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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을에 아주 좋은 목초지가 있었다. 그 마을에는 10가구가 있었고 목초지에서 양을 키우며 생계를 유지했다. 각 집에서는 10마리의 양을 키웠으며 그 목초지는 양 100마리를 키우기에 적당한 크기였다. 어느 날 한 집에서 남들 모르게 양을 한 마리 더 키웠다. 그 집은 한 마리의 양을 더 키움으로써 더 많은 소득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 좋은 목초지가 완전히 황폐화되어버려 마을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사라진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목초지가 황폐화된 이유를 조사하였고 그 결과 집집마다 남들 모르게 양을 한두 마리 더 키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결과 양들이 풀뿌리까지 먹어버렸고 목초지는 황폐화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던 것이다. |
<문제 2> [나]와 [다]는 인간 개인의 본성에 대한 글이다. [나]의 입장에서 [다]의 논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시오. (15점)
<문제 3> [라]와 [마]에서 개인의 가치를 바라보는 시각의 공통점을 설명하시오. (20점)
<문제 4> [바]와 다른 제시문들과의 논리적 연관성을 토대로 개인과 사회의 올바른 관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25점)
<문제 5> 식중독균은 종류에 따라 세포분열을 통해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생존시간’의 차이를 나타낸다. 식중독균이 가지고 있는 증식에 관한 특성을 잘 파악하여, 증식된 세균의 양을 정확히 추정하는 것은 식품의 유통기한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다음 자료는 식품 유통환경에서 두 종류의 식중독균에 관한 특성을 조사한 것이다.
● 식중독균은 신생균과 성숙균으로 분류된다. ● A균은 신생균과 성숙균으로 분류되는데, 1시간마다 세포분열을 하여 신생균과 성숙균 모두 새로운 신생균을 만들고, 그 직후에 신생균은 성숙균으로 성장하고 기존 성숙균은 사멸한다. ● B균의 개체 수는 2시간마다 2배로 늘어난다. 일단 만들어진 개체는 주어진 환경 하에서는 사멸하지 않는다.
(1) 초기에 A균의 신생균 개체 수가 1이고 성숙균 개체 수가 0이어서 총 개체 수가 1로 주어진 경우, A균의 개체 증가 특성을 고려하여 개체수가 20 이상으로 증가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예측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15점)
(2) A균만을 포함한 식품 a와, 그에 대해 3배 많은 개체 수의 B균만을 포함한 식품 b가 있다. 식품관리책임자로서 A균과 B균이 나타내는 상대적 증식 속도를 고려하여, 시간 경과에 따른 두 식품의 식중독 유발 가능성에 대해 논하시오. (식중독 유발 가능성은 식중독균의 종류와는 무관하고, 식중독균의 개체 수에 따라 증가하는 속성을 갖는다.) (15점)
[출제의도]
2009년 이화여대 논술고사 예비문제 ‘언어영역’에 출제된 제시문은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글들이다. 흔히 이러한 내용의 문제는 개인의 유전적 본성과 자율적 의지의 대립 문제이거나, 혹은 사회와의 화합 및 갈등의 문제를 다루면서 서로 분리되어 정형화된 채 출제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본 논술고사에서는 이 두 문제를 혼합하여 어떻게 개인의 본성이 사회 집단의 형성과 관계되는지를 종합적으로 성찰할 수 있도록 제시문들을 심층적으로 구성하였다. 일견 학생들에게 익숙한 주제일 수 있지만, 기존의 논의들과 차별화되는 의미들을 담은 제시문들을 선별함으로써 상식적 판단을 비판적으로 고찰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 단순히 개인의 자유 의지가 중요하다거나, 개인과 사회는 조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당위론적 결론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사회와 어떻게 관계 맺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차이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묻고 있다. 개인과 사회, 본성과 의지, 화합과 갈등의 문제를 흑백논리식 혹은 이항 대립식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상이한 관점에서 종합적이고도 입체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노력하였다.
