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잠자리에 드는데 전화벨이 울려서 전화를 받았다.
왠 화통을 삶아 묵었는지 요란스런 웃음소리를 섞은 목소리가 귀가 아플지경이다. ㅎㅎ
이번 우리들 음식을 책임진 전라도 맛집 주인 애분이다.
"아이 맹숙아 잠이 안와분다.. 니는 오냐? 으히히히히.... 아따, 보쌈을 삶아야 된디 아침에 삶아야 맛날것 같아 새벽에 일어나야 되서 일찍 자야헌디 들떠부러서 그런지 잠이 안와부러야? 헤헤헤.
니는 나가 챙기라는 것은 다 챙겨놨냐?" 뭐가 그리 좋은지 천장 찢어질듯한 웃음소리에 덩달아 들떠서 같이 목소리가 커지다 보니 막 잠이든 남편이 날 째려보며 뒤척거리더니 휘~익 돌아 눕는다.
계속 들떠서 다른 일은 걸씬걸씬 하고 있는 내가 못마땅 하는데도 참고 있는데 잠까지 깨워가며 낄낄대고 있는 꼬라지에 화가난 모양이다.
하지만 어쩌랴. 그져 보고픈 친구들 만날 그 시간만 기다려 지는걸.
다른 친구들 마음도 같았으리라.
낮에 광주에 있는 아경과 경애랑 통화를 했다.
경애왈" 워메워메 명숙아 나가 눈이 뭉케져 불라근다.. 느그들 보고 싶어서.... ㅋㅋㅋㅋ"
여기서도 찡하다.
이 나이 되다 보니 친구가 참으로 소중해진다.
자식들 다 키워내 품에서 벗어나고 남편은 덤덤해지다 못해 웬수 같을때도 있지만 가끔 만나서 수다떠는 친구들은 왜그리 좋은지..
재경 친구들은 봄, 가을 산행과 연말 송년회, 혹은 자식들 결혼으로 자주 보지만 이번에는 지방 친구들과 실로 오랜만에 보는거라
벌써부터 다들 들떠 있었다.
드뎌 11월 9일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데이트날이 왔다( 이말 뭔말인지 알제?ㅎㅎ)
난 일산에 살다 천안으로 이사왔고 애분이는 평택이라 차에 음식을 바리바리 쌓아싣고 날 데리러 왔다.
내 탈 자리도 없이 음식을 싣고 와서는 날더러 대충 뭉개 타라한다. ㅎㅎ
아무리 내 체구가 작다한들 자리 하나는 남겨놔야지 가시내가 나를 무시해도 넘넘 무시했다. .
그래도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우린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단체로오고있는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 정안 휴게소를 향해 얏~~호를 외치며 달렸다.
일상의 탈출을 자축하고 눈치 볼사람없이 실컷 웃었다. 하이고오 ~~ 좋아라~~~~
차창밖 풍경이 벌써부터 우리들 마음에 붉은물을 들이고 허파에는 가을 바람이 풍선을 분다.
우리가 먼저 휴게소에 도착. 먼저 자리를 잡고 먹거리를 꺼내서 맛을보며 기다렸다.
조금 지나자 낯익은 얼굴들이 왁자지껄 까륵까륵 거리며 함박 웃음들 칡넝쿨처럼 얽혀설켜 좋아들 죽는다.
"짜식들 저리들 좋을까? 개구장이 머스마 가시내들처럼 딱, 어릴적 고딩때 그모습 그대론것 같다.
모자 삐딱하게 쓰고 가방 옆구리에 끼고 팔자걸음 걷던 용호,
여학생들의 마스코트 대수, 모범생 형준,대표미남충순,학교를 빛낸 서예가 병희. 걸직한 현식이
졸업후 두번째본 판수, 사진작가 동춘, 육자배기 불러재끼면 초죽음인 민재, 귀여운 형팔, 더귀여운 승호, 훌륭한 내조로 얼굴이 화사한 정모, 까페지기 용문이, 참으로 대견한건 말수없던 영권이도 모처럼 신명난 표정을 지었고,우리의 영원한 돌쇠 상기는 시종일관 붕붕 떠다닌다.ㅋㅋㅋ
이번 총 동창회를 주최한 현 회장 성만이는 형님처럼 늠름한 표정으로 자리를 빛내고 있었다.
