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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성효 기자kimsh@kookje.co.kr |
- 병원·백화점 등 곳곳 누비며 시민들에 행복 바이러스 전파
- 저변 확대 후진양성 구슬땀
- '웃음 경영 CEO과정'도 준비
일소일소(一笑一少)라 했던가. 선한 인상의 호남형에 깨끗한 피부로 미뤄 볼 때 많아 봐야 40대 초반으로 짐작했다. 아뿔사! 지천명을 코앞에 둔 49세란다. '웃으면 복이 와요'보다 '웃으면 젊어진다'가 더 적합한 것 같다.
최근 부산서 처음으로 웃음연구소를 설립한 조상영 대표. 그의 포부는 야심찼다. "부산사람들의 웃음은 전적으로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그는 부산 전역을 누비며 웃음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 부경대 평생교육원, 남구문화원, 사상구청, 장전동 NC백화점, 롯데백화점 센텀점, 신라대 평생교육원, 부산은행 등등. 아마 가정의 달 5월, 부산서 가장 바쁜 인물 중의 한 명일 것이다.
조 대표는 "웃음 또한 서울공화국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부산발 웃음을 개척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묘한 정서 차이 때문이란다. 해서, 웃음의 저변화를 위해 후진양성을 지상 과제로 삼고 웃음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는 최근 웃음 바이러스가 널리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수강생들이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웃음을 전파해 '청소년 웃음봉사단'이 자발적으로 결성됐다. 유치원생부터 고교생까지 구성된 이들은 매월 주말 한 차례씩 공원이나 지하철역 등지에서 '웃으며 인사합시다'라 적힌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시민들에게 활짝 웃으며 다가가고 있다. 그의 수강생들이 모여 만든 웃음산악회 역시 정기적으로 산에 오르면서 만나는 산꾼들에게 웃음을 홍보하고 있다.
조 대표는 "웃음이야말로 최고의 보약이며 건강을 지켜주는 파수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방암 전문병원인 동래구 낙민동의 마더즈병원의 예를 들었다. "첫 강의 때 8명이 왔어요. 수개월이 지난 지금은 140명으로 늘었어요. 80%가 환자입니다. 병원 측에서도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웃음 강의 후 환자들의 상태가 좋아졌다고 해요." 웃음이 암세포를 잡아먹는 NK세포를 증가시킨다는 것이 연구실뿐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맞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는 "웃음에도 법칙이 있다"고 강조했다. ▷크게 웃어라 ▷(15초 이상)길게 웃어라 ▷온몸으로 웃어라 ▷모여서 함께 웃어라가 그것이다. 이래야만 올바르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웃음을 퍼뜨리기 위한 원칙도 제시했다. '끊임없이 수집하고, (자주)사용하고, 반복하고, 장소에 따라 하라'는 '수·사·반·장'이라는 네 가지 원칙이 그것이다.
한때 수십억대의 돈을 굴리는 사업가였지만 IMF 때 일순간 부도를 맞은 그는 '웃음만이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평소 지론을 실천하며 제2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처음엔 자료 수집을 하면서 전국 유명 웃음강의는 모두 들었어요. 지금도 매일 밤 11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홀로 책과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모으며 웃음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민들은 조만간 부자(父子) 웃음박사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수학 전공의 첫째가 최근 제대 후 아버지의 뒤를 잇겠다며 레크리에이션과 웃음치료를 본격 배울 수 있는 사회체육과로 전과를 했기 때문이다. 반대는 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그는 활짝 웃으며 기뻤다고 했다.
조 대표는 최근 '웃음경영 CEO과정'을 준비 중이다. 웃음을 보다 더 널리 퍼뜨리기 위한 일환이다. "기업대표들이 웃어야 직원들과 그 자녀들이 웃겠지요. 생산성은 웃음과 비례해 높아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