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에 가입은 하였으나 여러가지 처한 상황으로 차일피일 늦추다
좋은 시간 다 보낸 만추지절 11월 20일 아침 6시 출발 하였습니다.
드뎌, 사랑과 젊음의 앞 마당이었던 선인을 향하여 말입니다.
도착하니 6시 45분, 대성상회는 이미 사라지고, 아직은 문을 열지 않은 할머니가게의 모습이 그로테스크하게 다가옵니다.
양 사이 길을 어슬렁 어슬렁 추억을 곱씹으며 홀로 주절거리다 할머니 가게의 촘촘한 의자와 측면에 붙은 각 산악회의 메모 통....
경동을 찾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2권의 메모장이 격세지감을 느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세월의 때가 가득한 메모장의 첫장엔 1987년 재원길을 시작으로 1994년으로 끝나있는
각 동창들의 메모가 바래도 너무나도 바랜 역사책이었습니다.
그 격한 세월로 2번째 메모장은 밝고 환한 현재였습니다. 하여 2010년11월20일 김성석이라고 머리를 올립니다.
잠시 뒤 훈상후배의 전화로 도봉서원 주차터에 함께 모였습니다.
거의 처음 보며 인사를 나눕니다. 허나 서로 어색함은 전혀 없습니다.
서로 같은 동창에다 같은 선인을 함께 나누던 악우였슴에서의 동질감으로도 충분하였을 겝니다.
장비 정리를 하는 모습에서 잊혀져가던 옛 산악회의 되새기움을 느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단, 한가지 모두 머리가 희끗하여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면서 말입니다.
우린 천천히 걸어걸어 마침내 남측 오버행 마당바위에 도착합니다.
탁 트인 선인의 가을을 가슴으로 받으며 우이암쪽의 정경을 조망합니다.
각자의 장비들과 부식을 내려놓으며 등반 준비를 합니다.
오늘은 인공등반이라 여러 많은 장비가 쏟아져 나옵니다.
실은, 인공등반을 거의 회피를 하였던 터라 실제 등반은 거의 해보지 않았다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아마도 거벽에 대한 아니 해외원정에 대한 부분은 거의 놓았던 시기라 더 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 후 선배님들과 합류를 하며 인사를 드립니다.
모두 반갑게 맞아주시니 이 후배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훈상 후배가 주섬주섬 챙기더니 온몸에 주렁주렁 매달곤 톱으로 나서며 퀭한 갱도 밑을 내려갑니다.
톱은 올라감 그만이지만 확보쟁인 호선 후밴 이제부턴 고독과 갱도내의 냉기와 싸워야 할 겝니다.
하여 먼가라도 던져 주랴 했더니만, 씨익 웃으며 괜찬다고 합니다..머린 나보다 더 늙은 후배입니다.
그랴,,,고생좀 혀 바라,,,ㅋㅋ.
위에선 등반대장의 목소리가 차츰 차츰 오버행 밑 갱도부터 달구어 올라옵니다.
그 즈음 작은 캠하나가 그 열에 이기지 못한겐지 톱이 추락합니다. 휴,,,바로 밑의 너트가 받아주었습니다.
바로 뒷 바위의 나이프 라인에 생각만해도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어이쿠 어깨야,,,매달리며 궁시렁 궁시렁 거리는 톱을 우린 모두 말없이 바라다 봅니다.
참으로 정겨운 정경인 강건너 불구경이었습니다.
거구가 매달리어 궁시렁하는 모습과 그 뒤로 말없이 바라보는 눈들이
마치 도봉의 밤 고양이들의 반짝이는 모습과 어찌나도 흡사하던지 혼자 고소를 머금어 봅니다.
곧이어 계속되어지는 등반대장의 조금도 물샐 틈도 안주고 요목조목 등반에 대한 부가적인 교육과 더불어 점차
날카로운 목청에 힘줄이 솟아오릅니다. 그러더니만 끝내 터질듯 부풀어 올랐습니다.
사실 좁은 마당터라 여기저기 줄 걸어놓고 나름대로 연습하랴 교육하랴 정신이 없었습니다.
뻥하며 일갈이 터지자, 일순간 사위가 갑자기 조용해졌습니다. 마침내 풍선이 터졌던 겝니다.
그러나 그 순간 숨어있던 해가 햇살을 비추며 고개를 디밀어 나옵니다.
이제 좀 모두가 움츠려 있던 마음들이 따스해지려나 봅니다.
헌데 자칭 32기라 하던 누이 분이 마당바우 끝쪽에서 오버행 하강 시도하다 뒤집어 집니다.
모두 긴장합니다. 톱쟁이 보다 더 긴장합니다.
큰 형님의 (사진) 샷이 톱쟁이 겨누느라 늦어져 헌팅을 하지 못함이 못내 아쉬운 장면이었습니다.
톱은 끝내 그 찢어진 틈바구니의 사투에서 홀로 살아남았습니다.
그 덕에 톱장이 된장통만 바라보던 식구들이 주섬주섬 따라 오릅니다.
대장의 인공등반 교육은 계속이어지고 노익장부터의 개구리 타법의 노가다는 움츠린 갱도를 화들짝 깨워버리며
바라다 보는 이들의 안주거리로 풍성해지며 화기애애 분위기 만점으로 흘러갑니다.
저는 이 정경들의 눈요기 만으로도 충분한 하루 였기에 붙어보는 것은 너무과한 욕심이었기에
돌리는 소주 한 잔으로도 너무나도 아름다운 하루 였습니다.
어느새 햇살은 늬엿늬엿 넘어가고, 주섬주섬 장비를 챙기며 하산을 서두릅니다.
모두가 나름대로의 성과를 짊어지고 두런두런 대화가 이어지며 천축사를 돌아 만추를 즐기며 내려왔습니다.
어느듯 석양이 물들고 사랑과 정열을 짊어진 배낭속에 다음 인수 야영을 약속하며 저는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운전을 하며 돌아가는 길에, 가슴이 푸근해져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뜨거운 열정의 등반대장과 받아내는 훈훈한 가슴을 가진 후배들과 그 뒤를 말없이 감싸시는 선배님들의 어우러진
악우들의 뜨거운 가슴 가슴마다 용솟음치는 동인랑의 힘찬 미래를 말입니다.
첫댓글 지난주 형님을 뵈옵고 참으로 기뻤습니다. 옛날 꾼의 모습을 다시보는듯^^ 하산후 내어주신와인으로 기섭형님은 형수님과의 좋은시간을 보내셨으리라 믿습니다. 이번주 야영전선이상무^^ 이번주는 되도록 목소리를 낮추어 보드라워지겠습니다^^
ㅎㅎㅎ 무슨 말씀을,,김민기의 친구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어느누구 하나가 홀로 일어나, 아니라 할 사람 또 누가 있겠소,,,,
여느 팀이나 누구 하나는 올바른 길이 되어야 할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더군다나 "악우"의 "길"인걸요,,,,허튼 소리라 한들 새겨 각골명심해야하는 충심어린 외침인걸요.
소리없는 응원을 보냅니다...
아마도 말입니다, 남측 오버행의 갱도가 바짝 쫄았을겝니다...암요!!!!.
흐음~~~~ 뭔글이 이런감!!! 한번 눈을 들이대니, 뗄수가 없네^^-^^ 성석아우님! 같이 할수 있어 즐거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