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 - [호텔 자이언트]
심시티+인터스트리 자이언트+심타워=
90년대 중반에 아주 인기 있었던 게임중에서 심타워라는 게임이 있었다. 매층마다 시설물을 짓고 자금을 운영하는 묘미, 그리고 하늘 끝까지 닿을듯한 바벨탑이 된 그 모습에 몇 날 몇 일을 밤을 새면서 했던 적이 있다.
이 게임은 그러한 심타워와 심시티, 국내에는 발매되지 않았지만 인더스트리 자이언트 등의 게임을 결합한 형태라고 보면 된다.
[자신이 만드는 호텔 외관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것 이외에 특별한 기능은 없다]
호텔 경영의 기본 원리
게이머는 자신만의 호텔을 경영하면서 손님을 최대한 끌어들이고 돈을 남기는 장사를 하면 된다. 물론 이런 말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도 그렇지만 돈을 남기기 위해 즉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손님 구미를 최대한 맟추고 브랜드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소비를 최대한 끌어올려야만 한다.
소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호텔 자이언트에서 해야 할 가장 최고의 방법은 바로 고객 감동 서비스를 최대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호텔의 브랜드 전략을 명확히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잔기술을 발휘한다면 이 게임은 그리 어려움 게임이 못 된다.
[호텔 개업 후 첫번째 수상. 호텔의 수상 경력을 최대한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해야 한다]
우선 고객 감동 서비스에 관해 말해보자.
호텔이니 만큼 객실의 기자재를 적어도 중급 이상으로 갖추고 호텔 종업원의 자질을 높여줘야 한다. 물론 처음 시작할 때 자금의 압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자재를 다 갖출 수는 없지만 적어도 여관급이 아닌 이상 호텔 다운 시설물들을 만들어줘야 한다. 물론 러브호텔이라는 개념 때문에 혼동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를 위해서 호텔에 오게 끔 시설물을 최대한 사용자 편의 위주로 설치해야만 한다. 또 이른 바 호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레스토랑, 바, 헬스 시설, 사우나, 수영 시설 등을 적절히 지어주어야 한다. 물론 처음부터 무지막지 하게 짓는다면 금방 파산할 테니 자금 사정을 봐가면서 적절한 배치가 필요하다.
[손님들을 더블 클릭하면 손님들의 숙박 일정부터 불만과 요구사항 등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브랜드 전략이다. 어떤 사업이든 마찬가지이지만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 문어발식 주먹구구식 사업은 절망의 지름길이다. 호텔도 자신의 호텔만의 특징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편한 객실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 레스토랑의 음식이 가장 맛있는 호텔, 위락시설이 가장 좋은 호텔, 비즈니스를 위한 호텔 등 자신만의 호텔 브랜드를 생각하고 호텔을 건설하는 것이 좋다.
행여 호텔이 뭔지 모르겠다는 게이머라면 근처 대형 호텔을 한번 가보는 것도 좋다. 돈이 없다면 물론 1층부터 뭘 짓는지를 참고해 보면 좋다.
이 정도 기본적인 개념만 확고하다면 이 게임은 그리 어려운 게임은 아닐 것이다. 다만 게임 진행에 필요한 몇 가지 팁을 제공한다면 다음과 같다.
[오락실은 호텔 투숙객들에게 지루함을 없애주는 좋은 시설물]
우선 게이머가 시설물을 짓는데 가장 우선시 해야 할 점은 문의 위치이다. 보통 문을 가장 나중에 만드는 게이머들이 있는데 이럴 경우 좁은 공간에서 이것저것 배치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문은 원하는 위치에 배치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고 말 것이다. 따라서 손님들이 움직이는 동선을 가장 기본적으로 자신이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문을 배치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도 후미진 곳에 보이지 않게 두고서 손님이 많이 찾을 것이라고 꿈꾸지 말길 바란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처음 다른 경쟁적인 호텔과의 불리한 위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광고와 홍보 전략을 잘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TV와 라디오, 잡지, 이메일 등 제공되는 광고, 홍보에 호텔이 자랑하는 컨셉을 최대한 노출시켜 고객이 자꾸 찾아와야 한다. 그래서 초기에는 다소 비용의 부담이 들지만 광고 홍보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적어도 계절에 한번씩은 광고 홍보 전략을 구사해 보자.
