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렁스렁 휘이잉~~ 청명한 밤하늘에 초롱초롱 불밝히는 별빛속에 들리는것은 귀괴한 기계음소리(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소리)와 살을 에이는 강풍소리...
2008년 12월 6일 새벽 2시 30분, 대관령의 모습이였다
출발전 부터 금년겨울들어 최고의 추위, 한파 주의보, 강풍주의보가 잇달아 발효되고 당일 12월 6일의 대관령이 빼기 18도 라는 구라청의 엄포가 있었다
혼자서 가는산행이었으면 엄두를 못냈겠지만, 그래도 우린 대간을 함께 해 왔던 독수리 5형제가 아닌가,,,,서로에 대한 믿음(근거없는 믿음일지도 모르지만 ㅋㅋㅋ)속에 우린 굳어버린 얼굴을 코 마스크 깊숙이 감추고,, 들머리를 향하여 조심스런 산행의 발걸음을 디뎌본다
능경봉오름길의 결빙구간....
존재하는 만물이 혹한의 추위와 매서운 칼바람의 위용속에 한껏 몸을 숨기고, 살아 숨쉬는 것이라곤 이곳 동토(凍土)를 지나는 우리 5형제뿐,,, 산짐승도 이름모를 산새들도 모두 자취를 감추고 다소 삭막한 옷벗은 나무들만이 불어제끼는 바람에 하릴없이 몸을 맡기고 있다
초입의 결빙구간을 지나면서, 아이젠을 착용을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장갑을 벗고 아이젠을 착용한다는게 이 추위속에선 불가능,,,,, 걍 우린 그렇게 능경봉까지 치고 올랐다,,,,, 단, 강 추위속에 땀이 베어나면 영낙없이 동태가 될거라는 생각에 땀이 나지 않을정도의 산행으로,,,,,
능경봉을 넘어서면서 아이젠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될만한 구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결 수월한 산행길이 되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칼바람의 위용속에 우리의 몸들도 하나둘 얼어가는 느낌을 지울순 없었다
그래도 숲속은 바람을 온 몸으로 막아주는 나무들이 있었기에 따스한 편이었다....
능경봉 오름길, 고루포기산 오름길, 쉼터정상의 오름길은 강 추위속에서의 체력을 빼앗아 가는 다소 경사가 있는 구간이었지만, 이후는 혹한의 추위만 아니면 그런대로 수더분한 산행길이라는 느낌이다,,,, 화란봉을 지나, 들미재로 접어들고 삽당령까지의 길은 끝이다 싶으면 다시나타나는 군소 봉우리 들로인해 다소 지루하게까지 느끼는 구간 허나 이게 모두 극한의 상황속에서 고갈된 체력때문이었다,,,,
도중, 전망대에서의 조망 이외에는 칼바람의 위세에 눌려 눈을 들어 바라볼수 없었으며, 닭목령을 지나 화란봉가는길에서의 아침식사는 우리 평생에 못잊을 만찬이었지 않나 싶을 정도다,,,,,베낭속의 소주가 얼어붙고, 마호병속의 물이 얼어붙고,,,,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버너를 가지고 물을끓여 라면을 먹을수 있었다는 것,,,아마도 우린 그 시간에 따스한 라면국물을 마실수 없었다면,,,, 이후의 산행길이 너무 힘들었을거란 생각....
오후 1시 45분 삽당령으로 하산 완료
비로서 만면에 웃음꽃이 피어나는 독수리 5형제,,,,,,무탈 하산의 뿌듯함과 만족감에 우린 동안 마음속에 품었던 다소의 불안감들을 풀어놓기 시작하면서 콜밴을 불러 대관령으로 이동을 시작한다,,,, 이 시점에서 어김없이 터져나온 차 도인회장님의 가격협상력에 다시한번 우린 혀를 내 둘루고...(사전에 푸른솔님이 5만 5천원하는 비용을 5만원으로 협상완료 상태인데 다시 5천원을 할인 해서 받는다..캬아~~악 존경합니다 형님)
대관령에 도착, 준비해 왔던 찌게거리로 달콤살콤한 솔표 김치찌게를 끓여 우린 다시한번 무탈산행의 기쁨을 만끽하고 그렇게 서울로 상경 우리만의 송년파티를 거행 무사산행을 자축하였다
1. 산행일자 : 2008년 12월 5일(금) 저녁 11시 서울출발~ 12월 6일(토) 새벽 2시 30분 대관령 도착 무박 산행
2. 산행지 : 대관령~삽당령 총 27.1km
3. 코스
대관령 →능경봉 →횡계령 →고루포기산 →닭목재 →화란봉 →석두봉 →들미재 →삽당령 총 도상거리 27.1km
4. 날씨
모든 만물이 얼어붙은 강 추위속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짐....
5. 함께한 님들:독수리 5형제
차 도인님, 오음산님, 레이싱님, 푸른솔님, 알프스
6. 기타
1)산행중 산객을 1명도 만나지 못함(강 추위속에 산행을 자제 한듯...)
