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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3장,
기영은 송이가 예식이 끝나고 나서 신혼여행을 떠나는 것을 보고 피로연이 끝나고 나서 혼자서 집으로 돌아온다.
참으로 아름답고 우아한 딸의 모습이다.
생부의 손을 잡지 못하고 키워준 외삼촌의 손을 잡고 식장으로 들어서는 송이를 보며 눈가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민회장님 댁에선 사모님이 참석을 했지만 기영은 아버지가 오지 못한 것이 못내 서운하고 가슴이 아파온다.
심수경은 수수한 차림으로 조용히 왔다가 신부의 모습을 보며 예식이 끝나자 바로 조용하게 식장을 떠난다.
참으로 아름다운 신부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한다.
남편이 이 자리에 참석을 하지 못하는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이 자리에 남편이 나타난다면 무슨 말들로 온 매스컴이 떠들어 댈 것인가?
검사와 대기업의 청탁거래라는 기사를 쓸 것이다.
심수경은 친부가 있으면서 외삼촌의 손을 잡고 예식장으로 들어가는 한검사의 모습이 마음이 아파온다.
참으로 못할 일이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기영은 아무도 없는 집이지만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딸의 신혼 방을 열고 들어선다.
예쁘고 멋지게 꾸며진 방이다.
자신은 이런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드리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며 엄마를 생각하며 가슴이 찡해져온다.
평생을 자신 때문에 마음을 졸이며 아픈 세월을 보냈기에 더 사실 것도 큰 병이 들어 명을 재촉하신 것만 같다.
얼마나 마음의 고통이 심하셨을 것인가?
그러면서도 죽지 않았다고 어딘가에는 반드시 살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으셨던 엄마의 마음이 전해질 때마다 가슴이 아파온다.
이렇게 곱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생각할수록 마음이 아프고 늘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그러나 이제는 세월을 되돌릴 수가 없다.
이렇게 송이가 예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본다는 마음만으로도 모든 시름을 덜어버릴 수가 있을 것만 같다.
기영은 그렇게 송이의 행복한 모습을 상상하면서 흐뭇한 마음이 된다.
송이는 사박오일간의 신혼여행을 마치고 시댁으로 먼저 간다.
이미 시댁에는 문정숙과 기영이 준비를 해서 보낸 이바지 음식이 도착했다.
시댁에 들려서 온다는 것을 알고 문정숙은 이바지 음식을 해서 보내야 한다는 말에 기영과 정성을 다해서 준비해서 보낸 것이다.
어른들이 계시는 시댁이다.
자신의 집으로 먼저 가는 것은 어른들에게 예의가 아님을 생각하고 공항에서 바로 시댁으로 간다.
시어머니인 신여사는 현관문을 열고 나오면서 따뜻하게 맞이해 준다.
“어서 오너라!
고생을 하지는 않았니?“
”어머님!
너무 편안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고맙구나!
어서 들어가 할아버지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자.“
신혼부부를 기다리고 있던 온 가족이 따뜻하게 맞이해 준다.
그들은 방으로 올라가 한복으로 갈아입고 큰 절로 인사를 드린다.
“참으로 곱구나!
좋은 꿈을 꾸었느냐?“
”네!
저희들 편안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올라가서 조금이라도 쉬거라!
오느라고 피곤할 것이다.“
인사를 마치고 나자 신여사는 신혼부부를 쉬게 해 준다며 이층의 아들 방으로 올려 보내려고 한다.
“어머님!
주방으로 가서 형님의 일손을 돕겠습니다.“
”새아가!
오늘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
시집온 첫날이니 그런 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어서 올라가서 저녁을 먹기 전에 조금이라도 쉬도록 해라!“
임주형은 어머니의 말씀대로 송이를 데리고 이층의 방으로 올라간다.
“정말 주방으로 가 보지 않아도 되는 거예요?”
“오늘은 우리 집에서 첫날이오.
