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강동궁 선수가 당구 최고 권위의 대회인 2015 세계 3쿠션 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결승전 무대는 다름 아닌 토브욘 블롬달. 강동궁 선수는 승리의 고지에 먼저 다다랐지만
토브욘 블롬달 선수의 무서운 추격 끝에 승부치기에서 경기를 내주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대회 기간 동안 보여준 경기들은 그가 몇 단계 더 진화했음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예선전에서 그는 프랑스 자국민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제레미 뷰리를 18이닝 40:12로 격파하며
조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16강에서는 아드넌 윅셀을 27이닝 40:37, 8강에서 사메 시돔을 31이닝 40:29,
그리고 준결승에서는 막강한 4대천황 다니엘 산체스를 18이닝 29:40으로 완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전 세계를 흥분시켰다.
강동궁 선수는 지난 달 역대 최고 상금이걸린 LG U+ 3쿠션 마스터즈 우승을 차지했다.
연속 두 번의 국제 대회 성과는 강동궁 선수의 피나는 연습의 흔적을 제대로 보여주는 결과였다.
상대가 무려 세계 랭킹 1위이자 3쿠션의 황제 토브욘 블롬달 선수였지만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준 그였다.
모두들 그의 경기를 인정했다.
결승전 경기 후 모든 관중들이 수 분 동안 기립박수와 함께 그를 환호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었다.
대회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그는 “저는 아직 젊습니다. 아직 미래가 있으니 꼭 최고 높은 자리에 오르겠습니다.” 라고
밝혔다.
결정적 패인의 질문에는 “저의 한계인 것 같습니다. 이번을 경험 삼아 다음에는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
토브욘 블롬달, 딕 야스퍼스, 다니엘 산체스, 프레드릭 코드롱, 에디 멕스 선수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에게 많이 배우고 보고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라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10대 때 당구를 시작하여 대선배들 틈에서 실력을 키워온 강동궁 선수는 2003~2004 SBS 당구대제전에서
2년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당구계의 떠오르는 스타가 되었다.
이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꾸준히 성장해 온 그는 많은 국내대회 성적과 더불어 세계 무대에서도
점차 성장하고 있었다.
특히 2012년 수원 월드컵 당시 세계랭킹 1위이자 1번 시드를 받고 출전한 프레드릭 코드롱을 3:0으로 완파하는
대이변을 연출하는 등 당구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있는 전도유망한 선수였다.
2013년 구리 월드컵에서는 시드 배정 없이 출전해 다니엘 산체스와의 결승전 끝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월드컵에서 예선부터 출발한 선수가 우승한 것은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파란을 일으킨 그였다.
1994년 선수로 데뷔해 20년차 되던 해 이룬 세계 대회 우승이었다.
하지만 2013 구리 월드컵 우승 이후 주춤하며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그간의 아쉬움을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었던 눈부신 성과였다.
그리고 올해 말, 마침내 세계 최고를 가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과 다름없는 갚진 성과를 냄으로서
그 정점을 찍었던 것이다.
2015년의 마지막을 장식할 세계대회인 이집트 후루가다 월드컵이 오는 13일 개막한다.
세계선수권대회의 여세를 몰아 강동궁 선수가 한국 최초의 월드컵 2회 우승을 달성하기를
많은 당구팬들이 바라 마지않고 있지만 대단히 아쉽게도 이 대회에 그는 참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월드컵 2회, 혹은 그 이상의 우승을 위해 그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시간 뿐,
다른 모든 조건은 이미 갖춰졌다.
그리고 그리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