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이타닉을 보면서 한 사람을 위해 내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음을 볼 수 있다. 내가 여자 주인공이었다면 구명조끼도 입지 않고 배에 갇힌 남자를 구하기 위해 용기를 내 그 일촉즉발한 상황 가운데 다시 몸을 던질 수 있었을까? 그만큼 한 사람을 조건 없이 사랑할 수 있었을까? 만난 지 한 달도 채 안 된 거 같은 기간에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영화이다.
낭만적 사랑은 지향하고 싶지만 어쩌면 서로 노력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사랑이 되었다. 엄마 세대 때는 그냥 사람보고 결혼한 케이스가 많은데, 요즘은 다 본다. 그만큼 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들이 많지만 생존을 위해서 백조처럼 뒤에선 안 보이는 노력들을 해야 한다. 사람들이 반반결혼, 데이트통장 등 이윤에 기반한 사랑을 하려고 하는 경우도 다 돈이 마음을 지배해 버린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물질이 정신을 지배해 버린 것은 아닐까 회의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람은 돈에 영향을 받는다. 사랑도 돈에 영향을 받을까? 내가 살기 위해 돈 많은 사람에게 마음이 쏠리기도 하지만 인간적으로는 쏠리지 않는다. 돈은 사랑을 나타내는 충분한 지표가 아니다. 사랑은 조건을 보고 시작한다. 타이타닉에서도 남주가 여주(여자 주인공. 남주=남자 주인공)의 얼굴을 보고 첫 눈에 반한 것처럼 말이다. 돈이 많은 여주는 처음에 남주를 보고 쌀쌀맞게 대했지만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이후로 점점 호감을 갖게 된다. 이것을 보면 사랑에는 돈이 필요가 없음이 나타난다. 여주가 돈이 많아도 그 돈을 포기하고 다시 타이타닉에 타서 남주를 구하려고 뛰어들어간 것을 보면 이들의 사랑은 돈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음이 나타난다. 심지어 여주의 약혼자인 칼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세상에서 가장 비싼 보석을 선물했는데 그의 마음을 흔들지는 못했다.
죽기까지 서로 사랑했던 둘. 여주는 남주의 약속을 하나하나 지킨 모습이 액자에 보여지며 영화는 끝난다.
결혼을 결심할 때, 왜 돈을 보는가? 이 세상에서 이루고 싶은 게 많아서 그런 것일까. 아니다. 내가 볼 땐 돈이 있어야 조금이라도 나와 가족들에게 행복한 미래를 줄 수 있다 느끼는 듯하다. 돈이 있어야 생각에 여백이 생긴다. 많은 이들이 낭만적 사랑은 끝났다고 하지만 난 지금 이 세상에도 돈으로 살 수 없는 사랑을 서로서로 느끼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