‘수리영역’ 문제의 경우 최근 사람들이 식생활과 관련한 삶의 질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함에 따라 식품의 질이나 유통관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 문제는 이러한 사회적 관심사를 바탕으로, 환경, 생물, 수학 등의 분야를 통합하여 출제한 문제이다. 식중독균의 증식 특성을 매우 간단한 수리모형으로 나타내고, 이것을 분석하여 식품을 관리하는데 체계적으로 어떤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인지 논술하도록 하였다.
[문제풀이]
<문제 1>
지문 [가]와 문제에 제시된 예문은 모두 개인의 이익이 사회 전체의 이익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제시문 [가]에서는 인간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면 그것이 자연적으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절되어 공동체의 이익에 기여하게 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반면 문제의 예시문에서는 개인 각자가 자신의 이익을 지나치게 취하다 보면 사회 전체적으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개인 자신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음을 경고하고 있다. 두 글의 차이점을 개인과 사회의 이익이 서로 부합하는 경우([가])와 상충하는 경우(문제의 예시문)라는 표면적 설명뿐만 아니라, 사회가 개인의 이익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보는 [가]와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문제 예시문 사이의 심층적 차이점까지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표면적이고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올바른 자료 해석 능력 및 정확한 이해력을 토대로 한 심층적 사고를 평가하기 위한 ‘설명-논술형’ 문제이다. [가]에서는 개인과 사회의 이익이 서로 상충하지 않는 이유를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저절로 조절되기 때문이라고 본 반면, 문제의 예시문에서는 개인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우선시하기에 자율적인 방법으로는 공공의 최대 이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에 유의하여 차이점을 파악해야 한다.
<문제 2>
지문 [나]는 생물학적·기계론적·진화론적 입장에서 인간의 본성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됨을 주장하고 있는 글이다. 그리고 지문 [다]는 개인이 자유 의지에 따라 주체적으로 행위 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본 문제는 ‘유전자 결정론’의 입장에서 개인의 ‘자유 의지’를 비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흔히 인간의 자유나 주체성을 인정하는 관점에서 인간의 자율성을 부정하는 유전자 결정론을 비판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와 반대되는 논리를 펴는 것은 수험생의 입장에서 정서상 저항감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본인의 논리전개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연습했거나 미리 외워서 쓰는 내용이 아니라 주어진 지문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에 입각하여 논리적인 주장을 전개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려는 것이다. 선행지식에 의존해 장황하게 자기 주장을 추상적으로 펴는 것을 경계하면서, 자신의 관점과 다르거나 전혀 수용할 수 없는 관점에서도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는 문제이다. 아무리 [다]에서처럼 인간의 자유 의지를 강조하면서 우리의 마음을 자유롭게 지배할 수 있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범위나 정도는 [나]에서 주장하듯이 선천적인 유전자 풀(pool)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문제 3>
지문 [라]는 개인의 가치가 전체의 집단적인 가치에 의해 희생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내용이고, 지문 [마] 또한 개인의 가치가 전체나 집단을 위해서 통제되거나 희생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개인과 사회의 가치 중 어느 것을 우선시해야 하는지에 대해 두 글 모두 사회의 우위를 주장하고 있다는 데에 공통점이 있다. 지문 [라]는 희곡의 한 대목이기에 직접적인 논리보다는 은유적이고 간접적으로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어서 보다 고차원적인 독해력을 요하고, 지문 [마]는 인문학 분야의 고전(古典)에서 발췌한 글이기에 동서고금의 명저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를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된 글이다. 주어진 문제는 일관된 주제로 여러 지문들을 제시하면서 질문을 심화시켜가는 단계적 논술 형태를 보여준다. 앞의 <문제 2>가 개인의 본성에 관한 것이었다면, 본 문제는 집단 혹은 사회의 측면에서 개인을 연관시켜 보게 함으로써 좀 더 논의를 확장시킨 문제이다. 개인 고유의 가치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면 사회 전체에 손해가 될 수 있기에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개인의 행복이나 이익을 희생해야 한다는 집단주의 혹은 전체주의의 논리를 공통점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 4>
