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바쳐 지켜온 자그마한 소극장에서 마지막 공연을 끝내고, 지나 온 여정을 더듬으며 추억에 잠긴 노 배우는 자신의 삶이 녹아있는 무대를 바라본다.
무대 위 긴 여정의 끝자락을 마무리하려 할 때 잊고 지냈던 연극계 후배가 극장을 방문한다. 어색한 만남에 잠시 망설이던 두 사람은 이내 소주잔을 기울이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토해내고, 점차 연극에 빠져들었던 20대 청춘으로 돌아간다.
오는 25일부터 내달 2일까지 극단예린소극장의 연극 '광대의 꿈(작·연출 윤여송)'이 광주 궁동의 예린소극장(광주 동구 예술길 23-1)의 무대에 오른다.
연극은 제작과 연출을 담당한 윤여송씨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1980년대 당시 영문도 모른 채 삼청교육대로 끌려가 갖은 고초를 겪은 윤씨는 당시의 끔찍했던 기억을 잊기 위해 연극에 빠져들게 됐다.
이후 평생을 무대위에서 살아 온 그의 흔적을 따라 인생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연극은 청춘을 바쳐오며 연극판에서 활동해온 경험들과 지나온 세월들의 후회를 이야기한다. 또한 연극은 연극인이 처한 현실을 되짚는 등 우리시대 예술의 가치를 되새긴다.
풍파와 같은 윤 씨의 삶을 표현하는 데 있어 연극은 의상을 비롯한 소품과 무대장치 등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단조로운 음악과 조명을 통해 시공간을 구분한다. 무대 소품 등으로 화려하고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기보다 흑백사진 같은 담담한 무대를 꾸미는 것으로 인생의 참 의미를 조명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윤 씨는 "무대라는 공간에서 가상의 등장인물을 통해 삶을 녹여내는 것이 연극"이라며 "지난 날의 고통과 아픔을 겪은 삶 자체가 연극이었다. 지나고나니 그것이 추억이었고 연극이자 인생이었다"고 연극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연극은 평일 오후 7시 30분 1회, 주말은 오후 4시 30분·7시 30분 2회 공연이 진행된다. 공연 문의 전화 (062-223-26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