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윤 개인전
나는 돼지작가 한상윤이다
글 : 한상윤 (팝아티스트)
[2012. 6. 1 - 7. 6 하나은행평창동지점내 갤러리(T.02-385-1111, 평창동)]
한국에 귀국한지도 어엿 3년 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중학교 시절 은사이신 서예식(現청명고등학교 교감) 선생님의 ‘한국적인 만화, 동양화 만화를 그려보아라’라는 권유로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를 1기로 입학하여, 생각지도 못한 만화 학도의 길로 입문하게 되었던 나의 역사가 엊그제 같이 시간이 흘렀다.
붓과 먹을 좋아했던, 아무것도 모르던 그 시절 하이얀 화선지에 먹이 번지는 것을 좋아했던 나에게 동양화는 봄날 벚꽃이 봄바람에 휘날리며 설레이게 하듯! 그렇게 다가 왔다. 만화학업의 길로 접어들며, 만화의 본고장인 일본으로 유학을 가며 ‘한상윤’이라는 작가는 자신이 꿈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평탄치 않았던 일본 유학의 길! 아버지 회사의 경연난으로 인하여, 128kg에 육박하던 나는 다이어트를 하며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였고, 하루에 2~3시간의 수면으로 학교에서의 학업, 아르바이트 등 나만의 작업으로 꿈을 이루어 나갔다. 지금 생각해 본다면, 그때 그 시절의 노력과 열정이 없었더라면 이렇게 귀국하여 작가생활을 하는 나는 많은 좌절과 시련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풍자만화 즉 정치만화로 학부를 졸업, 그 후 同대학원에 입학하여 정치 만화를 좀 더 심도있게 연구하고 작업하는데 몰두 하였다. 정치만화를 전공하여 ‘풍자’라는 매력에 빠졌고, 그림 한 장의 힘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회화에 대한 중학교 시절부터의 갈증, 어렴풋 손에 남아있는 감각은 나를 다시 회화로 갈 수 있게 하는 큰 역할을 하였다.
석사과정을 졸업 후 나는 과감히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마무리 짓고 한국으로 귀국했다. 전통과 불교미술이 공존하는 동국대학교 대학원 한국화 전공 박사과정에 입학한 나는 학부수업의 청강 그리고 수묵과 禪畵의 대가인 김대열 교수님 밑에서 다시 한번 [한국화의 맛]을 공부할 수 있는 큰 기회를 얻어, 수박 겉 핥기 식으로 알던 한국화의 면모를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회화의 크고 희망친 길로 접어들게 되었고, 우연히 나의 작품을 본 예술의 전당 감윤조 부장님이 2008년도 [만화&미술 크로스컬쳐]展 에 현재도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유명 작가들 사이에 작품을 초대해주었고, 한국미술 시장에 데뷔를 하였다.
젊은 나이지만, 살다보면 내 자신이 한가지 길에서 열심히 한다면 그거를 어디선가 봐주는 분들이 있고 끌어주고 기회를 주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감사히 생각하고 나는 나의 작품으로 그 은혜를 갚아야 할 것 같다.
한국의 팝아트! 과연 한국적인 팝아트는 무엇일까!는 항상 나의 머릿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나만의 과제로 남아있다. 동양화의 기법, 전통 채색 기법은 단지 한국적인 팝아트를 완성해 가는 과정중의 재료일 뿐이지 그 모든 것을 대변 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근_현대 미술 속을 본다면 민중 미술을 지울 수가 없다하겠다. 더욱이 중국의 현대미술 속에는 중국의 문화혁명 부터의 공산주의 사상에 대한 풍자! 재치있는 그림들이 지금 중국을 대표하는 작업이 되었고, 그것은 중국 뿐만이 아닌 일본의 네오팝(무라카미 다카시, 요시모토 나라, 쿠사마 야요이 등등)의 작품들이 일본의 오타쿠 문화 및 만화 문화를 회화 속에 반영을 시키며 유럽과 미국등에서 큰 히트를 치기도 하였다.
미국의 팝아트는 우리가 쉽게 알고 있는 만화의 주인공을 그림 속에 등장을 시키며, 추상화와 사실적 표현에 질려가던 많은 대중들의 눈을 즐겁게도 하였다. 팝아트는 겉으로 화려한 동시에 “풍자 & 재치”라는 새로운 면모를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분야로 우리나라에 까지 수입되었다.