지문 [바]는 진정한 개인주의의 의미를 프랑스 사회의 경우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개인의 가치만이 절대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의 공존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 건전한 개인주의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런 [바]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토대로 각 지문들을 자신의 견해에 따라 새롭게 유형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문의 주장을 옹호 혹은 비판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풀어 나가는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통합적 논술문제이다. 개인과 사회간의 관계를 다루는 기존의 논의들의 경우 개인의 본성과 의지 사이의 이분법적 대립이나 혹은 어느 한쪽의 절대적 우위를 주장하기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그런 도식적인 이해에서 벗어나 상황 논리를 중시하고 인간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입체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어떤 견해를 지지하든 제시된 지문들 속에서 얼마나 그 근거를 풍부하게 끌어내고 있는지가 관건인 ‘열린’ 형식의 문제이다. 물론, 자신의 관점에만 과다하게 몰두하지 말고 문제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지문들을 빠짐없이 활용하면서 상호간의 논리적 연결성을 파악하고, 그것을 토대로 자신의 견해에 따라 반대 혹은 찬성할 수 있어야 한다. 가령 개인의 가치를 존중한다는 측면에서 [가]를 옹호할 수는 있지만 주체적 판단이나 자율적 의지를 간과했다는 점에서 [나]와 동일한 한계를 지닌다거나, [다]와 [라]처럼 인간의 자유의지만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면 [마]에서 우려하는 노예상태에 빠질 위험성도 있음으로 [바]에서처럼 개인과 사회, 본성과 의지, 화합과 갈등 사이의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 5>
(1) 매 시간마다 신생균의 개체 수는 증식 이전 신생균의 개체 수와 성숙균의 개체 수를 더하면 되고, 성숙균의 개체 수는 증식 이전 신생균의 개체 수와 같다. 따라서 A균의 개체 수가 변하는 과정을 처음 몇 시간 동안 추적하여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시간 |
0 |
1 |
2 |
3 |
4 |
5 |
6 |
신생균 |
1 |
1+0=1 |
1+1=2 |
2+1=3 |
3+2=5 |
5+3=8 |
8+5=13 |
성숙균 |
0 |
1 |
1 |
2 |
3 |
5 |
8 |
총 개체수 |
1 |
2 |
3 |
5 |
8 |
13 |
21 |
따라서 6시간 후에는 개체 수가 20 이상이 된다.
(2) 증식하는 시간 단위로 A균과 B균의 개체 수 변화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시간 |
0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A균 |
1 |
2 |
3 |
5 |
8 |
13 |
21 |
34 |
55 |
89 |
144 |
B균 |
3 |
3 |
6 |
6 |
12 |
12 |
24 |
24 |
48 |
48 |
96 |
B균이 A균보다 3배나 많은 개체수를 가지고 시작하기 때문에 초반에는 B균의 개체 수가 많고, 3시간~6시간 사이는 비슷하고, 7시간 이후부터는 A균의 개체 수가 B균보다 많아진다. 매 시간마다 증식하는 A 균의 어느 시기 개체 수는 그 이전 증식 두 단계의 개체 수를 더한 값이 되는 규칙을 나타내는데, 만약 연속해서 두 증식 단계에서 B균보다 많아지면, 2 시간마다 두 배씩 늘어나는 B균보다 항상 크게 되어 이후 더 빨리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3시간 이전에는 B균이 있는 식품의 식중독 유발 가능성이 많지만 7시간 이후부터는 A균이 있는 식품의 식중독 유발가능성이 더 많으므로, 장기간 관리할 경우에는 A균의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
식중독균의 증식 특성을 매우 간단한 수리모형으로 나타내고, 이것을 분석하여 식품을 관리하는데 체계적으로 어떤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인지 논술하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우수답안의 경우 A균과 B균의 증식 속도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증식속도 및 배율에서 발견되는 특징을 설명한 후, 여기에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대응책을 제시한 답안의 경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문제 (1)의 경우 시간에 따라 총 개체 수 1, 2, 3, 5, 8, 13, 21의 과정을 통해 6시간 정답을 구한 경우 높은 점수가 예상된다. 또한 문제 (2)의 경우 A균의 증가 속도가 B균의 증가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처음에 B균이 많았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A균이 더 많아진다는 내용을 논리적으로 설명했는지가 채점의 주요 포인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