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學講解<54>
<小學 卷之 六 / 善行 / 凡 八十一 章>
善行<8> (옛 성현들의 아름다운 행실)
29. 曹爽의 從弟文叔의 妻는 譙郡夏侯文寧之女니 名은 令女라 文叔이 蚤死어늘 服闋하고 自以年少無子하니 恐家必嫁己하여 乃斷髮爲信이러니 其後에 家果欲嫁之어늘 令女聞하고 卽復(부)以刀로 截兩耳하고 居止를 常依爽하더니 及爽被誅하여 曹氏盡死어늘 令女叔父上書하여 與曹氏絶婚하고 彊迎令女歸하니라.
曹爽(조상)의 從弟(종제) 文叔(문숙)의 아내는 譙郡(초군) 夏候文寧(하후문녕)의 딸로 이름은 令女(영녀)이다. 文叔이 일찍 죽자 상을 마치고, 자신이 나이가 젊고 자식이 없으니 친정에서 반드시 자신을 시집가라고 할 것이 두려워 이에 머리털을 잘라서 맹세하였다. 그 후에 친정에서 과연 시집보내려고 하니 令女가 듣고 곧 다시 칼로 두 귀를 베고, 거처를 항상 曹爽에게 의지하였다. 爽이 사형을 당하고 曹씨의 家門이 모두 죽음을 당하게 되자 영녀의 숙부가 조정에 글을 올려 曹씨와 혼인관계를 끊고 강제로 令女를 맞아 돌아오게 했다.
<註> *曹爽(조상)-조조(曹操)의 姪孫. 字는 昭伯. 대장군을 역임하였으나 司馬懿(사마의)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자
三族이 滅族(멸족) 당함<高平陵之變>
*從弟(종제)-사촌동생 *闋-마칠 결 *復-다시 부 *截-끊을 절 *誅-죽일 주 *彊-억지로 강
時에 文寧이 爲梁相(一作州)이러니 憐其少執義하고 又曹氏無遺類라 冀其意阻(沮)하여 乃徵使人風之한대 令女嘆且泣曰 吾亦惟之하니 許之是也라하여늘 家以爲信하여 防之少懈한대 令女於是에 竊入寢室하여 以刀斷鼻하고 蒙席而臥하여 其母呼與語하되 不應이어늘 發被視之하니 血流滿床席이라 擧家驚惶하여 往視之하고 莫不酸鼻하니라.
그때 文寧은 양주를 다스리고 있었는데(다른 곳에서는 州로 되어있음) 그가 젊은 나이에 수절하는 것을 가엾게 여기고, 또 曹씨는 살아남은 사람이 없어, 그의 수절하는 마음이 그치기를 바라면서 이에 은미하게 사람을 시켜서 그의 마음을 움직여보게 하였다. 令女가 탄식하고 또 울면서 말하기를 ‘나도 또한 생각하여 보니 허락하는 것이 옳겠다.’고 했다. 집안에서는 이로써 믿고 감시하는 것을 조금 게을리 하였는데 영녀가 이에 몰래 침실로 들어가 칼로 코를 베어 버리고 이불을 쓰고 누워 있어 그의 어머니가 부르고 말을 하였으나 대답이 없어 이불을 열고 보니 피가 흘러 침상과 자리에 가득하거늘 온 집안이 놀라고 황망하여 가보고 코가 찡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註> *執義(집의)-의로움을 지키다(수절하는 것) *冀-바랄 기(바라다) *阻-막을 조(=沮) *徵-부를 징 *風-움직일 풍
*惟-생각할 유 *懈-게으를 해(해이하다) *竊-몰래 절 *蒙-덮을 몽 *席-자리 석(깔개) *惶-두려울 황(당황하다)
*酸-식초 산(시다) *酸鼻(산비)-콧날이 시큰하다, 슬프다, 애통하다
或이 謂之曰 人生世間이 如輕塵棲弱草耳니 何辛苦乃爾오 且夫家夷滅已盡하니 守此欲誰爲哉오 令女曰 聞仁者는 不以盛衰改節하고 義者는 不以存亡易心이라하니 曹氏全盛之時라도 尙欲保終이어든 况今衰亡하니 何忍棄之리오 禽獸之行을 吾豈爲乎리오.
<三國志 魏志 曹爽列傳註, 資治通鑑 魏邵陵厲公紀>
어떤 이가 그에게 말하기를 ‘사람이 세상을 산다는 것이 가벼운 먼지가 약한 풀에 머무르는 것 같을 뿐인데 어찌 그렇게 모진 고생을 하는가. 또 남편의 집은 멸망하여 이미 아무도 없는데 이같이 수절하려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하였다. 영녀가 말하기를 ‘내가 들으니 어진 사람은 盛衰(성쇠)로써 절개를 고치지 않고, 의로운 사람은 存亡(존망)으로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고 하니, 曹씨가 한창 왕성할 때에도 오리려 끝까지 지키려 하였거늘 하물며 지금 그들이 쇠망하였으니 어찌 차마 버릴 수 있겠는가. 禽獸(금수)와 같은 행위를 내가 어찌 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註> *棲-살 서(머무르다) *辛-매울 신(모진) *爾-너 이(어조사 이) *乃爾(내이)-이처럼, 이와 같이 *易-바꿀 역
*夷-멸할 이 *夷滅(이멸)-쳐서 없애다, 사라져 없어지게 하다. *誰-누구 수 *存亡(존망)-삶과 죽음 *尙-오히려 상
*況-하물며 황 *盛衰(성쇠)-집안이 성할 때와 쇠할 때 *禽-날짐승 금 *獸-짐승 수
※훗날 司馬懿가 이 이야기를 듣고 가상히 여겨 令女가 養子를 들여 曹氏의 후손을 삼도록 했다.