형수님도 결혼을 하고 집에서 첫날에는 주방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하셨던 어머니가 당신을 주방으로 보내시겠소?
편안한 마음으로 좀 쉬어요.“
송이는 주형의 방을 세밀하게 살펴본다.
아직 가지고 가지 않은 책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이 책들 가지고 가지 않을 거예요?”
“옮겨 가야지요.
시간이 나는 대로 차에다 조금씩 옮기려고 해요.
우선은 필요한 것만 대충 가져간 것이니까 언제든지 시간을 내서 가져가야지 하고 있는 것이오.“
”참으로 필요한 책이 많이 있어요.
시간을 내서보고 싶은 책도 많고요.“
“그렇다면 시간을 만들어서 빨리 가져가야 하겠지?”
임주형은 이제 아내가 된 송이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참으로 사랑스럽고 영리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너무나 고운 마음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 냉철한 마음으로 법관이 되어야 하는 일에 때로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그러나 생각보다 상당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들은 하루를 머물고 다음날 아침을 먹고 자신들의 신혼집으로 가려고 준비를 한다.
신여사는 그런 아들부부에게 이바지 음식을 준비를 해서 보낸다.
서로 부담스러운 예단을 피하면서 치른 결혼식이지만 이바지 음식은 서로 나누어 먹으면 정을 나누는 것이라 서로 보내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신혼부부는 자신들의 집이 아닌 자신이 자라고 자신을 키워주신 부모님이 계신 집으로 간다.
그 시간 기영이도 그곳으로 가서 신혼부부를 기다리고 있다.
오빠부부와 함께 신혼부부를 맞이해 주는 것도 외롭지 않아서 좋은 것이다.
딸을 키워주신 오빠 부부다.
자신보다는 딸을 더 많이 알고 더 많은 사랑으로 키워주신 오빠 부부와 신혼부부를 맞이해주는 마음이 포근하고 기쁨이 넘친다.
송이 또한 마음으로부터 부모님 집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곳으로 간다.
이바지 음식을 가지고 들어간다.
문정숙은 이바지 음식의 정갈함과 품위와 예의를 다 갖춘 것을 보며 감탄을 한다.
자신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이바지 음식인 것이다.
그렇게 송이는 신혼여행의 모든 일정을 다 보내고 출근하기까지 며칠을 편안한 마음으로 쉴 생각을 한다.
이제는 모든 것에서 편안한 마음이 되어 간다.
“아, 이젠 너무 편안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로소 자신들의 방으로 들어서면서 송이가 하는 말이다.
“자기가 그렇게 편안하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 좋다.
나도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뿐이오.“
”그나저나 이제는 민회장님 댁을 찾아뵈어야 하겠지요?“
“급할 것이 없소.
연락을 드려서 약속을 잡고 갑시다.“
”다시 출근을 하기 전에 다녀오는 것이 마음이 편안하지요.
아마 많이 기다리실 것입니다.“
임주형은 민회장님과 통화를 한다.
언제든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민회장은 반가운 음성으로 임주형의 전화를 받고 당장이라도 오라는 말을 한다.
“네!
내일 저녁 시간에 맞추어서 찾아가 뵙겠습니다.“
임주형은 다시 처가로 가는 기분이 된다.
송이 역시 처음으로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기분이 된다.
그들은 정성을 다해서 예물을 준비해서 간다.
심수경 또한 모든 정성을 다해서 신혼부부를 맞이해준다.
이제 마음으로는 서로를 받아드리고 있지만 겉으로 내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서로 입장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송이는 휴가의 모든 일정들을 보내고 다시 출근을 한다.
또한 임주형은 세진의 사장직에 새롭게 부임한다.
이미 모든 이사진들의 승인이 끝나고 사장취임식을 하고 나서 정식으로 자신의 사무실을 가지고 출근을 한다.
