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올린 일본노래를 부른 대만 가수 등려군의 이야기와 그의 노래를 한곡 소개합니다.
첨밀밀(甛蜜蜜) -등려군(鄧麗君)
등려군의 영문이름은 Teresa Teng 중국 광동어 이름은 '탕 라이 꽌'이라고 한다
甛蜜蜜爾笑得甛蜜蜜(티엔미미~니쌰오더티엔미미)
달콤해요. 당신의 미소는 얼마나 달콤한지
好像花兒開在春風裏 開在春風裏(하오시앙후아얼카이자이춘펑리 카이자이 춘펑리)
봄바람에 피어난 한 송이 꽃 같아요. 봄바람에 피어난 꽃 말이예요.
在那裏在那裏見過爾(자이나리~자이나리지엔꾸어니)
어디선가 어디서인가 당신을 본 것 같아요.
爾的笑容這樣熟悉 (니더쌰오룽 쩌양 수시)
당신의 미소는 이렇게 낯익은데
我一時想不起 (워 이스 시양부치)
도무지 생각나지 않아요
啞~ 在夢裏 (아~ 자이멍리)
아아... 꿈속이었어요
夢裏夢裏見過爾 (멍~리 멍리 지엔꾸어니)
꿈에서 당신을 보았어요
甛密笑得多甛密 (엔미-시아오더뚜어티엔미)
달콤한 그 미소
是爾是爾 (쓰니 쓰니)
당신이군요. 당신이었어요
夢見的就是爾 (멍젠더지우스니)
꿈속에서 본 건 바로 당신이었어요
在那裏在那裏見過爾 (자이나리~자이 나리지엔꾸어니)
어디선가, 어디선가 당신을 만났던 것 같아요
爾的笑容這樣熟悉 (니디 쌰오룽쩌양 수시)
당신의 미소는 이렇게 낯익은데
我一時想不起 (워이스 시양부치)
도무지 생각나지 않아요
啞~ 在夢裏 (아~ 자이멍리)
아아... 꿈속이었어요
다음은 등려군에 대하여 어떤 해박한 사람의 글을 옮긴다.
등려군은 중국사람들에게는 국민가수라 할 수 있을만큼 폭넓은 사랑을 받았던 가수이다. 대만에서 태어나 홍콩과 대만을 넘나들면서 음악활동을 하면서 중국의 개방정책이후에는 중국대륙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다. 등려군의 성씨가 등소평과 같았기에 중국 사람들은 나이 많은 등소평을 노등, 젊은 등려군을 소등으로 불렀다. 그의 노래가 워낙 인기가 있었기에 중국사람들 사이에는 낮에는 노등이 지배하지만 밤은 소등이 지배한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왔다.
그녀는 홍콩과 대만 중국에서만 인기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일본과 동남아 일대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중국사람들에게 있어서 등려군은 국민가수이다. 우리나라에서 그 정도의 비중을 지닌 가수를 찾으라면 이미자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도 등려군의 노래풍은 현대적인 감각보다는 약간 예스런 트롯트풍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감미로운 목소리에 가창력도 좋아 실로 폭넓은 층의 사랑을 받았다.
당시 대만에서 유학하던 대부분의 한국학생들도 대부분 등려군을 좋아하였다. 정서가 우리와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이었다. 외로운 유학생활을 달래기 위해 술 한 잔 하다보면 예부터 음주가무를 즐겨하였던 조상들의 피를 속일 수가 없어 이차를 가라오케로 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당시 대만에는 한국노래를 부를 수 있는 가라오케도 몇 군데 있었기에 고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에 밤늦게 택시를 타고 한국노래 가라오케로 달려가서 신나게 한국 노래를 부르면서 향수를 달래곤 하였다. 그래도 명색이 중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이기 때문에 중국노래도 부르곤 하였는데 학생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가수는 역시 등려군이었다. 그중에서도 <月亮代表我的心>이라는 노래가 가장 많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사실 이 노래는 등려군의 대표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사람 가운데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이니까.
당신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느냐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고 그냥 저 달이 내마음을 말해주지요 라고 말하는 가사 속에서 은근한 동양적인 정서를 읽을 수 있다. 가사도 참 시적이지만 등려군의 은은하면서도 감미로운 목소리는 타향생활에 지친 유학생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다들 술만 마시면 분위기 잡고 이 노래 참 많이도 불렀다.
그러다가 1995년 어느 봄날에 신문에서 대만가수 등려군의 사망 소식을 보았다. 우리나라에는 조그마한 단신으로 나왔지만 당시 중국 신문과 방송은 난리가 났었다고 한다. 하기야 14억 중국인들의 영원한 연인으로 남아있을 줄 알았던 등려군이 너무나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사람들의 충격이 굉장하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당시 한국에서 등려군을 아는 사람은 참으로 극소수였다. 중국 노래가 우리나라의 젊은이들 사이에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이후의 일이고 그때 등려군은 우리나라에 별로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의 노래 가운데 <夜來香>이라는 노래가 일찌감치 번안되어 사람들에게 간혹 불리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약 2년 뒤에 장만옥과 여명이 주연을 한 <甛蜜蜜>이라는 영화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에서도 등려군의 팬들이 갑자기 늘었다. 영화 속에서 장만옥과 여명은 등려군 노래테이프를 가판하는 장사를 같이 하면서 서로 인연을 맺기 시작하는데 당시에는 서로 사랑하는 마음은 있지만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이루지 못한다. 그러다가 나중에 세월이 흘러 제각기 파란만장한 인생유전 끝에 미국에서 다시 재회를 하게 되는데 그들을 다시 맺게 만들어준 것이 바로 등려군의 사망소식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뉴욕의 차이나타운의 어느 가게의 티브이에서 등려군의 사망 소식을 들으면서 다시 재회의 기쁨을 맞이한다.
영화의 유행이 옛날 노래를 리바이블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등려군의 <저 달이 내 마음을 말해주지요> 또한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옛날 대만에서 공부하던 시절 참으로 자주 불렀던 등려군의 대표적인 힛트곡 <저 달이 내 마음을 말해주지요>는 영화 <첨밀밀>을 통해서 지금은 옛날에 중국어를 공부하였던 나이 지긋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좋아하는 곡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영화의 주제곡인 <첨밀밀>의 원곡은 인도네시아의 민요라고 한다. 스잔나의 청춘무곡도 중국신강성의 위구르족의 민요이고 칠십년 대에 그렇게 많이 불렀던 포크송인 바블껌의 "연가"도 뉴질랜드의 마우리족들의 민요라 하니 새삼스럽게 민요의 생명력이 대단함을 알겠다.
<첨밀밀>의 가사는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달콤하다. 특히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하다가 “아! 꿈속이었군요.”라는 부분이 정말 멋있다. 등려군의 나긋나긋하면서도 달콤한 목소리가 정말 잘 어울리는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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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국내 드라마의 주제가였었지요.아마 기억이 가물가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