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신공항 조류충돌 위험도 전국공항 중 가장 높아, 무안공항의 610배!
국토부는 대참사 불러올 새만금신공항 당장 철회하라!!!
믿고 싶지 않은 참사가 발생한 지 3주가 지났습니다. 가눌 수 없는 슬픔과 고통 속에 있을 희생자들의 유가족과 지인 분들에게 어떤 위로가 가닿을 수 있을지, 차마 애도한다는 말씀을 드리기조차 어렵습니다. 가슴이 미어지고, 괴롭지만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반복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이 무거운 기자회견문을 씁니다.
그간 여러 근거들을 토대로 조류충돌(항공기-조류피살)이 이번 참사의 유력한 최초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 7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사고 항공기 엔진에서 깃털을 발견하면서 제주항공-무안공항 참사 시작에 조류충돌이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습니다. 물론 조류충돌 하나만으로 이 참사를 모두 설명할 수 없습니다. 기울어진 활주로 수평을 맞추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드는 복토 대신 비용이 덜 드는 방법으로 설치한 콘크리트 둔덕은 돌이킬 수 없는 참사로 직결되었습니다. 사고 직후, 제주항공 정비사들의 언급을 통해 드러난 열악하고 불안한 정비현장과 빽빽한 운항스케줄 등은 기체결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사고 당일 원래 4명이어야 할 조류 퇴치·예방활동 인원이 1명이었고, 참사 열흘 전 무안공항 조류충돌 예방위원회에서 공항 내·외부 전체를 이동하기에는 조류충돌 예방인력과 차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는 점 등을 통해 조류충돌 예방에 필요한 제대로 된 활동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전과 생명 대신 비용절감을 택한 무참한 자본이 불러온 참사라는 사실을 또 한 번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참사의 원인은 복합적이고, 모든 과정에 대한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기까지 최소 6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참사의 최초 원인이 조류충돌이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공항입지의 타당성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요건은 항공기 안전이 담보되는 입지입니다. 국제적으로 항공기-조류충돌의 약 99%가 공항반경 13km 이내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공항반경 13km 이내의 야생동물 위험관리 계획이 필요합니다. 국토부는 국제민간항공기구의 규정을 적용하여 「공항시설법」, 「항공안전법」, 「국제민간항공협약」에 따라 「조류 및 야생동물 충돌위험감소에 관한 기준」(이하 고시)을 고시하고, 공항 주변지역에 조류를 유인할 가능성이 있는 환경조성 및 시설 설치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의 규정은 기존공항과 신공항을 구별하지 않으므로 신공항 설계 시 동일하게 준용합니다. 고시에 따르면 공항주변(반경13km)에 호수나 늪지 등 시설 조성이 불가피할 경우, 해당 호수나 늪지 등은 가능한 활주로에서 먼 곳에 조성하되, 공항인근의 조류가 호수를 이용하기 위해 활주로를 횡단할 우려가 있는 곳에 위치시키지 않아야 합니다. 공항주변(반경13km)에는 조류와 야생동물을 유인할 수 있는 음식물쓰레기장, 농작물 경작지가 있으면 안 됩니다. 또한 특별히 조류유인을 예방하기 위하여 공항 표점에서 3km 이내에는 과수원, 잔디재배, 조류보호구역, 식품가공공장 등이 제한됩니다. 공항 표점 8km 이내의 범위에는 조류보호구역, 사냥금지구역, 음식물쓰레기 처리장을 설치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신규공항 입지에 적용하면 상술한 바와 같은 환경에는 공항을 지어서는 안 된다는 규정입니다.
무안공항은 공항 입지 자체가 대규모 조류서식지이고, 반경 13km가 철새도래지, 경작지, 저수지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공항입지가 될 수 없는 곳입니다. 심지어 8km와 3km 이내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을 포함한 조류보호구역이 존재합니다. 이번 제주항공-무안공항 조류충돌은 불가항력의 자연재해가 아닙니다. 애초에 공항을 지어선 안될 대규모 철새도래지에 공항을 건설한 국토부와 입지의 타당성을 엄밀히 검토하지 않고 엉터리 전략환경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를 통과시켜준 환경부가 초래한 명백한 인재입니다.
