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이라 그런지 훼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좀 있으면 범종 소리도 들릴 것입니다.
온수가 며칠째 안 나와서 관리실에 들려오려다, 전화 받느라고 깜박했는데
들어와 보니 콸콸 나오네요. 어찌나 반갑던지 퇴근하자마자 온수 목욕을 했습니다.
‘미개인과 문명인의 차이는 샤워에 있다’에 이 기분 담아 한 표를 던집니다.
-
오랜 홀앗이 생활과 최근회사와의 진흙탕싸움으로 제 시야가 형편없이 좁아
졌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워워. 점심시간 산책길에 비봉 산을 올랐고 인 서울을
하면 거처를 어디에 둘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문득 첫 사랑이 떠올랐습니다.
이 세상에 딸내미를 사랑하지 않은 아비는 없을 것이지만 만약 우리 공주들이
-
지금 아빠가 필요하지 않다면 어쩔 것인가? 저는 20대에 부모를 생각한 적이
없고 오직 나만 생각했고, 여자생각만 했던 것 같습니다. 후, 그렇다면 제가
우리 아이들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집착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 했습니다. 집착이 분명하다면 이쯤해서 내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
-
이혼 후 만3년을 근신했으니 솔직히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기도 합니다.
제가 재혼을 한다면 누구랑 할까 생각해보니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그녀였습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통화하고 싶어요(나)” 바로 전화가 걸려왔고
그녀는 목소리는 친절했고 따뜻했습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있다나 봐요.
-
아직도 비주얼을 포기 하지 않았나보다고 농을 건넸더니 수줍어합니다.
전화해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오후에 통화를 부탁했어요. 그동안 그녀가
혼자서 버텨야 했을 메기톤급 비보를 듣고 저도 적잖이 놀랐습니다. 그때도,
이번에도 아무런 위로와 해택도 건네주지 못해 미안했고요. 찐 사과.
-
그냥 ‘힘들었겠다고’ 말해주고 끊었어야 했는데 제가 상황파악을 못하고
고민을 말해버렸어요. 급 냉소 띤 말투가 무서워 마무리도 못하고 전화를
끊을 수밖에 없었어요. 또 혼난 거 맞지요? 김 0석, 너 완전 감을 잃었구나.
누구든 사람은 변합니다. 저부터 3년 전과 오늘의 생각은 다르니까요.
정중히 사과를 전합니다. “미안해요. 제가 이렇게 생겨 먹었어요.”
-
유나의 거리 47회입니다. 다세대주택 사람들이 저마다 이별을 바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엄마를 찾은 유나가 다세대 주택을 떠날 준비 중이고, 도끼 형님이
치매로 요양원에 들어가야 할 처지가 됐는데 창만마저 직장을 잃었으니 그 역시
이곳을 떠나게 생겼습니다. 상 남자 창만은 이별도 멋진 것 같아요. 우리가 아는
-
것처럼 어제 다 영이 백기를 들었잖아요. 이 일로 다 영의 부친인 맘보에게 얻어
맞고도 “맘보의 마음을 다 이해한다고” 합니다. 보일러가 고장이 났는데 지가
한 게 있으니 맘보는 창만을 부를 수가 없습니다. 잔 머리꾼 맘보가 아들 동민을
불려 창만에게 보냅니다. “아저씨 보일러가 고장 났어요(동)” “나는 이미 서운한
-
간정 털어냈다. 새 사람 구할 때까지 봐줄 거니가 아버지한테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줘라(창)“ ”오빠 죄송해요. 내가 오빠를 쫓아낸 것 같아요(다)“ 이별에도 수준이
있는데 제가 부끄럽네요. 동민이 유치를 뽑는데 온 식구들이 다 모였습니다. 저도
우리 공주들 이를 제가 다 뽑았어요. “까치야, 까치야 헌 이 줄게 새 이 다오“
-
찬스를 잡은 개 팔이 매형에게 솔직한 심정을 말하겠답니다. “저도 기회를 한 번
주세요?(개)” ‘미선이 유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카페는 같이 안 하겠답니다.
“괜히 내가 네게 빈대 붙는 것 같고 미안해. 이랬다저랬다 해서(미) “ 아무래도
저도 미선을 벤치마킹 해야겠습니다. 딸내미와 사는 건 제 욕심인 것 같아요.
-
미선이 돈 들어왔다고 기뻐합니다. ”근데 걔는 어떻게 그렇게 돈을 잘 받아 내냐
(미)“ “누나! 어디 아파요? 창만이 한태 너무 미련 갖지 마세요(개) ”저는 경험
상으로 누나가 끼어들어서 잘된 적이 한 번도 없어요(개) “ 창만 없는 콜라텍이
나간 집 같은 건 내 마음이 허해서 그럴 것입니다. 짤짤이 스텝 밟는 밴댕이를
-
맘보가 콜을 합니다. ”너 도끼 형님한테 관심이 있긴 하냐? 네가 먼지냐 나한테
묻혀가게 어디 가서 건달이라고 하지 마 인마(맘)“ ”형님은 지금도 우리 문간방에
갇혀 계시는데 너는 춤이 춰지냐? 똑바로 살아 인마(맘)“ 이래저래 속상합니다.
