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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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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녀아래
정 경 진
승천하는 용꿈 덥석 삼키려다
추녀 아래 자린고비처럼
나브리치는 청룡 황룡의 꿈
하늘이 매립해 버린 추녀아래
나브리치는 추녀 위 |
장가계에 올라서서
정 경 진
내뿜는 뽀얀 담배 연기 없이 무슨 회의들 하나
주거니 받거니 날개짓 하던 이야기 뚝 그치고
모아 쉰 눈빛만 치켜세우고 있습니다
하얗게 바래진 좌담회 자리
석순처럼 솟아올라 빙그르르 도는 의자끼리
혹여 닿일까 차렷 자세로 몸 사리고 있습니다
서넛 둘러앉은 자리라 생각했는데
둘러보니 만만치가 않습니다
쪽지에 쓴 하고많은 건의사항
올라오다 볕에 바래어져서
들고 오는 이도 무슨 영문인지 전할 수 없어
침묵의 골은 더 깊어만 갑니다
잠시 쉬는 시간을 알리는 매미소리만
훨훨 날개옷 입고 자유로이 날아 다닙니다
그래도 지금은 만만찮은 회의중입니다
<시인의 말>
시인의 삶이란 어떤 것일까
정 경 진
박재삼 시인의 '해와 달 별 까지의 거리 말인가 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 싯귀를 떠올리고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나라로'에 맞춰 손바닥 부대끼며 놀던 어린시절이 떠오른다.
'내 마음속 우리님의 고운 눈썹을/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동지 섣달 나는 매서운 새가/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서정주 시인의 동천을 그려보던 밤에 선유도 명사십리 곳곳을 산책하며 내 지나온 삶을 되돌아 보기도 했다.
이상화 시인의 시<시인에게>라는 다음과 같은 시가 있다. (시인에게 - 이상화) '한편의 시 그것으로/새로운 세계 하나를 낳아야 할 줄 깨칠 그때라야/시인아 너의 존재가/비로소 우주에게 없지못할 너로 알려질 것이다/가뭄 든 논 께에는 청개구리의 울음이 있어야 하듯/새 세계란 속에서도 /마음과 몸이 갈려사는줄, 풍류만 나와 보아라//시인아 너의 목숨은 진저리 나는 절름발이 노릇을 아직도 하는 것이다/언제든지 일식된 해가 돋으면 뭣하며 진들 어떠랴//시인아 너의 영광은/미친개 꼬리도 밟는 어린애의 짬없는 그 마음이 되어/밤이라도 낮이라도 /새 세계를 낳으려 소댄 자국이 시가 될때에 있다/ 촛불로 날아들어 죽어도 아름다운 나비를 보아라'를 읽고 시인의 여정을 떠올렸다.
이런 시가 생각난다 '시가 돈이 되는가 밥이 되는가/혼이 되는가 명예가 되는가/시가 사랑이 되고 목숨이 되고 /평화가 되는가//
그러나 봄철 어김없이 꽃 피듯/시는 저혼자 기어가는 벌레의 생각처럼/시간을 밀어내고 있는 것을/나뭇가지의 잎새들이 바람에게/자신을 내맡기듯 시는/인간에게 자신을 내어맡긴다/모래사막을 쉬지 않고 걸어와 /두 눈 껌벅이는 낙타의 /짙은 눈썹 위에 앉은 모래알갱이를/누가 털어 낼 수 있을까/걸어온 만큼 또 걸어가야 하는/그의 숙명처럼/깊은밤 비단길을 수놓는 자/그대는 시인인 것을!' (깊은밤에 시를 쓰다 -서지월)
이렇듯 수십년 전에도 무릇 시인이란 세상안 이곳저곳을 다니며 이런저런 시를 만나고 이런 저런 시인을 만나고 그런저런 자연을 만나고 그러다 이러저러한 시를 쓰는것이 시인의 삶, 그 소용돌이를 두문시산방 서지월 시인 선생님을 통해 늘 가까이에서 더욱 더 체감하며 나를 채찍질 했다.
<약력>
▲1954년 부산 출생
▲동아대학교 원예학과 졸업
▲2001년 계간 <시현실> 봄호 신인상 시당선으로 등단
▲2003년 제 4 회 「적벽강 시문학상」 수상.
▲2005년, 중앙일보 주관 제1회「미당문학제」시부문 대상 수상.
▲중국 길림성「장백산」문예잡지사 조선족문학인대회 및 일본 도쿄 아시아환태평양시인대회 참가.
▲현재, 한국시인협회, 대구문인협회, 대구시인협회 회원. 대구시인학교 <사림시> 회장.
<연락처>
주소:대구광역시 수성구 상동 56의 11번지
전화(053)763-5997
휴대폰:018-53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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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국문학예술]<이 시인을 주목한다>정경진 시-'빗방울은 즐겁다' 외4편
빗방울은 즐겁다
정 경 진
참새떼처럼 줄줄이 앉아
서로 안부 물으며 재잘거리며
빨랫줄에 앉아있는
빗방울은 즐겁다
찌푸린 얼굴로 흔들어
우수수 떨구던 구름속 빗줄기들
가지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홍시처럼
밝아진 얼굴 서로 바라보며
빨래줄에 쉬고 있는
저 물방울들 즐겁다
꽃자리 한때처럼
정 경 진
길가에 뜬금없이 떨어진
껍데기뿐인 검은 비닐 봉지 하나
풋풋풋 달겨드는 웃음 채곡채곡 담아
웅비하는 새처럼
푸하하 날개짓하며 날아오른다
전신주에 걸릴 듯
꽃나무에 사뿐 내려앉을 듯
몇 굽이 세상살이 넘고 넘다
달아나는 배꼽 움켜쥐고 나 살려라
떼구르르 굴렁쇠처럼 마구 뒹군다
어느 순간 알 수 없는 길 모퉁이에
후줄그레 남겨질지도 모르는
검은 비닐봉지 하나
꽃자리 한때처럼 지금
무슨 꿈꾸며 뒹굴고 있는지
한동안 바라보며
바람부는 벌판에 나는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