여학생들은 어떠한가!
봄처녀같이 초록으로 꾸미고온 경심, 언제나 소녀같은 금희. 수미, 모범생들은 여기도 있네? 정애. 여자. 애자 가을냄새 물씬거린 인숙,종임. 사랑스런 애분, 경임 추자, 나이들수록 이뻐지는 상순, 혜정 .
모두들 수학여행 떠나는 아이들처럼 얼룩달룩 예쁜 모습들이 사랑스럽고 정다웠다.
" 아! 좋다!!!"
홍어회에 막걸리 나누고 있는 소박한 이행복!
이것이야 말로 인생의 여백이다.
이제부턴 지방 친구들과 합류할 동학사를 향해 달린다.
드디어 이름표를 봐야 기억을 더듬어 알아보는 친구들도 있고 떨어져 살지만 늘상 그리웠던 친구들이 거의 동시에 도착해서 이산가족 만난 듯 뜨거운 해후를 하고 있었다.
거의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반가움에 미꾸라지에 소금뿌려놓은것처럼 퍼덕거리며 흥분을 가라않지지를 못한 경숙이 경애 아경 ㅎㅎ
개인적으로는 청춘을 한 회사에 같이 다녔던 기홍이를 만나 반가웠으며 광주 순천에서 온 미자, 희자, 화순, 송희 순임(도연) 애숙, 선희, 내가 고등학교 졸업사진 한장줬더니 모임에 잘 왔다며 만난 음식 잔뜩 맛보여준 큰손 덕순이.
체육복 갈아입고 운동장에 종달이들 처럼 떠들어대던 학장시절 그 소녀들이 그대로 오버랩되면서 지난 세월이 만들어 낸 주름들이 하나하나 펴지고들 있었다.
비가왔다, 가을비가 주룩주룩!!! 상관없었다.
오히려 밤비의 낭만과 친구들의 안부묻는 소리소리들이 음악처럼 들렸다.
드디어 가무가 시작되고 끼있는 친구들의 마이크 다툼이 치열했다.
음악시간도 없는 학교를 나온 우리들인데 다들 가수다. ㅎㅎㅎ
언제 분장을 했는지 경숙이가 각설이가 되서 나타나 친구들 배꼽을 아프게 했다.
아~~~ 이렇게 즐겁고 행복할 수가 있다니...
여흥이 무르익을때쯤 승완이가 나타나더니 정식이 종화가 합류했다.
분위기는 더더욱 무르익고 우리는 청춘을 되돌리고 있었다.
끈질지게 날밤 새운 친구들도 있었다. 물론 상기, 정모는 기본안주지만 순천 덕순이 희자는 놀라움이며 부러운 체럭이었다.
나는 나가리... ㅋㅋㅋ
밤새 내린 비는 맑큼히 개여 우리의 새벽잠을 깨웠다. 부지런한 친구들은 새벽 산행을 하고 몇몇 친구들은 동학사 산책으로 대신했다.
낙엽들은 이별을 나누는 가을 손수건처럼 붉은 울음같이 슬프고도 처절한 아름다움으로 우리들의 심장을 뛰게 했으며
추억의 앨범을 만들어 주었다.
기쁘고도 행복한 시간들을 가슴에 꼭꼭 채우고 우리들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아쉬운 이별식을 몇번이고 하고하고 또 했다.
---- 존경하고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이번 모임을 주선해준 회장님및 임원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
그리고 적극적으로 성원해준 친구들이여!
살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도록 노력하며 살세나. 다들 고마웠어.
- 서울총무 명숙-
첫댓글 동문 최초 문인 탄생 !! 섬세한 관찰력, 풍성한 어휘력,수려한 문장 감동스런 동창회 후기일세.....天衣無縫
자네 그동안 외롭게 카페 지킴이 했는데 조금이라도 보람 느낄수 있도록 나도 적극적 참여할게.
사진보고, 글보고, 가지는 못했지만 바로 옆에서 수다를 듣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구수한 전라도 얘기 들으면 들을수록 보면 볼수록 정감나고 좋습니다.
