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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26일 토요일 날씨: 화창하고맑음.그리고다소쌀쌀함
인삼의 본고장 금산...
그리고 진악산 가는날 아침 잠에서 일찍 깨어났다...
내나이 중년을 훌쩍 넘겼건만....
지금도 길을 나서기 전날밤 잠을 설치는 버릇은 여전하다...
일찌감치 평택역으로 나가 버스를 기다리니....
일각의 오차도 없이 정확한 시간에 버스가 도착한다...
최종 집결장소인 문예회관앞 도착시간마저 1분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10여분 채안되게 이것저것 점검을 마치더니 총알처럼 도로를 빠져나가
고속도로에 올라선다....
모든 준비와 진행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듯 매끄럽고 깔끔하다.
준비하시는 임원진들이 이제는 서로의 눈빛만 보고도 마음을 읽어낼 만큼 숙련된 듯하다...
이런날이 있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냈을 그분들의 수고를 가히 미루어 짐작이 간다.
달리는 차내에서 임원님들은 여느때 처럼 분주하다...
이계숙 총무님 진행멘트가 이어진다. 예전에 비해 많이 능숙해지고 세련된 느낌이다.
계속해서 이어진 임원소개및 인사...
산악대장님의 산행안내 멘트가 끝나자마자 임원님들 다시 분주해진다..
인원파악.... 간식전달... 회비수납등....
언제나 임원님들의 수고로부터 산행이 시작되는 듯 하다..
차내에서 나누어 주던 시루떡은 손에 화상을 입을까 염려스럴 정도로 따근따근 하다.
고소한 팥고물이 양면에 두툼하게 발라져 있었고 한입을 가득 베어 물으니 그 맛이
참으로 쫄깃하고 고소하다.. 아마도 찹쌀로 만든 시루떡 인듯 하다...
어느 분의 정성이 담겨져 있는 떡인지는 모르지만 참으로 감사했다.
또한 옥산휴게소 광장 한켠에서 벌어진 순두부잔치...
내가 처음 설흘산 산행을 나설때 순두부를 먹던 기억이 또렷하다.
순두부 맛은 언제 먹어도 담백하고 감칠맛은 한결같았다..
내가 늘 그리워했던 바로 그 맛이다.
아침을 거른 내게는 시루떡 한편과 순두부 한그릇이 아침식사로는 금상첨화다.
그렇게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나니 졸음이 쏟아졌다..
잠시 눈을 감았다 떠보니 버스는 이미 고속도로를 나와 진악산을 향해 가고 있었다.
도로는 다소 협소해 보이지만 포장은 잘 되어 있었다...
산모퉁이를 몇 번 휘감아 돌더니 원효암을 가리키는 표지판 앞에서 버스는 정차했다.
버스에서 내려 원효암 입구로 서너걸음 올라서니 오른편에 몇 개의 석탑이 정돈 되어있었고
그 아래 잘 다듬어진 공터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차량 출입구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주차장은 아닌듯 하고..
무엇에 쓰이는 용도인지는 모르지만 표면이 정성스레 다듬어져있고 그의에 고운 자갈로
치장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사찰의 예정부지가 아닐까 하는 추즉을 해볼 뿐이다...
인적도 없이 한적하고 그 뒤편에 진악산이 우뚝 솟아 있어 정기가 흘러 넘쳐 보이고....
그 넓이가 시골학교 운동장 만하니 시산제를 지내기에 이곳만큼 좋은 곳은 없어보인다...
어떻게 이 보물같은 장소를 찾아냈을까....
다시한번 임원님들의 수고에 절로 감탄사가 새어 나온다...
시산제를 위한 상차림이 차려졌다...
조(대추), 율(밤), 이(배), 시(감), 사과 순으로 앞열에 과일이 배열되었고...
뒤편에 정성스레 준비한 돼지머리... 시루떡이 넓다랗게 자리를 잡았다...
산악인의 자세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사명이라고 해야할까..
이같은 헌장을 낭독, 선서를 하고나서...앞서간 산악인에 대한 묵념으로 순서를 이어나갔다..
이번에는 신협산악회 회장님이 앞에 나아가 산신앞에 술잔을 올린다음
무릎꿇고 그 앞에 엄숙히 앉았다....
