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우수>
우리 집 책
금오초등학교 3학년
신동훈
우리 집 책은 신기해
사막 책을 읽으면 모래사막이 오고
바다 책을 읽으면 바다에 와서 돌고래와 놀지
무지개 책을 읽으면 나는 어디든지 갈 수 있지
우리 집에 오면 신비한 책을 많이 읽지
<중학생 우수>
한가위의 장단점
예산여자중학교 2학년
임채희
나에게 추석이란 항상 좋은 감점과 싫은 감정이 생각나는 단어이다.
좋은 감정이 들 땐 누구나 똑같은 답일 것 같은데 바로 용돈이다. 점점 학년이 올라갈수록 돈을 많이 쓰다 보니 친척들을 만나면 꼭 한 분이라도 용돈을 내 손에 쥐어주신다. 그래서 돈이 부족할 때면 친척들 만나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사실 좋은 감정이 드는 이유는 용돈을 받는 것밖에 없다 내가 너무 돈을 밝힌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안 좋은 감정이 드는 이유를 듣는다면 조금은 납득이 갈 거다.
이제 이유가 정말 많은 안 좋은 감정이 드는 이유를 말할 것이다. 일단 첫 번째 이유는 살이다. 사실 난 오빠가 있다. 그것도 제일 예민하고 화가 많을 시기인 고3, 우리 오빠는 진짜 말랐다. 옛날엔 먹어도 먹어도 살이 너무 안 쪄서 한약까지 먹을 정도였다. 그만큼 우리 오빠는 진짜 말랐다. 내가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고? 난 항상 살로 오빠랑 비교당하기 때문이다. 친척분들은 항상 걱정되니까 하는 말이라며 새겨들으라고 하신다. 솔직히 어렸을 때는 진짜 걱정이 되어 하신 말씀이신 줄만 알았는데 나도 점점 학년이 올라가고 머리와 마음이 예전보다 성숙해지니 이제는 걱정만으로 하시는 말씀이 아닌 것을 알았다. 어른들은 그냥 4살 차이 나는 오빠보다 살이 더 찌고, 심지어 여자가 마르지 않고 통통하니 보기 싫으신 것이다. 난 내 가족이 마르면 안쓰러울 것 같고, 통통하거나 살집이 좀 있으면 걱정은 적당히 하고 먹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먹고 싶은 걸 계속 사줄 것 같다. 내가 너무 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오빠보다 조금 덜 마르고, 살집이 있다는 이유로 친척들한테 차별받는 게 너무 괴롭다.
추석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이 드는 또 다른 이유는 차별이다. 살 때문에 오빠랑 차별을 당하는데 하다 하다 이제는 성별로도 차별을 당한다. 옛날에는 남자를 중요시하고 아꼈다고 하는데 이제 악까지도 심할 줄이야! 특히 큰 고모가 제일 심하시다. 옛날에도 큰고모를 이해하고 좋아하려고 나름 많이 노력했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큰고모의 차별은 심해진다. 오빠가 장남이고, 고3이고, 말랐다는 이유로 용돈을 더 주신다. 전에는 내가 오빠보다 용돈을 덜 받는 게 엄청나게 분했는데 이제는 별 신경 안 쓰인다. 근데 고모가 오빠에게 용돈을 더 주실 때는 화가 나고 서럽고 짜증 난다. 사실 말한 장남이라 더 준다. 어쩐다 하시는데 내 눈에는 나보다 오빠를 더 아끼는 게 보인다. 하지만 고모는 맨날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날 설득하려 하신다. 난 차별하는 고모가 너무 밉다.
드디어 마지막 이유다. 마지막 이유는 사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겪고 공감할 것이다. 바로 공부다. 오빠가 공부를 너무 잘하다 보니 공부를 뛰어나게 잘하지 못하는 나는 항상 뒷전이고 차별을 당할 수밖에 없다. 난 정말 열심히 하는데 결과가 그만큼 안 나올 때마다 너무 속상하다. 제일 속상한 건 난데 왜 다들 내 성적에 관심을 가지고 참견하는지 모르겠다. 인생에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라는 말도 있는데 다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이제 내가 왜 추석에 대한 좋은 감정보다 안 좋은 감정에 대한 이유가 많은데 알겠나!