민회장은 임주형의 사장취임으로 모든 것이 더욱 든든해지고 송이와의 만남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기영이 매장 또한 하루가 다르게 단골을 확보하면서 점차 안정이 되어가고 한기범 역시 정년퇴직을 하고 나서는 매장에 정시에 출근을 한다.
매장은 매출이 매일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영은 일을 하는 시간에는 다른 마음을 가질 여유가 없다.
이제 일을 하는데 모든 것을 새롭게 알아가고 모든 정보들을 스스로가 찾아보며 매장을 꾸며나가는데 많은 아이디어도 얻곤 한다.
그러나 가끔 송이부부가 민회장부부를 만나는 것을 알고 가슴의 허전함을 느끼곤 하는 것이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미련이고 아쉬움을 떨치지 못한 자신의 마음이다.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기영이다.
아직도 자신의 사랑은 활활 태워버리지 못하고 불씨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며 지난날들에 대한 아쉬움들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기영은 모든 잡념에서 벗어나고자 일에 매달린다.
늦게까지 매장의 문을 닫지 않고 혼자서 남이 있을 때가 많다.
송이 부부가 늦게 들어온다는 연락을 받는 날에는 혼자만이 덩그러니 집으로 들어가기 싫고 혼자서 먹는 밥도 맛이 없다.
늘 도우미 아주머니가 모든 음식도 다 해주곤 하지만 딸의 부부와 함께 하는 시간이면 음식도 맛있게 즐길 수가 있지만 혼자서는 아무런 맛도 느끼지 못하는 기영이다.
송이 부부는 일 때문에 자주 늦는 시간들이 많다.
이제는 모든 것에서 안정이 되었다고 생각을 하면서 일속에 매달리는 송이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어 정작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 것이 있지만 윗선에서 송이를 많은 배려를 해주었기에 자리를 지탱해 올 수가 있었다.
이제 송이는 더욱 업무에 대해서 박차를 가하며 조금의 방심도 용납하지 않으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딸의 입장을 잘 알고 있는 기영은 딸의 늦은 귀가에 불만을 드러낼 수가 없다.
사위 또한 상당히 바쁜 업무로 인해서 자주 늦은 귀가를 한다.
또한 휴일이면 되도록 시댁을 방문한다.
평소에 하지 못하는 시댁의 풍습을 배우기 위해서라도 휴일이면 시댁에 가서 맏동서에게 음식과 시댁의 풍습을 배우고 있다.
기영은 마음으로는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드리고 있지만 감정은 늘 허전하고 쓸쓸하고 외롭다는 생각을 한다.
딸 부부와 함께 살아가게 된다면 이러한 허전함이 없이 재미있고 늘 즐거운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기영이다.
그러나 현실은 참으로 냉정하고 냉혹하다는 생각을 한다.
한 달이면 두 번을 쉬는 매장이다.
그런 날 집에서 혼자 지내기 싫은 기영이다.
그렇다고 딸을 시댁에 가지 못하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기영은 혼자서 외출을 한다.
목적지도 없이 그저 혼자 쇼핑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집에 혼자 있는 시간들이 너무 싫은 기영이다.
다시 또 혼자가 된다는 기분이 들면서 무섭고 마음이 위축이 되곤 한다.
그러나 송이에게는 그러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혼자서 모든 것을 이겨내려 애를 쓰고 있는 기영이다.
송이는 가끔 엄마를 생각한다.
그러나 자신들이 함께 있는 것보다 엄마 혼자 있는 것이 더 편안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송이다.
이주간의 노동을 하고 이주에 한 번씩 쉬는 날이면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푹 쉬는 것이 제일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송이다.
엄마의 외로움이나 고독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송이다.
그 섬에서 얼마나 무서운 시간들을 홀로 보내며 떨고 있었는지를 송이는 알지를 못하고 있다.
그런 것이 어떤 것인지를 송이로서는 짐작을 할 수가 없다.