그리고 함께간 일행 모두가 그 뒤에서서 머리를 숙였다...
분위기가 숙연해지더니 산악대장님 께서 축문을 읽어 내려갔다....
축문낭독이 끝나고 개별적으로 또는 삼삼오오 순서대로 나누어 술잔을 올리고
절을 하며 일년내내 산행에 무탈과 안전을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원했다...
많은 사람들의 배례가 이어졌고 나는 마지막으로 자리에 섰다...
내가 그 상앞에 섰을때는 이미 돼지는 많은 봉투를 입에 물고 있었고
양쪽귀에는 둘둘 말린 수표가 꽃혀져 있었는데....
아주 만족한 표정으로 입가에 큰 미소를 가득담은 돼지의 표정이 어찌나 익살스러운지...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웃음을 간신히 참아내면서 배례를 하고나서 도망치듯 뒤돌아 빠져나왔다...
나로서는 시산제를 처음 접하는 터라 모든게 생소하고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켠에 무사안전 산행에 대한 믿음에 스스로 위로가 된다....
특이할 만한 것은 이번 시산제에는 성동신협 전직원이 참여했다고 한다...
아마도 이는 산행에 대한 안전을 기원함과 동시에 성동신협의 무한한 발전과 번영을
염원하는 마음이 간절하게 담겨있슴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배례가 끝나고 간단하게 음복(제사에 쓰여진술을 마시는것)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안주로는 붉은 색을띤 간재미 무침이라고 하는데 그 맛과 모양이 홍어무침과 비슷한데
씹으면 씹을수록 입맛을 돋구어 내는것이 특징이다..
음복술을 마시면 복이오고 일년내내 화를 면하게 해준다는 속설이 있어
우리 조상들은 이술을 두고 서로 먹으려고 싸움까지 했다는 설화가 있다고도 한다..
아마도 술이 넉넉하지 못했던 시대의 아픔이기도 하다..
음복이 채끝나기도 전에 선두그룹이 산행을 출발하였다..
마음이 다급해졌다..
선두그룹에 참여하지 못하면 낙오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에서다...
이는 선두그룹에서 출발해도 하산할때는 후미그룹에 가까스로 합류하는
내 스스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 들려있는 막걸리 잔과 젓가락을 내려 놓기가 쉽지않다...
매콤하고 쫄깃한 간재미 맛에 흠뻑 심취해 있어서이다.
그렇게 머뭇거리는 사이 선두그룹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졌다...
어쩔 수 없게 되었다는 구실로 막걸리 두어잔이 더 내손에 들려졌고
매콤한 간재미 안주에 연실 젓가락질을 해대는 사이 어느새 한두 사람씩 일어서더니
금새 자리가 썰렁해진다...
그제서야 다급하게 일어나서 산행에 따라 나섰고 그나마 다행스럽게
중도그룹 대열에 합류를 한듯 하다.
원효암을 향해 산을 오르는 초입로는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협소한 콘크리트 포장길이다..
굴곡없는 순탄한 포장길이기는 하지만 승용차가 오르기는 경사가 가파를 듯 여겨졌다..
포장길이 끝나는 지점에 원효암 암자를 오르는 철계단이 지그재그 놓여져 있고
그 왼편으로는 원효암을 떠받치고 있는 절벽이 까마득히 올려다 보인다.
그 절벽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가느다란 물줄기가 바위를 타고 흘러내린다..
지금이야 아마도 갈수기라 볼품이 없어 보이지만 한여름 장마철에는
웅장한 폭포수가 쏟아져 내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그재그 이어지는 철계단을 오르자 바로 원효암이 나타났다.
암자라고 보기에는 그 규모가 제법 커보인다...
원효암을 왼편에 두고 뒤를 돌아 오르니 경사가 제법 큰 산행길이 나타난다...
조금더 오르니 경사는 더 심해지고 군데군데 바위길이 나타난다.
비탈에 묶여있는 낡은 로프까지 등장하고 깔닥고개라 할수 있을 만큼 숨이 벅차오른다.
계속해서 로프가 등장하지만 너무 오랜 세월을 관리하지 않고 방치해 버린 탓인지
낡고 썩기까지 해서 오히려 그 로프를 잡았다가는 위험스러울 듯 하다.