30. 唐鄭義宗의 妻盧氏 略涉書史하고 事舅姑하되 甚得婦道하더니 嘗夜에 有强盜數十이 持杖鼓噪하고 踰垣而入하니 家人이 悉奔竄하고 唯有姑自在室이어늘 盧冒白刃하고 往至姑側하여 爲賊捶擊하여 幾死하니라. 賊去後에 家人이 問何獨不懼오 盧氏曰 人所以異於禽獸者는 以其有仁義也니 隣里有急이라도 尙相赴救어든 况在於姑而可委棄乎아 若萬一危禍면 豈宜獨生이리오. <唐書 烈女列傳>
唐나라 鄭義宗(정의종)의 처 盧氏(노씨)는 經書(경서)와 史書(사서)를 대략 섭렵하고 시부모를 섬김에 진실로 며느리의 도리에 맞게 하였다. 일찍이 밤에 강도 수십 명이 몽둥이를 가지고 북을 치고 떠들며 담을 넘어 들어오니 집안사람들이 모두 달아나 숨고 오직 시어머니만이 그대로 방에 남아 계시자 盧氏가 칼날을 무릅쓰고 시어머니 곁으로 가서 도둑에게 매를 맞아 거의 죽게 되었다. 도둑이 물러간 후에 집안사람들이‘어찌 홀로 두렵지 않았는가.’하니 盧氏가 말하기를‘사람이 禽獸(금수)와 다른 바는 그것은 仁과 義가 있기 때문이니, 이웃에 급한 일이 있어도 오히려 서로 달려가 구해야 하거늘 하물며 시어머니에 있어서는 버릴 수가 있겠는가. 행여 만의 하나 위험한 재앙을 당하신다면 어찌 나만이 홀로 사는 것이 마땅할 것인가.’했다.
<註> *甚-진실로 심 *得-얻을 득(알맞다) *鼓-북칠 고 *噪-떠들썩할 조 *鼓噪(고조)-시끄럽게 떠들다 *踰-넘을 유
*垣-담 원 *悉-다 실(모두) *奔-달아날 분 *竄-숨을 찬 *冒-무릅쓸 모
*刃-칼날 인 *白刃(백인)-예리한 칼날(시퍼런 칼날) *捶-때릴 추 *擊-칠 격 *幾-거의 기 *隣-이웃 린 *赴-달려갈 부
*委棄(위기)-돌보아야 할 사람이 돌보지 않고 내버려 둠을 이름
31. 唐奉天竇氏二女生長草野하되 幼有志操러니 永泰中에 群盜數千人이 剽掠其村落한대 二女皆有容色하여 長者는 年十九요 幼者는 年十六이러니 匿巖穴間이어늘 曳出之하여 驅迫以前할새 臨壑谷深數百尺하여 其姊先曰 吾寧就死언정 義不受辱이라하고 卽投崖下而死어늘 盜方驚駭하더니 其妹繼之自投하여 折足破面流血이어늘 群盜乃捨之而去하니라. 京兆尹第五琦 嘉其貞烈하여 奏之한대 詔旌表其門閭하고 永蠲其家丁役하니라. <唐書 烈女列傳>
唐나라 奉天(봉천) 竇氏(두씨)의 두 딸은 시골에서 나고 자랐으나 어릴 때부터 지조가 있었다. 永泰(영태) 年間에 도적무리 수천 명이 그 촌락을 노략질하였는데 두 딸은 다 얼굴이 예뻤으며 맏딸은 나이가 열아홉 이고 어린 자는 열여섯 살로 바위굴 사이에 숨어 있었는데 끌어내어 앞세우고 핍박하여 가다가 골짜기의 깊이가 수백 자나 되는 곳에 이르자 그 언니가 먼저 말하기를‘내 차라리 죽음에 나갈지언정 의를 지켜 욕을 당하지 않겠다.’하고 곧 벼랑 아래로 몸을 던져 죽으니 도둑들이 바야흐로 크게 놀라는 중에 그의 동생이 그를 이어 스스로 몸을 던져 발이 부러지고 얼굴이 깨져 피가 흐르니 도적무리가 곧 그들을 버리고 갔다. 京兆尹(경조윤) 第五琦(제오기)가 그 貞烈을 아름답게 여겨 그것을 조정에 아뢰니 임금이 조서를 내려 그 마을 입구에 旌表(정표)하고 영구히 그 집의 부역을 면제했다.
<註> *永泰(영태)-唐나라 14대 代宗 때의 年號 *京兆尹(경조윤)-京兆(장안)의 府尹 *琦-옥 이름 기 *珪-홀 규
*竇-구멍 두 *第五琦(제오기)-姓은 第五, 名은 琦, 字는 禹珪(우규) *剽-겁박할 표 *掠-노략질할 략
*剽掠(표략)-약탈하다. 노략질하다 *曳-끌 예 *驅-몰 구(몰아대다) *迫-핍박할 박 *壑-골짜기 학 *崖-벼랑 애
*駭-놀랄 해 *旌-표할 정 *蠲-덜 견(면제하다) *旌表(정표)-旌門을 세우거나 표창함 *閭-이문 려(마을의 문)
*門閭(문려)-마을 입구에 있는 문 *丁役(정역)-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