또한 광고 홍보 전략과 함께 패키지 상품을 적절히 구사해야 한다. 열심히 자신만의 호텔 시설물들을 지어보지만 정작 손님이 없다면 그것만큼 사람 힘을 빼는 일도 없다. 이를 위해 다양한 패키지를 만들어 손님이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저가형부터 고급형까지 다양한 패키지를 만들고 처음에는 할인쿠폰 등으로 유혹할 수 있는 패키지를 제작해 손님을 끌어오는 것도 좋다. 물론 패키지 상품은 일반 소비자가보다는 적절하게 책정해야 하는데 전체가의 80~90% 수준이면 적당할 것이다.
[수영장의 한 쌍의 남녀. 잠수 외에는 할 줄 모르는가?]
그리고 구전효과(Mouth to mouth)처럼 적은 비용에 최대한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마케팅 방법도 없다. 이를 적절히 사용하는 방법이 치트이다. 손님을 클릭한 후 치트 사용을 볼 수 있는데 고객이 현재 게이머의 호텔에서 필요한 것을 이것저것 해보게 해서 효과를 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치트 카드는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 100,000원이 들기 때문에 자금 상황을 고려해서 사용해야 한다. 정말 경영상의 위기의 순간에 사용해야지 마구잡이로 사용했다가는 금새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만다.
그 외의 요소들은 매뉴얼에도 제법 사용자를 위한 도움말들이 존재하니 매뉴얼을 읽어가면서 진행해 볼 것을 권한다.
[호텔 정보키를 활용해 고객의 불만이나 호텔 상황을 수시로 점검해 보아야 한다]
이걸 관광경영학과 교재로 쓰라고?
전체적인 게임 방법에 대해선 이만 논하고 게임에 대해 언급해보자. 필자가 이 게임을 처음 접할 때 느낌은 ‘뭐 이딴 게임이 다 있어’였다. 그리고 1주일 넘게 이 게임을 내내 플레이하면서 느낌은 ‘처음 느낌 그대로’이다.
물론 다소 오해가 풀린 부분도 있지만 정말 EA사의 심즈와 비교해 볼 때 너무 떨어지는 그래픽은 필자의 첫인상을 망치고 말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곳 저곳 옵션을 뒤적여 봤지만 줌 인/아웃(Zoom In/Out) 기능을 제외하고 해상도를 좋게 보는 방법은 전혀 없다. 이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지포스 4급이나 ATI 상위계열은 전혀 의미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저사양에서 돌아간다는 것은 아니다. 펜티엄 4급은 되야 원활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그래픽과 스펙 지원면에서 호텔 자이언트는 정말 자이언트급이다.
사운드 역시 평이하다. 물론 호텔에서 나오는 음악이 늘 클래식에 평이하지만 여기서 나오는 음악 역시 그리 특별한 것이 없으며 SFX효과 역시 별반 없다.
[호텔 여행 패키지 구성. 패키지를 잘 구성하면 고객을 유치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물론 그래픽 사운드가 이렇다고 해서 게임만 재미있으면 된다. 사실 심즈 역시 그래픽과 사운드가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다. 물론 호텔 자이언트를 해본 후 역시 심즈라고 외쳤지만 말이다.
게임의 전반적인 느낌은 그래픽과 사운드에 비해선 괜찮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인터페이스 면에서 상당한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마우스 좌우 버튼 사용이 게임상에서 요구되는데 건물의 360도 회전 등에서 마우스의 감도를 게임이 제대로 받아주질 못한다. 특히 가장 애 먹는 것중 하나는 각 시설공간마다 게이머가 만들어야 하는데 이 점이 처음 게임 진행할 때는 상당히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시설 공간을 만들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매우 수월하게 진행되는 편이다.