그렇게 깔닥고개는 계속해서 이어진다..
마침내 한 두사람씩 주저 않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숨을 몰아 쉬면서도 표정은 밝고 행복해 하는 모습들이다...
그 가운데 모자가 함께 산행하면서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고....
그 분들이 주고받는 친근한 대화는 물론이고 정겨운 농담까지 주고받는 모습이
참으로 행복해 보이고 인상적이다...
산의 중턱을 훌쩍 넘겨 올라온 듯 한데도 그 깔닥고개는 끝없이 이어진다.
내가 일찍이 경험 해보지 못했던 만큼 유난히도 길었다.
몰아치는 숨을 가까스로 억누르고 얼마나 올랐을까..
마침내 암벽으로 길게 이어진 슬랩지대가 나타났고 가파른 경사는 최고의 절정에 이른다..
그제서야 깔닥고개의 끝이 드러나 보였다.
< 유난히 길었던 깔닥고개 끝이 내다보입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내다보이는 끝을 향해 혼심을 힘을 다해 슬랩지대를 기어 올랐다.
드디어 깔닥고개의 끝에 오르니 정상이 코앞이다..
깔닥고개의 끝이 사실상 정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고 보니 처음부터 정상까지는 아니더라도 9부능선까지 깔닥고개 였던 셈이다.
깔닥고개 마루에 앉아 내려다 보니 낮고 작은 봉우리 군락이 시야에 펼쳐진다.
오밀조밀 하게 밀집된 봉우리들이 크고작은 능선들과 끝없이 이어지고 얽히면서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를 연출해 낸다.
아직은 나뭇잎이 돋아나지 않아서 계곡과 능선의 구분이 뚜렷하게 곡선을 그려내고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흙과 바위속살까지 허옇게 들여다 보인다..
마치 이 자리에 앉아서 "대동여지도"한장을 뚝딱 그려내고도 남음이 있을만하다.
아마도 예전에 "김정호"선생께서 "대동여지도"를 그려 냈을때도
낙엽이 다 떨어진 계절을 찾아 산에 올랐을 거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그래야 산의 굴곡과 높고 낮음의 파악이 용이했을 듯 싶다.
< 아직 나뭇잎이 돋아나지 않아 산의 굴곡이 선명하고 속살까지 들여다보입니다..>
잠시 한숨을 돌리고 몇걸음을 옮겨 뒤를 돌아보니....
끝없이 펼쳐진 금산벌이 한눈에 들어온다.
발아래는 바로 절벽이라 현기증을 느낄 지경이지만 거추장 스럽게 시야를 가리지 않아서
경관이 더 수려하고 아름다웠다.
시원스레 평야가 아득하게 내려다 보이고 그 오른편으로 금산읍내가 희미하게 뻗어있다.
인삼의 본고장임을 말해주듯..
햋빛을 가리기위해 검은색 차양막으로 은폐된 인삼밭이 여기저기 흔하게 눈에 띈다.
그러나 생각했던 만큼 인삼밭이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예전에 비해 인삼 농가가 많이 줄었다고 하니 그런 모양이다.
<군데군데 인삼밭이 내려다이고 오른편에 금산읍내가 희미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인삼은 기후나 토양에 의해 밀접한 영향을 받아 재배가 꽤나 까다로운 작물이라고 한다.
따라서 씨앗을 뿌려 1년이 되면 모종을 하여 옮겨 심게 되는데
이때 작황이 실패 했을때는그냥 뽑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때로는 이런 인삼들이 시장에 간혹 나오는데 이것이 1년근 인삼이라고 한다.
모종후 2년이 지나면 3년근이 되는데 작황상태에 따라 시장에 출하를 하게되고
이것이 보통 삼계탕에 쓰이며 약효는 아무래도 덜하다고 한다.
인삼은 대체로 4년이 지나야 약효가 제대로 있다고 하며 우리가 흔히 보는게
4년근 인삼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중에서 작황이 우수한 인삼을 1~2년 더 재배하면 5년근,6년근 인삼이 되며.
6년근 인삼이 되면 약효는 절정에 이르러 홍삼의 재료로 많이 쓰인다고 한다.