2)차 회장님의 선물(모자와 코 마스크)은 이번 산행을 안전하게 이끌어준 최고의 안전장비가 됨
3)체감온도 마이너스 30도의 위력을 몸소 체험하고......치를 떤 산행이었슴
4)대관령에서의 솔표 김치찌게는 얼어붙은 우리의 몸을 녹이는데 일등공신
산행전 대관령에 있는 영동고속도로 준공기념탑 앞에서 한컷을 한다(사진 좌로부터 레이싱님, 푸른솔님, 차도인님, 오음산님 찍새는 알프스) 나름대로 중무장을 한다곤 하였지만, 온몸을 휘감고 도는 칼바람의 위용앞에선 우린 힘없는 인간임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산행 초입부터 얼어붙은 결빙구간이 지속되었다,,,다행히 눈보라는 치지 않았지만, 전에 내렸던 눈들이 그대로 얼어 붙어 상당한 미끄럼을 선사했다
드디어 능경봉 정상의 오음산님....중무장을 했지만 아려오는 손가락 끝 부분의 아픔을 참아내야만 한다,,,,
능경봉을 지나 고루포기산을 향하던 도중 나타나는 행운의 돌탑앞에서
고루포기산 정상에서 차 도인님과 레이싱님 코 마스크가 답답하긴 했지만 아직 벗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여명을 밝아오고.....닭목재를 향하던 도중
세상이 온통 발그래하게 물들어 오는 여명......아~~ 생각만 해도 조금은 따스하다..아니 따스함이 몸서리치게 그리워진다
닭목령서의 푸른솔님 ..이제 산행이 반 끝났다...산방(산불방지)기간의 지킴이 들이 아직 출근을 하지 않은 시간..우린 조금은 여유를 갖을수 있게 되었다
닭목령에서 삽당령을 향한 들머리에서 차 도인회장님과 레이싱 형님
아~~ 지금 생각해도 몸서리 쳐지는 추위였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발속에서도 순간적으로 얼어붙는 현상을 뭐라 설명을 해야할지,,,,베낭에서 꺼낸 소주가 실시간으로 얼어가는 얼음의 결정체를 목도하면서,,,,,우린 더이상 할말을 잃어버렸다 버너가 순간 오작동을 일으켜 수선을 하느라 손가락 마디마디에 화상을 입고 말았다,,,가벼운 화상이지만,,,
화란봉에 도착..이젠 코 마스크를 벗어도 될 정도,,,햇볕이 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그래도 칼바람은 여전하다..
눈길 산행도 나름 운치를 더해 주었다.....이제 서서히 긴장들이 풀리기 시작한 시점...
들미재 가는도중 살포시 한컷~~
석두봉의 오음산님 석두봉 표시판이 두군데 있는데 그중 먼저 나타난 한곳이다 음 이제 칼바람이 좀 잦아 들려나???
석두봉 정상에서 바라본 멀리 대관령의 풍력발전기들
진짜 석두봉 정상의 레이싱님 ...이곳에서 우린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조망을 즐겨 보기도 했다
들미재를 지나서 삽당령가는길에 다소 운치있는 산행길이다~~~이제 강 추위의 공포로 부터 서서히 해방되어 가는 느낌이다,,,,,바람도 서서히 잦아들고 따스한 햇볕이 우릴 포근하게 감싸주고 있다,,,,
아~~ 총 연장 27.1km의 혹한속 산행,,,길게만 느껴졌던 산행이 이곳에서 일단 마무리를 한다,,,삽당령 도착 새벽 2시 55분 산행시작 13시 45분 하산완료...10시간이 넘는 혹한속 산행이었다,,,,
구 삽당령석에서 차 도인 회장님
귀괴한 소음을 내며 한껏 칼바람의 전령사 역활을 했던 바로 그 풍력발전기의 모습이다,,,대관령 주차장에 세워져 있다,,,새벽에 사진을 찍었는데 너무 어두워 나오질 않아 대관령으로 차를 회수하기 위해 돌아와 한컷....
이렇게, 우리의 혹한산행은 무탈하게 마무리 되었다
올 겨울 초고의 추위, 강풍주의보 등의 시련도 대간의 품에 뛰어들어 대간의 일부가 되고자 하는 독수리 5형제의 날개짓을 멈춰세울순 없었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면서, 우린 또 한구간이 대간속에 뛰어 들었다,,,,,,,하산후의 안도감과 성취감에 우린 한껏 부푼 기분을 만끽하며 그렇게 즐거운 산행을 마누리 하였다,,,,다음 구간을 뛸 생각들을 하면서.....
-알프스-
첫댓글 역시 우리의 대단한 독수리 오형제님들~~~대단해요 알프스님 산행기 잘읽었습니다 안가도 간것처럼 생생후기 잘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함께 했더라면????
우와~~ 미치겠다...
돌아삔다~~~ 돌아삔다~~
정말 대단한 역전의 용사들입니다, 이제는 무서운 산행은 자제합시다, 그러나 우리는 포기 할 수는 없지요.
결코 포기할수 없는 길 그길이 바로 대간길인듯 합니다
멋져부러~~~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사진도 잘 보았네요. 가는겨~~ 걍~~
엤~서~~ 걍 가는겁니다 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