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설문조사, 안내지, 마을 명함 홀더에 넣는 일을 우리자리에서 했다.
어린이집 방문드려 부탁드릴 가정통신문 나갈 적에 함께 부탁드릴 생각이다.
인사부터 드리고 부탁드리니 흔쾌히 해주시겠다고 한다.
주민설문조사, 안내지, 마을 명함 하나 하나 정성으로꾸렸다.
우리자리공부방에서 선생님과 밥을 먹었다.
식사 마치니 홍선 선생님 오셔서 박수진 선생님과 함께 셋이 이야기 나누었다.
3월 한달 동안 활동 했던 내용 이야기 드렸고 의견이나 조언해주실 사항 있으시면 말씀해 달라고 했다.
마을에 살고 계셔서 마을이야기를 전해 주셨다.
발전소에 공원을 세우는 이야기. 공원 조성에 앞장서서 참여했던 지역 유지 이야기,
만나뵐 분, 찾아가 인사드릴 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함께 일하는 분들과 역할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이 이야기를 나눈 이유는
주거환경관리사업 그 중 나는 사회사업만을 담당하기로 했던 것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다.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싶다. 내가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을 명확히 하고 싶다.
처지를 헤아리고 한계를 세우고 싶다. 본분에 충실하고 싶다.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이 일 저 일 끼어 하고 싶지 않다.
하나라도 제대로 해보고 싶다.
이런 마음이었다.
그래서 말씀 드렸고, 다음 주에 업무의 명확성에 대해 상의하기로 했다.
이야기 마쳤다.
명함과 설문지들고 마을로 들어섰다.
이번엔 혼자다.
수줍음 많고 내성적이며 겁 많은 내가 마을 다니며 인사드린다.
그래서 기도부터 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이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일을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계속해서 되내인다.
하느님
예의를 다하고 정성을 다해 인사드리겠습니다.
만나야 할 분을 만나게 해 주시옵고,
들어야 할 말을 듣게 해 주시옵고,
해야 할 말을 하게 해 주시옵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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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는 마을에 봄 기운을 전하러 가는 것이다.
선하고 긍정적인 기운
따뜻한 햇살로 새싹이 돋는 생육의 자라남과 같은 봄의 기운
그 기운을 전하러 가는 거다.
그러니 마음 가짐 부터 바로한다.
격물치지 성의정심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 마음부터 선하고 긍정적으로 또한 바르게 가다듬고 그렇게 인사하자!
하기 싫어 억지로
일이니 억지로
주어진 것이니 억지로
돈 벌기 위해 억지로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인사! 아니함만 못하다.
분명히 알거다. 당사자와 지역사회는 알 거다. 아니 느끼실 거다.
그러니 보험회사 영업사원으로 우리를 인식하시는 거다.
그러니 정성을 다하는 농부의 모습으로 인사드려보자!
그런 마음으로 인사드려 보자
마을에 들어섰다.
어린이집부터 찾아 뵈었다.
선생님께 인사드리고 설문지 전했다.
또 감사했다.
이제 어디로 가야할까?
그래 우선 아는 곳으로 가보자!
저번 주에 인사드렸던 곳으로 가보자!
명함 나왔으니 명함 전하러 왔다는 구실 삼아 인사만이라도 한번 더 드리자
인애 교회 갔다. 명함 전했다. 저번 보다 나를 더 반겨 주신다. 감사하다.
미용실 갔다. 환하게 웃으며 나를 반겨 주신다. 지난 번 보다 더 친해진 느낌이다.
부동산에 갔다. 명함이 특이하다며 환환 웃음 지어 주신다. 감사하다.
좋다. 이런 힘이면 이런 기운이면 마을 다니며 낯선 분에게도 자신있게 인사드리며 명함드릴 수 있다.
함께 해보시자고 제안드릴 수 있다.
골목 골목 다니며 인사했다. 그냥 지나쳐 가시는 분에게 10미터 전방에서 허리 숙여 인사하며
명함 공손히 전했다. 그리고 감사했다.
또 만나면 또 인사했다.
동네에 앉아 계신 어르신께도 인사했다.
아이와 손 잡고 가는 어머님에게도 인사했다.
똑똑! 집에서 텃밭가꾸고 계신 아저씨에게도 인사했다.
똑똑! 집에서 살림하시는 어머님에게도 인사했다.
보는 사람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했다.
저번에 만나뵈었던 장난감 사장님에게도 인사드렸다.
참 신기한 건 한 두분 말고는 모두 정답게 인사해 주셨다는 사실이다.
좋은 기운으로 인사하니 좋은 기운으로 화답해 주신다.
좋다. 나도 기운 얻었다. 저번에 차갑게 나를 내모셨던 슈퍼에 갔다.
커피 하나 사먹고 정중하게 인사드렸다. 무슨 일 하냐며 물어오셨다.
여자처차 이래저래 1년 동안 동네에서 활동한다고 말씀 드렸다.
그러더니 환하게 웃으신다. 참 감사합니다.
그리고 감사 인사 전하고 슈퍼 나왔다. 다음에 또 찾아뵐거라 약속드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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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때가 있다. 시공간을 초월해 언제라도 변할 수 있는 것이 사람 마음이고 관계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길들여져 가는 관계가 무르익는 때가 언제인지 나는 알 수 없다.
그렇다고 손 놓고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있어라??!!
남이 나를 알아주길 바라지 말고 내가 남을 알아주지 못할까 걱정하라는 옛 성인의 말씀이 있지 않은가?
내가 존중받고 싶은 만큼 상대를 먼저 존중해라 라는 말씀도 있지 않은가?
존중받고 우대받고 싶은 마음 없다, 다만 내가 행하는 사회사업 함께 해 주시면 좋겠다.
내 일 아님을 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일이 되게 돕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내 일이기도 하다. 하늘에 부여받은 정언명령 혹은 소명이기도 하다.
그러니 내가 행하는 사회사업도 존중받고 이렇게 귀한 일인 사회사업에 함께 하시길 바란다.
그러니 난 지역사회를 존중하고 뜻을 헤아려야 한다.
그러면서도 나는 요령을 하나 얻었다.
경험에서 나오는 요령인지 생각에서 나오는 요령인지 모르겠다.
요령은 이러하다.
인사드린다. 그리고 표정과 움직임을 살핀다.
바쁘게 지나가셔야 하는 분에게는 인사만 드리고 한번 읽어봐 주세요 말씀드리고 감사함만 전한다.
마음으로 다음 번의 인사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웃으면서 궁금해 하시는 분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 드린다. 다음에 또 인사드리고 혹여 참여하고 싶으시다면 연락을 부탁드린다고 한다.
이것이 요령이다.
하지만 바쁘게 몸을 움직이다 보니
모든 지역주민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또한 잘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사드리기는 부족한 듯 싶다.
다음 모임에는 이런 마음도 함께 실어 인사드려야 겠다.
'인사는 사회사업 전체는 아닐지라도 어림잡아 70%는 되는 것 같다.
오늘의 일기를 마친다.
나는 오늘도 사회복지사의 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