인삼은 토양의 양분흡입력이 매우 강해 한번 인삼을 재배한 밭에는 토양의 양분이 고갈되어
인삼을 다시 심지 못하고 다른 작물을 재배하면서 휴식기를 갖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도 수차례 반복하여 재배하면 토양의 성분이나 효능이 떨어지나 보다..
과거에는 금산이나 풍기의 인삼을 으뜸으로 치는것을 당연시 하였으나
요즘에는 그동안 인삼을 재배하지 않았던 강원도 지역을 찾아 인삼재배 업자들이
이동하는 추세라고 하며 비교적 토양의 잠적도가 높은 이지역의 인삼효능을 더 알아주는 모양이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강원지역도 재배가 가능한 기후로 변한 탓일게다.
그렇게 한참동안 인삼밭을 내려다보면서 무한한 상념에 젖어 들었다.
그러고보니 내가 앉아있는 이곳이 참으로 절묘하다.
앞으로는 작은 지리산 모양 크고작은 능선이 평화롭게 이어지지만...
뒤로는 수십길 낭떠러지다...
이러한 지형적 특색 때문에 임진왜란때 이곳에서 전투가 치열했나 보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화창하고 또한 청명하다...
파란하늘.. 하얀구름.. 그리고 산천초목... 기암괴봉이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깔닥고개를 오를때 불어오던 쌀쌀한 봄바람도 이곳에 오르니 잠들어 버렸다...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이 낙원에서 오랫동안 머물고 싶었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무겁게 들어올려 몇걸음 더 옮기니 정상이다...
정상의 운치는 9부능선의 조망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9부능선의 조망이 더 깔끔하고 선명해 보였다고 하는편이 옳을 것이다.
<진악산 정상의 청명한 하늘.. 너무 아름답습니다..>
다만 사방이 훤히 트여서인지 제법 바람이 쌀쌀하다...
정상에서 잠시 머무르다가 이내 하산길로 접어 들었다..
하산길은 비교적 평탄해서 행보가 순조롭고 여느산과 크게 다르지않고 지극히 평범했다.
그래도 시간은 꽤 걸리는 편이었다...
드디어 하산의 총착점인 천년의 고찰 보석사가 시야에 들어왔다..
보석사 건너편 뜰에 내눈길을 잡아끄는 고목 한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천년을 넘게 버텨온 은행나무라 한다...
뜰 가운데 거대한 고목기둥이 마른 장작처럼 갈라진채 솟아있다.
표면은 세월의 그을음으로 코팅된채 어두운 그 단면을 드러내 보이고
심장부는 음푹 패여있어 그 둘레길이를 가늠해 내기가 쉽지 않다.
아주 오랫동안 사연을 담고 있는 듯 지쳐보이고 쇠기둥에 힘겹게 가지를 의탁해서
지탱하고 서있는 모습이 고단해 보이고 애처롭기만 하다...
금방이라도 갈라지고 무너져 내릴듯이 위태로워 보이기도 한다.
< 너무 힘겹게 지탱하고 있는 은행나무가 안스러워 보입니다..나뭇잎이 돋아날까 의구심이 듭니다..>
문득.....
이미 봄기운이 완연한데 저 고목에도 나뭇잎이 피어오를까...
이미 고사되어 생명없는 고목을 관광객 시선을 붙잡아 두기위해 억지로 인공 구조물까지
동원해서 인질삼아 세워두는 것은 아닐까..
천년을 이겨내온 고목의 생명력에 감탄하기에 앞서 의구심이 먼저 드는건 왜일까...
집에 돌아오자 마자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이윽고 작년8월의 푸른잎이 무성한 그 고목의 사진한장을 찾아냈다.
그제서야 단순한 고목이 아닌 그 천년거목의 존엄한 생명력 앞에 머리가 숙연해졌다...
참으로 위대한 삶을 지켜온 그 거목에 감탄과 존경심을 끝내 지울수 없었다..
< 작년 여름 잎이 무성한 은행나무 입니다...생명력이 왕성함을 보여줍니다....인터넷에서 확인>
주차장에 내려와 버스에 오르니 버스에 빈자리가 많아 보인다..
유유자적 걷다보니 꽤 늦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나보다 늦은 사람이 많은 듯 하다.