그런데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지금 신규로 추진되고 있는 새만금신공항, 가덕도신공항, 제주제2공항, 흑산공항, 백령도공항, 울릉공항 등의 입지는 모두 철새도래지이며 새들의 삶터라는 사실입니다. 이중 새만금신공항은 현재 운영 중인 전국의 모든 공항뿐만 아니라 신규로 추진 중인 가덕도신공항, 제주제2공항, 흑산공항을 통틀어 조류충돌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토부가 제출한 새만금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전국 15개 전체 공항과 장소불명건 포함 총 16개소 공항의 조류충돌 총 위험도(TR)와 새만금신공항 조류충돌 총 위험도를 비교 평가한 결과, 새만금신공항의 조류충돌 총 위험도(TR)는 계획지구 5km를 기준으로 최소 0.01071, 최대 0.04873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참사가 일어난 무안공항의 총 위험도(0.00008)보다 무려 최소 134배~최대 610배 높은 결과입니다. 항공기-조류충돌 위험관리 구간인 13km를 기준으로 하면 새만금신공항 조류충돌 총 위험도(TR)는 최소 0.01184, 최대 0.05202로 무안공항보다 최소 148배~최대 650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국내 전체 16개소 공항 평균(0.00121)과 비교하더라도 새만금신공항의 총 위험도는 5km 기준 최소 9배~최대 40배, 13km 기준 최소 10배~최대 43배 높습니다. 총 위험도를 ‘치명적인 사고 발생 예상 연(年) 수’로 계산하면 무안공항의 경우 12,221년에 한 번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2,221년에 한 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 사고가 지난 2024년 12월 29일에 일어난 것입니다. 새만금신공항의 경우엔 5km 기준으로 21년~93년에 한 번, 13km 기준으로 19년~84년에 한 번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또한 새만금신공항의 조류충돌 위험도는 신규로 추진 중인 가덕도신공항, 제주제2공항, 흑산공항 보다도 훨씬 위험한 수치입니다. 너무도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운 결과입니다.
새만금신공항 계획부지인 수라갯벌은 13km 안에 만경강 하류, 동진강, 옥녀봉, 옥구저수지, 옥녀저수지, 금강하구, 장항해변, 유부도, 조류지, 새만금호, 갯벌, 경작지, 월명호수, 잔디골프장 등으로 둘러싸여 있는 대규모 조류서식지입니다. 멸종위기종을 비롯하여 계절마다 다른 새들이 찾아오는 중요한 철새도래지이고,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의 핵심 기착지입니다. 게다가 7~8km 범위 안에 있는 서천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고, 국내 최대 도요새 서식지이며,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저어새, 민물가마우지, 검은머리물떼새 등 여러 조류의 번식지가 있습니다. 특히 13km 안에 저어새 번식지가 3곳이나 있고, 그 중에 두 곳은 각각 8km, 10km 안에 위치합니다. 전 지구적으로 5천~6천명 밖에 남아 있지 않은 멸종위기 1급 저어새는 90% 이상이 한반도에서 번식하기 때문에 저어새의 종 유지에 있어 인근의 수라갯벌은 매우 중요한 지역입니다.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서 초안(2024년)에 따르면 새만금신공항 계획지구 13km와 주변에서 확인된 조류는 총 56과 315종으로, 법정보호종은 총 59종에 이르며 약 240,000명 이상의 조류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겨울철 조류 동시 총조사 지역의 10년(2012년-2021년)간의 자료에 의하면, 새만금신공항 계획부지는 겨울철새가 총 154종 210,334명으로 집계되어 국내 공항지역 중 반경 13km 범위에 겨울철새가 가장 많이 도래하는 지역입니다. 조류의 몸무게와 무리가 클수록 항공기-조류충돌 위험이 증가하는데, 대형조류이면서 큰 무리를 형성하고 있는 민물가마우지와 큰기러기가 수라갯벌과 주변에서 살고 있습니다. 16,000명 이상의 민물가마우지는 매일 두 차례 이상 새만금호와 옥녀봉 사이를 왕래하기 위해 새만금신공항 부지를 횡단하고 있습니다. 수라갯벌과 인근에서 확인된 13,000여명의 큰기러기 무리 중 2,000~4,000명은 수라갯벌 자체를 잠자리터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수라갯벌은 법으로 정한 보호지역과 보호 종을 포함하는 대규모 조류서식지이고, 새들을 유인하는 환경이며, 조류가 호수로 이동하기 위해 횡단하는 지역이므로 국토부가 법에 따라 고시한 기준에 의하면 조류충돌 예방을 위해 공항을 지어서는 안 되는 입지입니다. 