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시아=조선 연구에서 항상 커다란 의문을 하게 되는 것에는 문자가 있다. 그 문자에는 "한문"이 있고, "한글"이 있다. 물론 민족과 지역에 다라 따로 문자와 말이 있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에게 늘 익숙해 있는 문자에 "한자" "한문"이 있다.
조선의 옛 문헌에는 거의 한문으로 되어 있고, 한글로 된 것은 극소수이다. 우선 <고려사>가 그렇고, <조선왕조실록>이 그렇다. 한글로써는 단 하나도 읽어낼 수 없다. 무슨 뜻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조선에는 글과 말을 따로 하였다. <조선부>에 "朝鮮 ...有二樣讀書"라고 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중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글자 한자가 그들의 문자가 아님을 밝혀보자.
한자에는 사성(四聲)의 운(韻)이 있다. 평성, 상성, 거성, 입성이 그것이다. 여기서 평성에는 상평이 있고, 하평이 있다. 그러고 보면 사성이 아니라, 오성(五聲)이 된다.
바로 이 사성 때문에 중국어인지 조선어인지가 밝혀질 수 있는 좋은 단서가 된다.
한자에 분명 사성이 있다고 했고, 거기에 입성(入聲)이 있다. 그런데 현재 중국어에는 그들오 사성(四聲)이 있다고 했으면서도 1성, 2성, 3성, 4성으로 말을 바꾸었으며, 여기에 4성이 입성과 같아야 하지만, 결코 동일하지 않다. 지금의 중국어에는 입성 자체가 없다. 그 소리내는 자체가 다르다.
그렇게 다른 한 가지 례를 보기로 하자. 아주 쉬운, 그리고 그 중국의 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강희자전>에 나오는 맨 첫자를 보자. 물론 우리들이 늘 쓰는 <옥편>에도 맨 첫 글자로 나온다.
바로 "一"이다.
<강희자전>에서 그 발음법을 찾아보자.
<唐韻><韻會> 於悉切
<集韻><正韻> 益悉切 音倚入聲 [倚자가 원문에는 삼수변+ 개견변+奇]
<韻補> 於利切 音懿 弦鷄切 音兮
<한어대사전>에서 "一"의 소리법을 보자.
yi <廣韻> 於悉切 入質
<대한화사전>에서 "一"의 소리법을 보자.
<集韻> 益悉切 質
<동아 새 한한사전>에서 "一"의 소리법을 보자.
한 일 眞
여기서 반절 於悉切과 益悉切은 그 소리가 [일]이다. 그런데 <集韻><正韻>에서 특별히 "倚", 즉 [의][이]로 소리난다고 했다. 그렇다면 "悉"의 소리에 [실]이 아닌 [시]의 소리가 있는가를 증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韻補>에는 반절로 於利切, 즉 [이]라고 소리난다고 했고, 또 弦鷄切, 즉 [혜]라고 소리난다고도 했다. 그러고 보면 "一" 하나에 [일][의][이][혜]의 소리가 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悉"이 [시]의 소리가 나는가 하는 문제이다.
우선 <한어대사전><대한화사전>에서는 운자(韻字)에 입성의 "質"이라고 했다. 이것은 받침이 우리의 [ㄹ]과 같은 소리가 들어 있음을 표시한 것이다.
그런데 <동아 새 한한사전>에서 운자 표시로 유독 "眞"자를 쓴 것은 상평의 15번째에 해당되는 데, 잘못된 표시라고 본다.
이제 "悉"자를 찾아보자.
<강희자전>에 <廣韻><集韻><韻會><正韻> 息七切 音膝
<한어대사전> xi <廣韻> 息七切 入質
<동아 새한한사전> 다 실 質
여기서 보면 한결같이 "悉"은 반절법으로 "息七切", 즉 [실]로 소리낸다고 했으며, 모두 입성의 "質"에 해당한다고 했다. 받침 [ㄹ]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현재 중국어에는 다르다. 그렇다면 입성이 아니라는 말일까?
다시 "七"자를 보자.
<강희자전>: <唐韻> 親吉切, <集韻><韻會><正韻> 戚悉切 音漆 通作柒
<동아 새한한사전> 일곱 칠 質
이 "七"자의 소리는 반절로 "親吉切 戚悉切", 즉 [칠]이다. 물론 입성의 '質"이라고 했으니, 받침 [ㄹ]이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또 다른 글자의 소리 "吉"이 있다. <강희자전>의 것만 보자.
<唐韻> 居質切, <集韻><韻會><正韻> 激疾切 音拮, 또 <集韻><韻會> 其吉切.
이 "吉"자의 소리가 "居質切 激疾切 其吉切", 즉 [길]이다. 여기에 또 새롭게 나타난 글자에 "質"이다. 이 소리를 <강희자전>에서 보자.
<唐韻> 之日切, <集韻><正韻> 職日切 音桎, 또 <廣韻><集韻><韻會> 陟利切 音致, 또 <集韻> 脂利切 贄亦作質
여기서의 "質"의 소리는 "之日切 職日切", 즉 [질]이다. 그런데 다른 소리로 "陟利切", [치]로, 또 하나는 "脂利切"로서 [지][질]의 두 가지로 난다고 했다. 아마도 후자의 홀소리 [이] 소리가 나는 것은 뒷날에 끼워넣은 것이 아닌가도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은 일단 입성이 아니다. 입성에는 [질]이다.
그리고 "日"자도 <강희자전>에서 보면, "人質切, 入質切"이라 하여 [일]로 소리나며, "而至切"이라 하여 [이]로도 소리난다고 했다.
역시 입성과 입성이 아닌 것이 구분이 된다.
다시 말해서 "一"을 소리내는 것을 보면, 한자의 첫소리 이외의 소리에서 "悉, 七, 吉, 質, 日"의 다섯 자가 나오는데, 이것은 입성일 경우에는 소리가 받침이 있어 "一"을 [일]로 읽어야 하며, 평성으로 읽으면 [이]라고 읽는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현재 중국어소리로 "一"을 [yi][이]라고 읽는 것은 입성이 아니고, 평성, 즉 1성으로 소리낸다는 말이다. 원칙은 입성이다.
그렇다면 입성(入聲)은 어떻게 소리내는가?
入聲 短促急收藏
[입성은 짧고 급하게 끝이 닫히어 소리가 감추어버리는 나오지 않는다.]
즉 입성은 우리 말에서 받침이 있는 한자말이다. "받침 ㄱ, ㅂ, ㄹ"의 경우가 그렇다, 각(角...), 갑(甲...), 압(鴨...), 일(一...) 등이다.
현재 중국어의 소리에는 하나도 "입성(入聲)이 없다. 이 입성의 글자를 때에 따라 1성, 2성, 3성, 4성으로 나누어 소리내고 있다. 이런 현상을 두고 한자가 지금 중국대륙의 중국어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일본이나, 베트남이나, 물론 한국은 말할 것도 없지만, 입성 발음을 하고 있다. 일본어는 아예 그 흔적으로 받침이 하나의 닿소리 홀소리까지 말하고 있다. 國을 중국어론 [꿔]라고 일본어론 [고꾸]라고 한다.
이 國자가 입성으로 받침 [ㄱ]이 있다. 현재 중국어에는 없다. 한자가 그들의 글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선의 글에는 반드시 "사성"으로 표시하고, 그가운데 "입성"을 정확히 했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는 꼭 그렇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