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노하우와 고급 식재료로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내려 노력하는 호텔 셰프들. 그 노력만큼이나 '맛'에 대한 기준은 까다롭다. 이런 호텔 셰프들에게 호텔 밖 음식을 선택하는 기준은 어떤 것일까? 맛과 담음새는 물론 서비스, 음식 그리고 먹는 이와의 교감까지 중요시하는 셰프들의 호텔 밖 맛집을 추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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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스틴조선호텔 정수주 셰프 추천 '아우미식'의 가지두부정식.
■정수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중식당 홍연 주방장 추천, 중식 레스토랑 ‘아우미식’
화교 출신으로 대를 이어 중국요리를 만드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중식당 ‘홍연’의 정수주 셰프는 평소 홍대앞, 명동, 인천 차이나타운까지 담백한 맛의 중식을 찾아다닌다. 최근 그가 자주 찾는 단골집은 홍대앞의 ‘아우미식’이다. 식당 이름에 ‘내 벗에게 맛과 멋을 선보인다’는 뜻을 담은 이곳은 대만·홍콩 유학생들과 주재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서 유명해진 집이다.
정 셰프가 즐겨 먹는 요리는 광둥식 가지두부정식(1만5000원)과 대만식 홍소우육탕면(1만3000원) 그리고 모둠딤섬. 가지의 쫄깃한 식감과 두부의 풍미를 살린 가지두부정식과 매콤한 향신료가 들어간 홍소우육탕면 등의 메인 요리를 시키면 딤섬, 냉채, 샐러드, 디저트까지 한상에 푸짐하게 나온다. 이 집의 또 다른 인기 메뉴는 딤섬. 호텔 중식당에서 요리를 배운 아우미식의 강승환 셰프가 오전, 오후 두 차례에 걸쳐 빚는 딤섬은 재료의 신선함이 잘 전해진다. 강 셰프는 “홍콩식 딤섬은 중국 본토보다 예쁘고 깔끔한 편”이라며 노란색 아기자기한 쇼마이, 새우가 들어간 하가우, 씹는 맛이 신선한 부추교자, 그리고 찹쌀밥을 굴려 만든 찹쌀쇼마이까지 다양한 맛의 딤섬을 맛볼 수 있다고 자랑한다. 마포구 서교동 358-40. 문의 (02) 325-8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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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호텔 토마스 리 셰프 추천 '품서울'의 된장소스 꾸리살과 민어 완자탕.
■토마스 리 W호텔 디저트 셰프 추천, 한식 레스토랑 ‘품서울’
W호텔의 단골들에게 디저트 셰프 토마스 리는 ‘달콤한 남자’라는 애칭으로 통한다. 경력 20년의 디저트 전문 셰프로 이름을 날린 그는 2004년 W호텔 오프닝 멤버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토마스 컬렉션’이라는 디저트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과일과 초콜릿을 주재료로 한 케이크 메뉴를 다양하게 개발하는 그가 가장 자신있게 추천하는 곳은 푸드스타일리스트 노영희씨가 운영하는 한식 레스토랑 ‘품서울’이다.
서울을 찾은 외국 셰프들에게 한국의 맛을 보여주기 위해 찾는 곳이다. 그는 “W호텔의 레스토랑 나무·키친 그리고 우바는 손님과 음식을 만든 셰프의 교감을 이끌어내는 요리를 선보이는데 품서울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며 “음식을 통해 셰프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했다”고 말했다. 그가 품서울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바로 요리를 서빙하는 방식. 순서에 따라 서빙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외국인이 생소하게 느낄 만한 요소들을 보완해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 거부감을 느낄 식재료는 과감히 생략하거나 대안을 찾아내고, 먹기 번거로운 생선구이의 경우 생선살을 발라 포를 뜬 후 이를 구워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내는 식이다. 요즘 특히 신선하고 인기있는 메뉴는 민어찜과 된장 소스 꾸릿살. 점심품위상 5만원, 저녁위품상 10만원. 용산구 후암동 358-17. 문의 (02)777-9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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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컨티넨탈호텔 배한철 셰프 추천 '대한민국'의 국수전골.
■배한철 그랜드·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총주방장 추천, 국수전골 전문 ‘대한민국’
카페와 베이커리를 비롯해 프렌치 레스토랑 ‘테이블34’, 한국·중국·일본·인도 요리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아시안 라이브’ 등 그랜드·코엑스 인터컨티넨탈의 모든 레스토랑을 총괄 책임지는 배한철 셰프. 그는 매일 아침 6시부터 그날의 중요한 행사를 체크하면서 직원들과 수시로 소통한다. 이런 배 셰프에게 특별한 즐거움은 바쁜 일과가 끝난 후 직원들과 함께 인근 식당에서 하는 회식이다. 대치동에 있는 ‘대한민국’은 배 셰프가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국수전골을 잘하는 집’으로 꼽고 있다. 이곳에서 국수전골(1인분 1만3000원)을 주문하면 큰 냄비에 육수·생면·쇠고기 등심이 나온다. 육수가 팔팔 끓기 시작하면 갓 뽑아온 국수를 넣고 어느 정도 익힌다. 이후 표고버섯·파·깻잎·쑥갓·쇠고기를 한번에 넣는다. 다시한번 모든 재료를 익혀 국물과 국수, 채소를 곁들여 후루룩 먹으면 된다. 대한민국의 조정은 대표는 고기는 투플러스 등심을 쓰고, 국수는 이 집에서 직접 뽑아 쫄깃하다고 자랑한다. “남은 국물에 밥과 갖은 채소, 김가루, 참기름, 달걀노른자 등을 넣어 끓인 죽맛도 일품”이라고 배 셰프는 전한다. 이 집의 셰프 문준식씨가 추천하는 육회(3만5000원)도 인기 메뉴. 주문을 받은 후 곧바로 양념에 무쳐내는 육회는 애피타이저로 좋다. 강남구 대치동 950-11. 문의 (02)561-6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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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W 메리어트 고렌 소엘테르 셰프 추천 '오키친'의 니스와 샐러드와 딸리아뗄레 파스타.
■고렌 소엘테르 JW 메리어트 호텔 식음료 이사 추천, 뉴욕 스타일 레스토랑 ‘오키친’
다양한 도시를 거치며 올해로 호텔리어 경력 25년을 맞이하는 JW 메리어트 호텔의 고렌 소엘테르 식음료 이사는 그가 거쳐간 도시만큼이나 다양한 입맛을 가졌다. 한국에 부임했을 때, 건강식에 관심이 많은 그에게 호텔 직원이 소개한 식당이 바로 이태원에 있는 ‘오키친’이다. 뉴욕에서 활동하던 푸드아티스트 오정미·스스무 커플이 오픈한 오키친은 도봉산에 있는 주말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허브와 채소를 가져와 음식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고렌 이사가 즐겨 먹는 메뉴는 민트·바질·세이지·오레가노 등의 허브와 농장에서 기르는 닭들이 낳은 유정란을 이용해서 만든 니스와 샐러드(1만7000원)와 가늘고 긴 파스타를 케이퍼에 비벼 절구에 빻은 바질을 얹은 딸리아뗄레 파스타(1만9000원). “맛도 좋고 보기도 좋았으며 그날 그날 다른 스페셜 요리가 제공되어 먹는 사람을 설레게 만드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그날 장 봐온 생선을 포함한 애피타이저 3가지, 수프와 샐러드, 메인, 디저트가 제공되는 런치 메뉴는 파스타 코스(2만1000원), 스테이크 코스(3만6000원)로 즐길 수 있고 저녁은 다양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용산구 이태원동 168-14. 문의 (02)797-6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