아마도 점심을 거르다보니 식사시간 만큼 산행시간이 단축되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창밖을 살펴보니 시골노인 아낙들이 산나물을 들고나와 펼쳐놓고
그 주변으로는 서울 젊은아낙들이 둘러서서 흥정이 오가는 모습이 정겹다...
남는 시간 딱히 할 일도 없어 구경삼아 돌아보니..
잘다듬어진 싱싱한 산나물이 종류별로 구색 맞추어 풍성하게 펼쳐져있다.
내가 좋아하는 고들빼기에 유난히 시선이 꽃힌다...
품질이 좋은건지... 가격은 싼건지... 내 알턱이 없지만 적어도 중국산은 아닐 것이라는
믿음이 들어 한바구니 사가지고 버스로 돌아오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탑승해 있었다.
잠시후..
버스는 출발하고 뒤풀이를 위해 도착한곳은 한 송어횟집 앞마당이다..
마당 한켠에 콘크리트 구조로 만들어진 수조에는 일급수에만 산다는 송어가
글자 그대로 물반 송어반이 었다.
힘차게 물위로 솟구치고 파닥거리며 헤엄치는 송어떼가 장관이다.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안내를 진행하시는 임원님께서 한 개의 테이블에 4명씩 앉으란다...
다시 난감한 시간이 돌아왔다.
혼자였던 난 잠시 두리번거리다 보니 요행히도 지난번 스키벙개에서 안면을 익혀둔
"차카게살자"님이 눈에 들어왔다. 얼른 그옆에 찰싹 달라붙어 앉아 자리를 잡았다.
일단 한고비를 넘긴 셈이다..
앞자리에는 "투덜이지요"님... 그리고 내 옆테이블에는 연륜이 있어보이는 공주님들이
자리를 함께 하니 한껏 분위기가 화사해 보였다.
자리하나는 명당 자리를 잡았나보다....
마침내 쟁반보다 더 커보이는 커다란 접시에 송어가 가득 얹혀져 나왔다.
장미 빛깔보다 더 붉고 선명한 빛깔을 내는 송어회에서 불타오르는 듯 한 광채가 비쳤다...
보기만 해도 입에 군침이 샘솟는다...
양도 푸짐하여 넉넉히 먹고도 남을 듯 하다..이정도의 양이면 가격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초장과 양념,야채,송어회가 한군데 버무러지니 오성급 호텔메뉴가 부럽지 않다..
한점을 집어 들고 입에 넣으니 쫄깃쫄깃 새콤한 맛에 하루의 피로가 그대로 녹아내린다.
옆에 앉은 "차카게"님이 이것저것 자상하게 잘도 챙겨 주신다...
정말 자리 하나는 잘 잡은 듯싶다..
여기에 어찌 소주 한잔이 빠질 수 있으랴..
어느 세월에 남이 따라 주기를 기다릴 수 있으랴..
누가 권하기도 전에 몰래 종이컵 가득 따라놓고 한 모금씩 눈치껏 나누어 마셨다..
어느새 종이컵이 바닥을 드러냈다. 아직도 송어회는 한가득 남았는데...
이번에는 옆자리에 눈치 빠른 "차카게"님이 연거푸 잔을 따라 주신다..
이런 행운이 또 있으랴...
어느덧 송어회도 바닥을 드러내고 취기도 아주 적당히 올라 컨디션이 최상이다.
족히 소주 한병은 마신 듯 하다. 내게 안성맞춤 양이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다...이번에는 매운탕이다..
진하고 얼큰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공기밥까지 곁들이니 금상첨화다..
바로 내 옆 테이블 공주님들....
시동이 조금 늦게 걸렸나보다...
연거푸 "위하여~~"를 외치며 술잔이 바삐 돌아간다. 분위기가 한껏 달아 올랐다.
소주, 막걸리, 복분자술.. 어디서 준비했는지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그 달아오른 분위기가 이내 우리 테이블로 불똥이 튄다...
우리 테이블까지 "위하여~~ "에 가세를 한다...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공주님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조화롭게 화음을 이루어 퍼지니
장내의 시선이 우리쪽으로 집중된다...
꽃이 있으면 나비가 날아 든다고 했던가...