그리고 약간의 쿼터뷰 형태 역시 시설물 설치할 때 상당히 불편한 편이다. 또한 시설물 수정 역시 쉽지 않아 잘못 시설물이 만들어져 시설물을 수정할 때는 굉장히 불편하다.
[호텔 로비 전경. 그래픽을 썰렁하다.]
반쪽짜리 한글화
필자가 꼭 하나 지적하고 싶은 점은 한글화 부분이다. 한글의 번역은 전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로 깔끔하게 번역했다. 필자가 올해 가장 기대했던 네버윈터 나이츠가 안겨줬던 최악의 실망감과 달리 호텔 자이언트와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는 올해의 번역상을 주고 싶을 정도로 깔끔하게 번역되어 있다. 하지만 호텔 이름 등을 짓는 데나 한글을 입력하고 싶은 부분이 생기는 곳에서 전혀 한글 입력이 지원 안되는 점에서는 반쪽자리 한글화라고 생각된다. 물론 음성 한글화 같은 것을 한글화하는 김에 같이 해줬으면 하지만 그것은 욕심이라고 쳐도 입력조차 안된다는 점은 게이머에게 보다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제공한다. 만약 개발사나 공급사측에서 이에 대해 명확한 해결 방안을 가지고 있었으면 한다. 또 하나 캠페인 모드 역시 일반 게임들에 비해서 상당히 적은 편인데 좀 더 다양한 캠페인 모드가 제공되었으면 하며 아울러 가능하다면 국내 호텔 캠페인도 넣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세계 호텔 경쟁사의 위치를 파악하게 해주는 월드 맵. 파악한 후 할 일은 별로 없다]
인내심에 익숙한 게이머를 위한 게임
이런 기본적인 것들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처음 호텔 자이언트를 접하는 게이머라면 익숙하지 않아 상당히 고전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 게임이 게임으로서 전혀 가치가 없는 게임인가?라는 대답은 “꼬옥 그런 것은 아니다”이다.
호텔 자이언트는 다른 여타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보다도 더 게임에 대한 인내심과 익숙함을 요구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이러한 익숙함과 인내심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그 다음부터는 재미있는 요소가 많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처음에는 귀찮게만 느껴졌던 모든 일들이 이제는 재미있는 요소로 자리를 잡게 된다. 귀찮게만 생각했던 시설 공간 배치도 어느덧 각 시설 공간마다 게이머가 원하는 배치를 진행할 수 있으며 언제 전체 건물을 다 디자인하지 하며 한숨 쉬었던 일들이 배치 저장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 각 층마다 자신이 원하는 시설을 배치해 보면서 희열을 만끽할 수도 있다(물론 각 시설물에 대한 배치도는 반드시 저장해놓기를 바란다. 나중에 다른 캠페인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그 밖에도 프런트 직원부터 마사지 직원들까지 호텔 직원들에 대한 교육, 복장 등 배치하는 재미나 고객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면 호텔 자이언트도 상당히 재미있는 구석이 있는 게임이구나 하는 느낌을 가지게 될 것이다.
[호텔의 재무 지표 차트. 엑셀로 만들어도 이보다 더 잘 만들 텐데…]
그러나 이러한 호텔 자이언트만의 재미가 이런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에 매니악한 게이머가 아니라면 대체로 처음 접하는 인상이 게임의 구매와 진행의 동기를 마련할 것이다. 물론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매니아들은 비행 시뮬레이션 매니아 다음으로 인내심을 갖춘 게이머이지만 그렇더라도 처음이 지겹게 느껴진다. 특히 그냥 단순호기심으로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이머라면 구매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까운 용돈이 생각날 것이기 때문이다.
[명예의 전당에 오르다. 그리고 그것이 끝이다. 오락실에 자기 이름을 남기면 남이라도 보지만 말이다]
http://www.gameshot.net/webzine/article_read.php?class=PC&svc_cd=REVIEW&ac_seq=AA00054086&svc_name=게임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