국토부는 참사 이후 전문가와 함께 조류충돌의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류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활동들은 초지 삭초, 방제 등을 통해 조류의 서식지를 제거하고, 둥지를 제거하는 방식과 폭음기와 총 등을 이용하여 조류를 퇴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이와 같은 방식은 그 자체로 새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생태학살일 뿐만 아니라, 대규모 조류서식지에서는 사고를 막는데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주변의 갯벌, 호수, 저수지, 경작지, 초지 등 새들의 서식지와 번식지를 모조리 없애버리지 않는 한 하늘을 날아다니는 수 만, 수십만 명의 새들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특히나 새만금신공항 계획부지의 경우 바로 옆에 118㎢의 거대한 새만금호와 갯벌이 존재합니다. 만일 수라갯벌에 공항을 짓게 된다면 인근의 갯벌과 저수지, 경작지뿐만 아니라 새만금 기본계획 상에 계획된 새만금호, 환경생태용지, 농생명용지, 수상태양광 퇴적지, 수목원 등을 모두 없애야 한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수라갯벌과 같은 대규모 조류서식지에서는 조류충돌의 보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즉 새들이 많은 입지는 저감 대안을 마련할 수 없습니다. 공항을 짓지 않는 것이 유일한 대안입니다. 수라갯벌은 조류충돌 위험성이 치명적으로 높게 상존하는 곳이고, 결코 공항이 들어서면 안 되는 곳이라는 사실을 온 몸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만일 국토부가 새만금신공항을 짓는다면 스스로 정한 규정을 위반하며 위법을 자행하는 것입니다.
수라갯벌은 1년 내내 수많은 새들과 다양한 야생동식물이 깃들어 사는 소중한 연안습지입니다. 국제적인 멸종위기종과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생태지역 중 하나입니다. 전북지역 경제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새만금신공항 사업의 목적은 공항의 입지·규모·수요 등의 한계로 애초에 이루어질 수 없는 허구입니다. 수라갯벌 바로 옆에서 현재 운영 중인 군산공항도 한 해 60억 원의 적자로 지자체 지원금을 통해 간신히 제주편 2편만 취항하고 있습니다. 새만금신공항은 오로지 토건자본의 이윤, 미군의 대 중국 전쟁기지 확장, 무책임한 정치인들의 이득에 기여할 뿐입니다. 소중한 생명들이 기대어 살아가는 새만금 만경수역의 마지막 삶터 수라갯벌을 민중의 고혈을 탕진하며 학살공항·전쟁공항·유령공항·탄소공항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항공기-조류충돌은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이 3~4년 전부터 새만금신공항을 지어서는 안 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로 제기해온 문제입니다. 우리가 우려하면서 제기해 온 문제가 실제 참사로 확인이 된 것입니다. 우려해온 일이 믿고 싶지 않은 참사로 확인이 되었다는 사실은 너무도 괴로운 일입니다. 더 이상의 참사는 없어야 합니다. 국토부가 제주항공-무안공항 참사의 엄중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조류충돌 위험성이 치명적으로 높은 새만금신공항 건설을 강행한다면, 이는 또 하나의 돌이킬 수 없는 대참사를 예고하는 것입니다. 결코 용납할 수 없고,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다시는 무안공항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됩니다. 조류충돌 예방을 위해 운영 중인 기존 공항들의 장비와 예방인원을 철저히 보완하는 것은 기본이고, 대규모 철새도래지에 입지한 공항의 폐쇄 또한 심각하게 검토해야 할 뿐만 아니라 조류충돌 위험도가 높은 새만금신공항을 비롯한 신규공항 계획을 당장 철회해야 합니다. 그것이 항공기-조류충돌로 인한 또 다른 참사를 반복하지 않는 최소한의 일이고, 희생된 이들의 죽음을 조금이라도 헛되이 하지 않는 일입니다.
더 이상의 참사는 없어야 한다. 국토부는 항공기-조류충돌 대참사 불러올 새만금신공항 철회하라!
새들에게도 위험천만, 사람들에게도 위험천만! 새만금신공항 당장 철회하라!!
생태학살·기후재앙·전쟁위협·혈세착취 새만금신공항 필요없다. 수라갯벌 보존하라!
2025년 1월 21일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