어리둥절한 임원님들.... 호기심 가득한 회원님들 우리쪽으로 몰려들어 기웃거린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그 분들도 덩달아 이꽃밭의 잔치 "위하여~~" 향연에 가세를 한다..
이렇게 해서 들이킨 술잔이 벌써 꽤 여러잔이다...
이제 내 주량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그럼에도 "위하여~" 는 계속된다.
자리를 피하려 해도 이미 인파에 둘러싸여 진퇴양난이다....
벽에 기대앉고 싶어 가장자리를 잡은것이 화근이 된셈이다..
행운의 자리였던것이 공포의 자리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몇잔의 술이 더 돌아갔고 내 주량의 위험수위를 훨씬 넘어서야 끝이났다.
자리에서 일어서니 취기가 절정이다.
행여나 남들이 알아채릴까 염려되어 몸의 균형을 유지하느라 애를 먹었다.
균형이 흐트러질까 조바심을 내며 잔뜩 긴장 한 채로 발걸음을 옮겨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자리에 앉자마자 이내 잠에 떨어졌다..
잠자는 내내 꿈을 꾸었다.. 위하여~~ ..송어회~~ 매운탕~~
슬라이드 영화처럼 사연많은 영상이 스쳐지나갔다.
내가 눈을 떴을때는 이미 버스가 평택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후 평택역에서 하차했다.
그만 잠에 빠져서 약초시장 쇼핑도.. 임원님 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것도....
모두 생략 되었다...
그런데도 여느때 보다 평화롭고 행복했다..
처음 접하는 시산제... 진악산 정상의 아름다운 조망... 천년을 버텨온 은행나무....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된 송어회 잔치.....
오늘은 정말 원없이 보고, 원없이 구경하고, 원없이 먹고, 원없이 놀고....
모든 스트레스를 한순간에 날려버린 보람있는 하루였습니다....
오늘의 송어회 뒤풀이는 평생 잊지 못할것 같습니다...
뒤풀이를 위해서 준비해주신 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오늘의 산행을 위해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게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꾸 벅~~ ^^*
2011. 4. 7.
성공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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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가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사실 이번 후기는 참 힘들게 썼습니다.
어떤날은 하루에 한줄을 이어 나가기도 힘들었구요...
처음산행에 나설때...
모든게 신비스럽고 떨리고 흥분되고...
필을 받는대로 하나도 빠짐없이 글에 남기고 싶어 필이 사라지기전에
한줄의 글이라도 적어내려는 욕심에 단번에 써내려갔는데....
이제 일년이 지나고 나니...
산이라는 것이 서로 비슷하고...느낌도 비슷하고.... 보이는 것도 비슷하니....
결국에는 비슷한 글이 되어서 읽는 사람도.... 쓰는 사람도 식상해할 듯싶고....
당체 필이 느껴지지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저의 한계 라는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엔 어차피 시작했으니 마무리를 지어야겠기에 포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다음부터는 힘들 것같은 생각도 드네요...
어쩌면 후기가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제 새로운 분이 나타나서 새로운 글을 써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듭니다...
그동안 산행후기를 끝까지 읽어주시고 성원을 보내주신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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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일부 사진은 회원님의 사진을 인용하였습니다... 양해를부탁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을 머리속에서ㅡㅡ그릴수 있게,,,,,,
넘 자세히도 후기를 올려 주셨습니다ㅡㅡㅡ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날 고생많이 하시던데... 송어횟집에서 서빙도 하시고..
다음부터는 저도 돕겠습니다.. 하명만 해주십시오...
저는 시산제산행참석못하였는데 성공나라님의 후기을 보니 그날이 그려지네요
다음에도 좋은글 많이 많이 오려주세요
다음후기도 기대할께요
그날 뵙고 싶어서 찾아보니 안보이시던데... 못오셨군요..
여정을 후기로 남기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늘
옆에 앉아서 챙겨주시는라 수고 많으셨슴다...감사해여~~ㅋ
함께할수 있는 시간 자주 만들었으면 하네요^^
언제읽어도 멋진 산행후기 감사합니다
이번 뒤풀이때 술한잔 못했습니다
못하신게 아니고 안드신거 같은데여..ㅋ
후회했습니다 성공나라님 옆에 자리잡고 않을걸
다음산행뒤풀이 옆자리 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