나의 돼지슈퍼맨 또한 그런 풍자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의 완성이었다. 우리가 ‘돼지’라고 하는 동물을 표현할 때는 더럽고, 뚱뚱하고 표현에 있어서는 조금은 비하적인 표현으로 상용 되지만 실질 우리가 꿈 속에서 돼지 꿈을 꾸며는 [길몽]이라고 하여 좋에 표현되고 있다. 유교사상인 대한민국은 중대사 큰 일에 돼지 머리가 빠지지 않았고, 돼지 머리의 여러 군데에 돈을 꽂으며 행운을 기원하기도 하는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西遊記(서유기)” 속에서도 손오공 보다는 저팔계가 인간의 면모를 가장 닮은 심볼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돼지슈퍼맨의 명품 슈트 착용은 한때 사회의 이슈였던 “된장녀=현대인의 물질적 용망”을 저는 누구나 알 수 있는 명품 브랜드의 로고를 그림에 오마쥬 기법으로 상용을 하며 나만의 캐릭터 그림 속 주인공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2012년은 “따스함과 사람”으로 대중들에게 선사하려고 한다. 풍자도 풍자이지만 웃음과 행복으로 가득한 나의 작품을 보며 사랑으로 가득하길 기원해본다.
유머러스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풍자
글 : 주지 德賢(법화도량)
삶은 바람과 같은 것이다. 때론 부드러운 손길로 누군가의 볼을 스치고, 때론 높이 높이 올라 청운의 꿈을 몰고 흐르며, 때론 거세고 난폭해져 정말 심각하게 모든 것들을 뒤흔들고 부수지만, 멈추고 나면 본래의 고요와 허무 속으로 돌아가고 마는 것이다. 마음의 안이든 밖이든 본질적으로 공허한 지금 여기를, 무수한 당신과 나는 바람이 되어 잠시 지나고 있다.
역사를 말하든 본질을 찾든, 참으로 놀라운 것은 우리가 이 무상함 속에 이렇게 살아있다는 사실 그 자체. 더욱이, 이 세상에 올 때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던 당신과 내가 지금의 이 시간여행 속에서 이렇게 많은 것들을 누리고 있다는 것, 그리고 매일 매일 비슷한 일상이 되어 우리를 속이는 그것들에 차츰 익숙해진 나머지 이제 그 향유를 당연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상윤은 이런 우리의 자화상을 돼지로 묘사한다. 그의 유머러스하고 결코 부담스럽지 않은 이 풍자는 이런 우리 속의 어떤 부분을 예리하게, 그러나 피가 안 나게 찔러 각성을 자아낸다. 본래 우리가 이 세상에 거지처럼 빈손으로 오지 않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지금 여기에 있을 자격이 있는지, 우리가 이 아까운 시간을 이렇게 살아가도 되는 것인지 묻는다.
그의 예술정신은 아마도 이 자문 끝에서 우리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삶 속에서 추구하는 모든 아름다움이 도덕적으로까지 좀 더 건강하고 완성도 있는 것이 되도록 돕는 것이다. 그는 결국, 바람처럼 무상하지만 지고의 아름다움을 향해 가는 당신을 기다린다. 삼장법사를 모시고 구도의 여행길에 오른 저 서유기의 저팔계를 떠올리게 한다.
한상윤_2012_117X80.5cm장지에분채_여름이 왔다_Blooming Day(비통맨)
한상윤_2012_53.5X65.5cm장지에분채_My family story2(비통맨)
한상윤_2012_53.5X65.5cm장지에분채_한국의정서_장이익어가는소리(비통맨)
한상윤_2012_53.5X65.5cm장지에분채_여름이 왔다_Blooming Day(비통맨)
한상윤_2012_32X41cm장지에분채_자연으로가는길_夏_Blooming Day(비통맨)
한상윤_2012_130.5X162.5cm장지에분채_풍성한감이열렸다_Blooming Day(비통맨)
한상윤_2012_45.5X38cm장지에분채_Blooming Day(비통맨)
한상윤_2012_45.5X38cm장지에분채_달할아리사랑_Blooming Day(비통맨)
탈렌트김수미와 함께_사진 왕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