창만이 황 여사를 만났어요. “아파트도 싫다 차도 싫다 왜 그러는지 아세요?(엄)”
-
“무슨 말 못할 기업 비밀이라도 있으세요?(창)” “그런 건 없지만 내 전 남편은
전과 17범 이었어요, 춘옥이가 3범이었고요, 이 보다 더 큰 약점이 어디 있겠어요?(엄)“
“그건 약점이 아니라 아픈 과거죠. 제가 보기엔 사모님은 잘못 한 게 하나도 없어요.
언론에 약점 잡힐 것도 없고요. 저 같으면 남이 어떻게 보든 상관 안 하겠습니다(창).“
-
“언론에서 내가 전직 소매치기였다고 헛소문을 퍼트리고 있어요. 그걸 무슨 수로
당해요?(엄)” “소매치기 하신 적 없잖아요? 그럼 퍼트리라고 하세요. 내가 진실하고
정직한데 두려울 게 뭐가 있어요. 쓰레기 언론이랑 싸운다는 생각 말고 내 양심의
무게를 달아본다고 생각하세요. 그래서 내 양심이 떳떳하면 난 어디 가도 떳떳한
-
거잖아요. 누가 뭐래도(창)“ 춘옥 이한테도 양심의 무게를 달아봐라 이런 얘기
한적 있어요?(엄)“ 부품 사러가는 창만을 데려다주면서 황 여사는 춘옥이랑 어떻게
만났냐고 물어봅니다. “소매치긴 줄 알고 나서 정떨어지지 않았어요?(엄)“ ”정
떨어지기보다는 안타까웠습니다(창)“
-
“창만아, 나 요양원 안 간다. 요양원 싫어?(도)” 선친께서도 요양원 생활 4년을
하셨는데 처음에 들어가기 싫으셨을 텐데 군소리 않고 가신 것은 당신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걸 아셨기 때문입니다. 후, 아버지 보고 싶습니다.
“창만 씨 엄마가 창만 씨 참 좋은 사람 같다고 하셨어. 아무튼 우리 엄마한테
-
좋은 모습 보여줘서 고마워 덕분에 내 얼굴이 많이 섰어(유)“
영미, 엄마, 새 아빠가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 친구가 좋은 말
해줬네(아)“ 분위기가 새 희망을 비추게 합니다. ”걔는 누가 잘났다고 할까봐 이
시간에 보일러실에 들어가 있어(걔)“ 개 팔이 이 맨트로 누나에게 벌 밤 한 대를
-
쳐 맞았으니 맞아도 쌉니다. 미선이 돈 받아줬다고 한 턱 쏘는 감자탕 집에 남수까지
합세했습니다. 운전 때문에 술을 거절하는 남수가 변한 건 같기는 합니다.
“사장님 너무 걱정 마십시오(창)” “창만아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용서해주라.
창만아 고마웠다 그동안(맘)”
-
개 팔이 칠복에게 프로포스 레슨을 받고 실습차 미선을 찾아갓습니다.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잠깐이면 됩니다(개)” “무슨 안 좋은 일 있어요?(미)”
"아니요 좋은 일만 있었어요. 먼저는 미선 씨가 집을 나가지 않고 남는다는 게 너무
기뻤고요, 저 지배인으로 진급했습니다. “미선 씨 너무 아름답습니다. 잠깐만 일어나
-
주세요. 미선 씨, 사랑합니다. 내 인생 다 받쳐서 사랑합니다(개)“ 한 대 더 맞을래요?
아무래도 개 팔이 무리하게 고백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개 팔아 힘내!
맘보가 요양원에 다녀온 후 돌아가는 길에 울기 시작하면서 집에 와서까지 울음을
-
그칠 줄 모릅니다. “도끼 형님, 죄송합니다. 제가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입니다”
집 마당에서 도끼 영감님이 라스트 콘서트를 합니다. 영감님은 완전 가수입니다.
오늘따라 컨디션이 좋은 것 같네요. ‘그리운 얼굴‘이 이렇게 슬픈 곡 인줄 몰랐습니다.
-
별들이 하나 둘 살아나듯이
보얗게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
눈감으면 고향이 눈뜨면 타향
구름이 하늘에서 서로 만나듯
강물도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우리도 고향길에 서로 만나서
조용히 고향노래 서로 불러요
별들이 하나 둘 살아나듯이
보얗게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
눈감으면 고향이 눈뜨면 타향
별들이 하나 둘 살아나듯이
보얗게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
눈감으면 고향이 눈뜨면 타향
구름이 하늘에서 서로 만나듯
강물도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우리도 고향길에 서로 만나서
조용히 고향노래 서로 불러요
별들이 하나 둘 살아나듯이
보얗게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
눈감으면 고향이 눈뜨면 타향.
2021.1.13.wed.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