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수학자 푸엥카레는 일찍이 사과와 파리 이야기를 통해 '차원'을 설명했다.
사과의 표면에 붙어서 걸어다니는 파리(2차원)가 보는 세상은 붉은 지평선뿐이다. 그가 상상할 수 있는 시공은 그가 존재하는 2차원에 도달하지 조차 못했다.
하지만 파리가 날아오르는 순간(3차원의 세계로 던져지는 순간!) 자신이 붙어 있었던 한단계 아래 차원의 세계를 명료하게 인식하게 되는 것이고 사과의 형태도 보다 더 풍부하게 상상할 수 있는 것이다.(하지만 마찬가지로 3차원의 시공은 3차원안에 있는 파리가 인식할 수 없다.)
비행기의 발명으로 인해 인류는 x, y 축밖에 없던 데카르트 좌표에 z축을 세울수 있게되었다. 이전보다 신의 관점에 근접하게 된 것이다.
저승의 어디쯤으로 보이는 덩케르크 해변에서 연합군 병사들은 이미 죽은 사자들처럼 고요하게 서있다. 그들이 살아있는 존재같아 보이는 때는 역설적이게도 하늘에서 신이 내는 죽음의 굉음을 들을때이다.
톰하디의 시간과 영국사병들의 시간이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연료고갈 때문이 아니라, 애초에 존재하는 축이 다르고 바라보는 세계의 폭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연료는 톰하디가 각성하게 되는 가장 큰 영화적장치다.
소리도 없이 먼저 추락한 항공전대의 리더와 응답없이 해수면에 착륙해간 동료파일럿을 보고 그도 저 아래 무음의 세계를 궁금해하지 않았을까
고장난 연료계 덕분에 그는 한차원 낮은 시공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임무를 완수한 후에 그는 결국 그 고요의 세계로 들어가 완벽한 결말을 내고만다.
영국뽕 영화라는데엔 동의하지 못하겠다.
그보다는 구멍난 배와 프랑스인 씬을 분석한 평론가 이동진의 말이 더 와닿는다.
제로섬보다 고차원인 논제로섬을 상상할 줄 모르던 그 배는 결국 제로가 된다.
눈가가 촉촉해진 장군이 내뱉는 '조국'이란 단어는 건조하게 들렸다.
그보다는 프랑스군인들을 구하러 가겠다는 그의 경례가 더 높아보였다.
C놀란은 한스짐머의 오케스트라처럼 수학적인 미메시스를 꿈꾸는 것 같다.
그는 몇차원 위의 조물주가 되고 싶은걸까.
첫댓글 점점 깊어지는군요^^
영화를 이제야 보았는데, 배경음악이 익숙한 클래식 중 하나인데, 이렇게 쭉 늘여빼가지고 효과를 놀리는 것, 이 영화에서 눈여겨 봐야 할 점 같습니다. . . 배경음악이 뭘까요? . . .Edward Elgar "Nimrod"를 . . . 엘가가 이 노래를 . . . 익숙하긴 했지만 엘가라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음악가는 그 유명한 한스짐머입니다. 제가 클래식에 문외한이라 관련 링크를 찍어드립니다~ http://m.music.naver.com/album/index.nhn?albumId=2113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