이제 엄마도 하는 일이 있고 많은 시간들을 바쁘게 보내고 있기에 가끔은 혼자서 푹 쉬게 하는 일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송이야!
이번 휴일에 또 시댁에 갈 거니?“
아침을 먹으면서 묻는 기영이다.
“왜요?
무슨 일이 있어요?“
”아니!
그런 것은 아니지만 너희들하고 오랜만에 외식이라도 하고 싶어서 그런다.“
”엄마!
피곤하신데 외식보다는 집에서 쉬시는 것이 좋지 않겠어요?
나도 시댁에서 형님하고 휴일에는 함께 쇼핑을 하기로 약속이 되었어요.“
”그래?
알았다.“
그러나 기영의 표정은 서운함이 가득 하다는 것을 알아채는 임주형이다.
아침을 먹고 방으로 돌아온 임주형은 송이를 부른다.
“왜요?
뭐 필요한 것이 있어요?“
”그것이 아니고 이번 휴일에는 어머님과 함께 시간을 보냅시다.“
”형님하고의 약속은 어떻게 하고요?“
”그거야 다음으로 미루면 되지 않겠소?
어머님이 많이 서운하신 것 같은데............“
”그러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제사가 얼마 남지 않아서 형님과 제사장을 보는 것도 포함이 되어 있어서 다음으로 미룰 수가 없어요.“
”아, 그렇구나!
그러나 우리 어머님도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오.“
”내가 알아서 할게요.“
송이는 가벼운 마음으로 대답을 하면서 잠시 엄마를 생각해 본다.
그러나 출근준비로 인해서 엄마 생각을 바로 지워버린다.
엄마보다 한 발 앞서 나가는 그들이다.
기영의 매장은 열시에 문을 연다.
그러나 송이나 임주형은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서야 한다.
기영은 잠시 딸의 마음이 섭섭해진다.
시댁의 동서하고의 쇼핑은 다음에 미루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제는 자신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음을 실감을 한다.
이해를 한다고 해도 서운함이 가셔지지 않고 있다.
가끔은 자신에게도 시간을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출근준비를 하려고 화장대 위에 앉는다.
거울 속에서 상당히 늙은 여인이 자신을 바라본다.
아무리 가꾸고 매만진다고 해도 지나가 버린 세월을 돌릴 수가 없다.
풋풋하고 아름다웠던 자신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너도 내가 싫지?”
거울 속의 자신을 향해서 묻는다.
기영은 모든 것에 차츰 힘을 잃어간다.
한기범은 그런 기영의 모습을 보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묻는다.
“기영아!
어디 아픈 것이 아니냐?“
”아뇨!
아픈 곳은 없어요.
그냥 모든 것이 시들해지고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우울해지곤 해요.“
”언제부터 그런 것이냐?
나하고 함께 병원이라도 가 보자.“
”병원은 무슨 병원엘 가요?
아픈 곳이 없는데 이런 것을 가지고 병원을 가요?“
”반드시 몸이 다치고 아파야만 병원에 가는 것이 아니다.
네가 다시 우울증이 도진 것 같으니까 병원엘 가보자.“
한기범은 걱정스럽다는 듯 기영을 데리고 병원엘 간다.
“오빠!
아무런 걱정이 없으니 공연히 병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의 마음처럼 간사스러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렇지 않아!
넌 지금 상당히 힘들어 하고 있다는 것이 보인다.
그렇게 힘들어가지고 무슨 일을 하겠어?“
남매는 병원 대기실에 앉아서 말을 주고받는다.
순서를 기다리는 시간이 매우 지루한 병원이다.
글: 일향 이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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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봅니다..~~
그래도 오빠가 동생의 마음을 잘 아는가봐요.
마음을 통하는 오빠가 있어ㅇ서 다행이네
감사합니다~~~~~~~~~~~~~
감사
♡♥♡~ 아싸,쵝오 항상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