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地方消滅) " - 막노동도 서울에 가야....
지금 우리나라의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가 지방(地方)이 소멸(消滅) 되어 가고 있다고 하는 뉴스를 한 번쯤은 접해 보았을 것이다. 지방이 소멸되어 가고 있는 현상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그중 하나의 예가 지방대학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과 그런 상황이 해가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의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기 때문이다. 지방의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다는 것은 미미하나마 지방의 인구 감소 원인이 되는 것이고 종국에 가서는 지방 소멸의 단초가 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방 대학들의 정원 미달 사태와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지방대학들의 수도권 특히 서울 소재 대학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교육 환경 그리고 졸업 후 취업에 불리한 것이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국토 총면적의 12%밖에 안되는 수도권에 우리나라 총인구의 50% 이상이 살고 있고, 우리나라 총 기업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70% 이상이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다는 것은 아마 본사 기준일 것이다. 우리나라 대기업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기획 경영 관리 등 핵심 부서가 있는 본사는 수도권에 있고 생산 시설은 지방에 있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나라 산업 구조의 현실인 것이다.
대분의 기업들이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는 관계로 기업체에서 직원 채용 시 수도권 소재 학교 출신들을 선호하고 지방학교 출신들을 홀대하고 있다는 것을 종종 언론을 통해 접하고 있는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는 우리나라 나이로 20살이 되면 부모의 보호를 어느 정도 벗어나는 성인으로 인정을 한다. 이 나이가 대학교에 들어가는 나이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고등학교까지는 부모와 함께 생활하며 부모의 보호 속에서 성장하고 학교를 다니는 것이다.
고등학교까지는 대부분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곳에서 학업을 계속하지만 대학교부터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대학교에 진학할 때는 대부분 성인으로 접어드는 나이로 부모의 적극적인 보호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시기이고 또 학군 등 교육 제도의 제약에서 벗어나 희망 전공 등에 따라 고등학교 때까지의 생활 반경에서 벗어나 전국 어느 곳의 대학에도 진출할 수가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외국에까지 진출을 하는 사례도 상당수가 되고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교부터는 진출 지역이 전국적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선호하는 지역도 특정 지역으로 집중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외국으로의 유학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은 극소수이므로 여기서는 언급을 생략하기로 하고 국내의 대학 진학에 대해서만 언급하기로 한다. 대학교 진학자들이 지역별로 선호하는 지역을 살펴보면 수도권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그중에서도 서울 소재 대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최대의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지방 대학들은 외면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명문 대학은 국립이든 사립이든 서울에 소재하고 있다.
그래서 수도권이든지 지방이든지 고등학교까지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서울로 서울로 향하고 있다. 특히 지방에서는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경제적 문제 등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고는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의 교육 현실이다.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뿐만 아니라 중간 정도의 성적인 학생들도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다.
지방의 명문 대학교에 가는 것보다 서울의 3류 대학에 가는 것이 졸업 후 취업까지 염두에 둔다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요즘은 지방의 학업성적이 하위인 학생까지도 지방의 대학을 회피하고 서울의 하위 그룹의 대학에 가려고 하며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기가 어려우면 경기도 등 수도권에 있는 대학에 가려고 한다.
이렇게 지방의 학업성적이 상. 하를 막론하고 서울 또는 수도권에 있는 대학을 선호하는 것은 우리나라 총 기업의 70% 이상이 있는 수도권 대학을 졸업하는 것이 취업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있는 기업들 거의가 본사는 수도권에 있고 생산시설 또는 작업 현장은 지방에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본사가 수도권에 있으니 직원 채용 시에도 수도권 대학 출신들이 당연히 유리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각 기업체에서 아주 특수한 분야는 예외일 수 있지만 채용 성적이 우수한 신입사원은 서울 또는 수도권에 있는 본사에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지방에서 태어나고 부모와 지방에서 살면서 성장하고 고등학교까지 학업을 마쳤지만 대학교만은 좀 더 좋은 미래를 위하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학교를 다니고 수도권의 기업에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여 그곳에서 삶의 터전을 마련한다.
그리고 사정상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지방 대학교 출신 중에서도 나름 성적이 우수한 많은 젊은이들은 취업만큼은 수도권으로 눈을 돌린다. 지방에는 취업할 기업이 없단다. 그래서 서울로 서울로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뿌리를 내린다.
지금 대한민국의 수도권은 거대한 블랙홀이 되어 이 나라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것을.
대한민국 청년층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일자리도 예외일 수는 없다. 대한민국 총 기업의 70% 이상이 자리 잡고 있는 수도권이 일자리의 블랙홀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데에는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간과한 것이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의 일자리 블랙홀이 어느 정도 선별하여 빨아들이는 줄 알고 있었다. 즉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좋은 일자리는 본사가 있는 수도권으로 빨아들이고 조금은 선호도가 낮은 일자리는 지방에 그냥 놓아두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좋은 일자리 건 그렇지 않은 일자리 건 모두를 수도권으로 다 빨아들였다.
이제는 공사판 현장 막노동도 수도권으로 가야 일거리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얼마 전 국비로 시행하는 울산의 한 토건 공사장에 1개월 정도 일을 하러 다녔다. 나를 채용한 시공 업체는 이름만 들어도 다 알 수 있는 재벌 기업이다. 내가 할 일은 그 원청 시공 업체의 하청 업체의 작업 중 일부분을 관리하는 업무였다. 그 하청 기업도 수도권 소재 기업이었다. 당연히 그 하청기업의 종사원들도 수도권에서 거주하는 직원들이었다.
울산의 이 공사는 국비 사업으로 상당한 규모의 공사로 원청 기업은 자본력이나 기술력으로 볼 때 수도권 소재의 대기업에서 시공하는 데 대하여는 조금도 이상하지는 않았지만 하청 업체까지 수도권 소재의 기업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공사판은 울산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돈은 원청 기업 하청기업 종사자 할 것 없이 모두 수도권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 또한 수도권이 지방에서 발생하는 부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는 것이다. 지방 사람들은 수도권 사람들이 가지고 간 뒤떨어진 부스러기만 감지덕지하며 주워 먹을 뿐이었다.
이제는 막노동도 수도권에 가야 될 판이다.
지방이 소멸되어 가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먼 장래를 내다볼 때 아주 심각한 걱정거리다. 이 걱정거리를 해결할 열쇠를 쥐고 있는 주체는 정부와 정치인이다.
이 나라의 정치인들은 정말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면 99%의 국민들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사법개혁이니 검찰개혁이니 그리고 적폐 청산이니 하는 소모적 정쟁을 하루빨리 지양하고 정말 국민과 나라를 위하여 매진하여야 할 것이다.
사법개혁이니 검찰개혁이니 그리고 적폐 청산이니 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 중 1%도 안 되는 극소수를 위하여 국력을 낭비하는 행위일 뿐이다.
어쩌면 자기 자신들만을 위한 정치 논쟁일지도 모르겠다.
지방이 소멸되지 않고 국토균형 발전을 위한 정치를 하기를 정치인들에게 간절히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