀야 한다. 강아지 배변패드는 텐트 밖에 놓지 말자. 내 텐트 밖은 공유지이다. 요리 중 남의 집 강아지 배설물을 본다면 밥맛이 확 달아날 것이다. 배변 패드는 내 텐트 안에 두고 바로바로 치우는 것이 좋다. 또한 텐트 안에 강아
지를 혼자 남겨두지 말자. 강아지의 정신건강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강아지 우는 소리에 화난 이웃을 만나게 될 확률 99.9%다.
안락한 캠핑을 즐기게 도와준 메인 도구를 잘 관리해야 다음 캠핑에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한번 큰 맘 먹고 산 캠핑 도구가 일회용으로 무용지물 되어서는 안 된다. 먼저, 텐트는 폴리우레탄으로 방수 처리했으므로 밀폐된 공간에 오랫동안 방치하면 경화가 일어나 방수 기능이 완전히 사라진다. 또한 비에 젖은 텐트를 완전히 말리지 않고 가방에 넣으면 곰팡이 꽃이 만개할 테니 주의해야 한다. 햇볕이 좋은 날 펼쳐 놓고 말리거나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텐트 가방 지퍼를 열어 보관해야 한다. 텐트 세탁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우레탄 코팅은 산성이기 때문에 아웃도어용 약산성 세제를 사용해야 훼손을 막을 수 있다. 오염된 부분만 중성세제를 발라 부드러운 솔로 살살 닦아 주거나, 욕조에 아웃도어용 세제를 푼 후 부드럽게 밟아주고 물로 헹군 후, 그늘에서 말린다.
코펠 세척은 일반적인 설거지와 다르다. 잘못하면 코팅이 벗겨질 수 있으니 철수세미 사용은 금물! 음식 탄 자국이 남거나 눌어붙었다면 따뜻한 물에 담가 놓았다가 부드러운 수세미로 제거한다. 치약을 부드러운 천에 묻혀 살살 닦아내면 쉽게 그을음을 없앨 수 있다. 세척한 코펠은 마른행주로 닦고 습기를 완전 제거한 후 케이스에 넣어 보관한다. 이때 그릇 사이에 신문지나 키친타월을 넣으면 냄새와 습기를 제거하고 흠집도 예방하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열심히 논 당신, 쉬어라
숲에 가서 부지런히 피톤치드를 마시고, 차가운 물에 발 담그고 놀다가 교통체증 시달리며 집에 도착하니 온 몸에 피로가 주렁주렁. 이 피로를 메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기운충전은 고사하고 에너지 방전으로 무기력증만 심해진다. 봉숭아 물들일 때 명반을 넣어야 겨울까지 물이 빠지지 않듯이, 캠핑에서 얻은 에너지도 지속제가 있어야 일상까지 가져갈 수 있다. 가장 피로하면 발부터 고생이다. 여기저기 걷느라 퉁퉁 부은 발에게도 휴식을! 손을 담갔을 때 약간 뜨겁다 싶은 물에 족욕용 소금을 풀고 마사지를 해주자.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주다 보면 무겁던 발바닥이 날개를 단 듯 가뿐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피부 관리도 중요한데, 햇볕에 오랜 시간 노출된 피부는 빨갛게 익어 쓰라리다. 이 때 피부를 모른 척 하면 하얗게 껍질이 벗겨지며 성을 낸다. 뜨거운 볕에 시달린 피부에게 알로에젤을 선물해주자. 알로에젤은 피부 열을 내려주고 수분을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다. 햇볕에 덴 부분에 차가운 알로에젤을 도톰하게 발라주면 쓰라림이 한결 덜해진다. 무거운 크림이 부담될 때는 세수하고 물기가 마르기 전에 피부에 여러 번 발라 흡수시켜 주면 촉촉함을 느낄 수 있다.
AROMATICA
ORGANIC ALOE VERA GEL
300ml, 9,800원
아로마티카 알로아베라젤은 유기농으로 재배된 알로에베라가 99.5% 함유된 수분 젤이다. 얼굴은 물론, 햇볕에 그을려 따끔한 피부에 발라주면 끈적임 없이 빠르게 흡수된다. 용량도 넉넉한데 가격까지 저렴해, 캠핑 내내 가족들과 함께 써도 부담 없다. 물놀이 후에 젖은 몸을 닦고 알로에베라젤을 발라 흡수시킨 후, 자외선 차단제를 덧바르면 좋다. 장미 성분 천연 방부제를 넣어 어린이들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240g, 43,700원
여름에도 피부는 건조하다. 땀과 잦은 샤워로 유분과 수분이 달아난 피부에는 바디로션이 필요하다. 이왕이면 착한 바디로션으로. 러쉬채러티팟은 공정무역으로 얻은 신선한 코코아버터와 재료로 만든 바디로션. 제라늄과 일랑일랑이 은은한 베이비로션 냄새가 난다. 질감은 가볍고 촉감은 보드랍다. 채러티팟의 판매 수익금 전부는 국내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KARA)’에 기부한다. 채러티팟은 윤리적인 소비로 기부 문화를 확산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으며, 기부금은 학대 받는 동물 구조와 치료에 쓰인다. 내 몸과 함께 동물도 챙기는 일석이조 바디로션!
발행2013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