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벌어진 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에서 16강전에서 한국은 이창호 9단 최철한 9단 안조영 9단이 8강에 진출했다. 김지석 7단은은 왕야오 6단에게, 목진석 9단은 콩지에 9단에게 패했다. 중국은 콩지에 9단 후야오위 8단 왕야오 6단 박문요 5단 멍타이링 5단까지 5명이 8강에 진출했다.
한국에 첫 승전보를 알려온 기사는 최철한 9단이었다. 32강전에서 장웨이지에 4단을 만났고 16강에서는 스위에 4단을 만나는 등 중국 신예와 연이어 부딪쳤던 최 9단은 두 판의 대국에서 시종일관 우세한 내용으로 안정적으로 8강에 착지했다.
최철한 9단은 국 후 인터뷰에서 '2008년 LG배에서 스위에 6단에게 1패를 당한 후에야 그의 바둑을 주의 깊게 보기 시작했다. 오늘 대국은 초반부터 내가 원했던 흐름으로 이끌어 나간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작년에 이어 다시 LG배 8강에 올랐는데 이번에는 2승을 더해서 일단 결승까지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16강 대국의 하이라이트는 '반집의 제왕' 안조영이 구리 9단을 꺾은 것이었다. 올초 열린 비씨카드배에서 구리 9단을 만나 반집의 뜨거운 맛을 보여준 안조영 9단은 다시 한 번 구리 9단을 탈락시켰다. 바둑판이 거의 다 채워져 계가가 기다려지고 있던 순간 구리 9단은 돌연 돌을 거뒀다. 자신의 반집패가 불변함이 확인되자 항서를 쓴 것이었다. 검토실의 박영훈 9단, 최철한 9단, 백홍석 7단 등 검토진도 이미 안조영의 반집 우세를 확신하고 있었다. 안조영 9단과의 악연은 구리 9단에겐 악몽이 될 듯하다.
이창호 9단도 중국 신예 퉈지아시 3단을 맞아 중후한 바둑을 펼치며 한 수 위의 기량을 입증했다
안조영의 절친 목진석 9단은 콩지에와 접전을 벌이며 8강 대국 중 가장 오랜 시간 동안 대국을 진행했다. 계속 약간 불리한 흐름에서 마지막 승부처에서 실족하면서 231수 만에 흑 불계로 패배를 선언했다. 김지석 9단도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접전을 유도하며 절대 우세를 잡았지만 좌하 방면에서 의문의 한 수를 두며 급격히 무너졌다.
이 밖에 중중전은, 천야오예-박문요 전에서 박문요 5단이, 멍타이링-리엔샤오 판은 멍타이링 5단이 승리했다. 창하오-후야오위 대국에서는 후야오위 8단이 승리하며 8강에 진입했다.
중국은 한중전과 중중전을 통해 구리 9단, 천야오예 9단, 창하오 9단이 우수수 탈락해 전력 누수를 감당해야 할 처지가 됐다. 콩지에 9단, 후야오위 8단, 박문요 5단 등을 선두에 세워야 하지만, 후야오위 8단은 근래 세계대회 성적이 전 같지 못하고 박문요 5단도 우수한 기사임엔 틀림 없지만 구리 9단이나 창하오 9단 만큼 믿음을 주진 못한다.
반면 한국은 녹슬지 않았음을 보이고 있는 이창호 9단에 최철한 9단, 안조영 9단 같은 무게감 있는 멤버들이 더해져 LG배 탈환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한국은 LG배에서 통산 7차례 우승을 기록하고 있다. 2007년 12회에는 이세돌 9단이 우승한 것이 마지막이었으며 2008년 13회부터는 구리 9단과 콩지에 9단이 차례로 우승하면서 타이틀을 중국이 보유하고 있다.
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8강대진추첨 결과
이창호 vs 왕야오
최철한 vs 박문요
안조영 vs 멍타이링
콩지에 vs 후야오위
조선일보사가 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하며 LG가 후원하는 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의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초읽기 1분 5회가 주어지며 돌을 가려 맞힌 사람이 흑백 선택권을 가진다.
제15회 LG배 본선은 LG배 기왕전 홈페이지(http://baduk.lg.co.kr)을 통해 인터넷 중계되며, 피망바둑을 통해서 관전이 가능하다.
[취재 ㅣ 박주성, 김수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