댓글은 관심인데 동산이 고마워. 사실 다른 친구들도 자네처럼 댓글좀 달아줬음 좋겠어. ㅎㅎ
눈빠지게 썼는데 그치? ㅎ
아이구야~ 울 맹수기... 꼼꼼하게 잘 정리했네! ㅎㅎ 옵빠도 댓글 달아 부렀어.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전라도 맛집 애분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네. 칭구들이 알랑가 모르겄어~ 애분사장이 나헌티 무지하게 맛난 김치를 챙겨줬다는 사실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끼니 때마다 감사히 잘 먹고 있당께... 애분이 복 받을껴~ 함께 준비한 울 맹수기도.....^&^,ㅎㅎ
아니 이럴수가~~ ㅎㅎ 나도 안주더니 ... 자네 엄청 불쌍하게 보였구나? ㅋ 잘했어. 정말 맛있지?
가보지 않은 우리가 읽어도 눈에 선하다.친구들과의 좋은 시간 부럽네.
헉! 울 기숙이를 여기서도 보네? 방가방가! 눈에 선한 친구들 많지? ㅎㅎ
읽으면서 다시한번그려본다. 고마워 정명숙~ 살아가면서 가슴가득 추억 한아름과 그리웠던 친구들 우리모두 건강하게 살면서 다음을 또 기약하자꾸나. 이애숙
방초야 정체를 밝혀라 ㅋㅋ 이렇게 댓글 오고가니 얼마나 좋은가? ㅎ 사소한것 같지만 그것이 관심이거든! 그치?
실명 써! ㅎ
방초 애숙이 만나서 반가웠어
울 총무님 잠까지 설치며 고생한 덕분에
이쁜칭구들 만나고 이렇게 좋을수가~
후기글도 맛갈나게 써불고잉 ㅎ사업도 번창하길~~~!♥♥
추자야 너도 컴퓨터 들어올줄 아니? ㅎㅎㅎ 여기서 보니까 더 반갑다.
자주 들어와서 카페좀 활성화 시켜라 ㅋ 아라찌?
같이 즐기지 못했지만 친구들 소식에 너무 행복했다.
앞으로도 좋은일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라며~~~~^/^
어쩜 너를 볼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실망이컸어. 참 보고 싶은데... ㅎ
내가 현장감있게 썼지? ㅎㅎ 입가심으로읽고 다시한번 되새김질하며 즐기라고...
담엔 꼭 보자. 꼭!!!!!
내 페이스북에 강숙이 올라 왔는데 긴가 민가 하다 엘범찾아보고 이번에 알았부러네, 반가운 우리동창인데 알아보지 못해 정말 미안!
와~~!!!!!!!!!! 늦게 오늘 보았는데 ~~ 글 솜씨가 보통이 아니네~! 안봐도 학교다닐때 공부 잘했겟어~!??//
칭찬에는 고래도 춤을 춘다는데 자네 칭찬 받으니까 첫눈오는 오늘 기분 완죤 up!!
흰 눈발 내리는 모습 보고 있으니까 가슴 한켠에 숨겨논 그리움 하나 울컥목에 걸리네, ㅎㅎ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3.11.20 12:48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3.11.24 12:45
진구들 간만에 보니까 정말 반가웠고 이런 기회가 자주 했으면하고 명숙총무님 작가님같고 친구들을위해서 솔선수범하는 모습 정말보기좋앗고 나는 광주 신채호 애분이 음식솜씨 대단햇고 푸짐해서 좋앗고 추워지는데 항상건강 챙기시고 자주만날수잇기를
처음은 낯설었는데 자네는 참으로 인상적이더군.
어쩜 그리도 자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넉넉한지. 광주 여친들이 부러웠다네. ㅎㅎ
담에 만나면 더욱 반갑겠지? 동안 건강히 잘 지내다 또 더 건강하게 만나세.
함께하진 못했지만 친구들 소식 들으니 가슴이 벌렁거리고 부럽다. 머나먼 남쪽 반도 고흥 끝머리에 살지만 생동감 넘치는 글 솜씨에 함께함을 느끼네. 다들 건강하고 행복한 삶 되길 바라네
아! 얼굴은 가물거리지만 보면 기억나겠지? 반가워.
유자향기 그윽한 고향에서 고향 지킴이 하고 있구먼? ㅎㅎ
내년에는 꼭 보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