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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산수리 진짜 미륵은 속히 돌아오시오"…서산주민들 회수운동 (서산=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충청남도 서산 해미읍성의 동서남북 사방비보(四方裨補) 가운데 하나로, 주민들 몰래 팔려나간 산수리 돌미륵(돌장승)이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내 호암미술관 정원에 서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주민들이 이 돌장승을 돌려받기 위해 너나없이 나서고 있다. 현재 산수리 길목 옆 들판에 세워져 있는 미륵(사진)은 밀매된 산수리 미륵과 흡사한 황락리 미륵불을 본 떠 새로 만든 것으로, 주민들은 산수리 미륵불이 없어진 1980년이나 그 이듬해 또는 1984년 세워졌다고 증언하고 있다. 2015.7.9. kjw@yna.co.kr
"호암미술관 미륵, 우리 수호신이요 돌려주시오" (서산=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충청남도 서산 해미읍성의 동서남북 사방비보(四方裨補) 가운데 하나로, 1980년 주민들 몰래 팔려나간 산수리 돌미륵(돌장승)이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내 호암미술관 정원에 서 있다는 주장이 장승 전문가 황준구 씨에 의해 제기되면서 주민들이 이 돌장승을 돌려받기 위해 증언을 청취하고 서명을 받는 등 너나없이 나서고 있다. 사진은 황준구 씨가 호암미술관에서 찍어 서산시청에 보낸 것이다. 2015.7.10 kjw@yna.co.kr
(용인=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은 10일 미술관이 소유한 미륵불에 대한 충청남도 서산시 산수리 주민들의 소유권 주장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가 빠진 채 오래된 기억에 의존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미술관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미술관의 미륵불이 산수리에 있던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고 있고 산수리에 있던 것이 맞다고 하더라도 정당한 방법으로 매입해 문제 될 부분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륵불 매입 경위를 공개하라는 주민들 요구에 대해서도 "1997년부터 아무런 문제없이 전시해왔다"며 "그전에 어디서 보관했는지를 포함해 매입 경위에 대해서는 소유권을 주장하는 쪽에서 입증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받아들일 뜻이 없음을 밝혔다.
서산 해미읍성의 동서남북 사방비보(四方裨補) 가운데 하나로 해미읍성 축조 당시(성종 22년, 1491년) 세워진 산수리 미륵불은 1980년께 갑자기 사라졌고 이후 이장을 포함한 '개발위원회' 위원 15명이 모의해 팔아넘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산수리 주민들은 최근 없어진 미륵불이 호암미술관 내 정원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지난 5월 미술관을 방문, 미술관의 미륵불이 산수리에 있던 것이 맞다고 판단하고 이를 돌려받기 위한 서명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주민들과 함께 미술관을 찾았던 서산시 관계자는 "미술관 미륵불이 산수리에 있던 것이라는 구체적 증거가 없고 장물도 아니어서 미술관을 상대로 어떤 법적 조치를 취할 근거는 없다"며 "미술관 측이 주민들의 주장이 사실임을 인정하고 선의를 베풀기만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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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해미읍성 산수리 미륵불이 왜 호암미술관 정원에
(서산=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충남 서산의 해미읍성 사방 수호신 중 하나인 산수리 미륵불(돌장승)이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내 호암미술관 정원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서산시와 산수리 주민들에 따르면 이 미륵불은 524년 전 해미읍성 축조 당시(성종 22년, 1491년) 읍성의 기(氣)를 살리기 위해 동서남북에 설치한 사방비보(四方裨補) 가운데 하나로 동쪽에 자리했다. 1984년 산수리 저수지 조성 공사 후 마을 주민들이 '아리랑고개'로 끌어올려 세워뒀으나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주민들은 이 미륵불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찾아다녔지만 결국 찾지 못하다, 주민의 고발로 당시 '개발위원회' 관계자들이 주민들의 동의 없이 장물업자에게 팔아넘긴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경찰은 '원상복구'를 조건으로 관계자들을 처벌하지 않기로 했고, 관계자들은 4방 수호신 중 북쪽 황락리에 있는 미륵불 모양을 흉내 낸 가짜 미륵불을 만들어 마을 한 켠에 세워 놓는 것으로 사건은 종결됐다.
그러다 30년 가까이 지난 최근 수원에서 민간 장승을 연구하는 시민으로부터 이 미륵불이 호암미술관에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명정순 서산시청 문화관광과 문화재팀장은 "몇 년 전부터 제보가 들어왔으나 그 진위를 확인할 길이 없었다"면서 "그러다 지난달 7일 수산리 전·현직 이장과 함께 호암미술관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륵불의 진위에 대해 "미술관에 설치된 미륵불을 보기 전 주민들에게서 들었던 대로, 뒷면에 크랙이 있는 것으로 미뤄보아 진품이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와 함께 미술관을 방문했던 강현묵 수산리 이장도 이날 전화통화에서 "함께 차를 타고 가면서 김기돈 전 이장으로부터 장승의 모양과 상태에 대해 설명을 들었는데, 가서 보니 실제로 뒷 등 부분이 꼽추처럼 튀어나와 있었다"면서 "분명히 우리 부락 장승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명 팀장은 그러나 "미술관에 있는 미륵불이 수산리에 있던 것이라는 구체적 증거가 없고, 이 장승이 비지정문화재인데다 장물도 아니어서 미술관을 상대로 어떤 법적 조치를 취할 근거도 없다"면서 "호암미술관 측에서 주민들의 주장이 거짓이 아님을 인정하고 선의를 베풀기만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강 이장은 "내달 10일께 해미면사무소에서 27개 리 이장대표회의를 거쳐 '미륵불 회수 요청서'를 만들어 전체 면민들의 서명을 받아 호암미술관과 문화재청 등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암미술관 관장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씨다.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