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평창 장날에다 일요일인 청명이지만, 철쭉산악회원들은 평소보다 별로 적은 인원이 아닌 14명이 승용차 3대로 출발했다. 나는 전 회장 차를 탔는데, 우리 차가 앞에서 선도하게 되었다. 전 회장은 나이가 많은 축이었지만, 20여 년간 등산을 한 분으로, 전문 산악인에 버금가는 지식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오늘도 그의 안내로 산행을 하는 것이다.
나는 금수산을 타는 것이 처음이라, 제천에 있는 것만 알았지 정확히 어디에 있는 어떤 산인지는 몰랐다. 그래서 차가 마지삼거리에서 어디로 가는지 은근히 궁금했다. 그러나 차는 대하리 쪽으로 방향을 틀더니, 주천을 지나 제천에 접어들었다. 제천에서도 의림지 방향의 외곽도로를 타지 않고, 시내로 들어가 역전을 지나 청풍으로 줄달음쳤다.
얼마나 달렸을까. 왕복4차선에서 2차선으로 줄어들었다. 이 길은 국비지원지방도로로써, 가로수가 벚나무들로 줄을 지어 서있었다. 아직 만개되지 않아 지금은 교통 혼잡이 없으나,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벌 나비의 목소리가 요란할 때이면 길이 막혀 다니지 못할 정도란다. 특히 벚꽃축제가가 한창 무루 익으면 말할 필요가 없으리라. 그러나 오늘은 날씨가 흐리고, 안개비가 조금씩 내리는데도, 관광버스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제천 청풍으로 가는 길의 벚나무 가로수가 있는 풍경 1>
<제천 청풍으로 가는 길의 벚나무 가로수가 있는 풍경 2>
청풍이 가까워지자 청풍호가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요새 너무 가문 탓인지 물이 호수 밑바닥에 고여 있었다. 물이 많았던 때와 비교해보니 호수가 텅 빈 운동장을 보는 것 같았다. 언덕위에 큰 건물이 보이는가 싶더니, 산자락 끝 호수 가에는 움직이지 않는 번지점프장만이 외롭게 서 있었다. 오늘이 일요일이지만, 아직 날씨가 차고 습하기 때문이리라.
<숙소인 유스호스텔과 텅 빈 번지점프장의 외로운 모습>
언덕 위의 청풍시가지를 바라보며, 호수를 가로질러 놓인 현수교를 오른쪽에 두고, 왼쪽 길로 들어섰다. 호수를 따라 산허리를 끼고 도는 도로는 급경사의 산을 깎아 만든 길이었다. 아래는 호수이고, 대관령 옛길과 같은 굽이굽이를 빠져나갔다.
<호수 위에 우뚝 서 있는 현수교가 있는 풍경>
조금 더 달리자 왼쪽 산 전체가 펜션이고 음식점이었다. 모두 소나무숲 속에 있는 건물들로 앞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는 멋진 경관이었다. 저곳에서 자고 일어나 물안개 피어오르는 호수를 바라보는 것은 산수화의 한 폭을 감상하는 기분이리라. 저같이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지만, 달리는 차속이라 어려웠다.
다시 차는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접어들었다. 얼마가지 않아 일행의 목적지인 상천주차장에 도착했다. 10시경이었음에도 벌써 많은 차들이 주차하고 있었고, 등산객들도 몸을 풀기도 하고 목적지로 향하기도 했다. 일행도 차에서 내려 등산화를 조여매고, 산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 이곳은 남쪽으로 가은산, 북쪽으로 망덕봉과 금수산이 있으며, 마을을 도는 자드락길도 있어 많은 사람들이 와도 그다지 붐비는 산행은 안 될 것 같았다.
첫댓글 충청도에 있는 산을 구경 하게 되었군요 평안하게 앉아서 금수산 구경을 기대해 봄니다.
우중충한 날씨였으나, 그것이 오히려 땀이 덜나고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