이쯤 되면 오빠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난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빠가 아니라 지금 사회에 옛날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아직까지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문제인 거다. 안 좋은 건 안 좋은 거고 난 나대로 간섭받지 않고 멋지고, 떳떳하게 내 인생을 살 것이다.
<고등학생 우수>
고등학생의 한가위
삽교고등학교 2학년
양엘리샤
때는 무더웠던 여름이 끝나가는 참이었다. 역사상 가장 더웠다는 여름의 일에 지친 아버지는 추석 연휴를 누구보다 기뻐하셨다. 아직 철부지인 초등학생 동생도 학교와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거냐며 한껏 들떴다. 가족 모두가 힘들었던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난다는 환희에 젖어있을 때 단 한 사람, 나는 그다지 기뻐할 수 없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매일 매일이 바빴던 나도 추석 연휴에 대해 잠깐은 기뻐했지만 연휴가 다가올수록 현실에 대해 직감하고 말았다.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시험공부를 위한 기간 동안만 학업에 열중했었다. 그 시절에 나는 고등학교에 가도 비슷한 일상의 반복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니 시험 이외에도 수행평가, 생기부 작성을 위한 활동과 보고서 등 신경을 써야 할 것들이 배로 밀려왔다. 나의 바쁜 일상은 추석 연휴에도 멈출 수 없었다.
드디어 연휴를 보내러 갔다. 할머니 댁에는 숙모, 삼촌, 사촌동생, 할머니께서 반가운 얼굴ㄹ로 우리 가족을 맞이해주셨다. 할머니 댁에 도착해 바로 저녁식사를 했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한데 모여 식사하니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모두가 웃고 떠들던 이때, 나는 차마 웃을 수 없었다. 나는 곧 마감되는 수행평가 보고서를 위해 밥을 다 먹자마자 방에 들어가야만 했다. 슬픈 기분도 들었지만 내가 할 일을 마치기 위해 묵묵히 방에 들어가 문을 닫았다. 보고서 작성을 시작한 지 대략 29분 후, 방 밖에서 간식을 먹으며 재미있게 대화를 나누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 반도 쓰지 못한 보고서를 천천히 채워나갔다. 이렇게 내 첫 번째 추석 연휴는 끝이 났다.
두 번째 연휴가 밝았고 할머니, 숙모, 어머니께서는 분주하게 아침 식사상을 준비하고 계셨다. 잠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나온 나를 보고 어머니께서는 반갑게 아침인사를 해주셨다. 아침식사가 시작되고 가족들은 즐겁게 밥을 먹기 시작했다. 밥을 먹으며 어디 바다에 라고 놀러 갔다 오자는 이야기가 오갔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은 나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밥만 먹고 있었다. 밥을 일찍 다 먹은 동생과 사촌동생은 밥상 주변에서 시끄럽게 뛰어놀았다. 이제부터 몸도 마음도 피곤해 지쳐있던 나는 결국 동생들에게 화풀이를 해버렸다. 자존심이 센 내 동생과 나는 말싸움을 시작해 듣고 계시던 부모님께서 우리를 혼내시는 것으로 상황은 마무리되었다. 나는 이 상황들이 너무 분해서 가족들이 바다에 다녀온 후에도 저녁식사를 할 때도 오기를 부리며 방에서 보고서 작성에만 열중했다. 나는 내 마음을 이해하고 생각해주지 않는 가족들에게 너무 화가 나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가족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를 들으며 더 이상 집중이 되지 않던 찰나에 할머니께서 방에으로 들어 오셨다. 나는 할머니께 짜증스러운 말투로 대구했고 그럼에도 할머니께서는 온화한, 내가 사랑하는 그 고요한 목소리로 응원해 주시며 과일을 주고 가셨다. 순간 서러웠던 감정들이 폭발하면서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이에 가족들도 놀라 방으로 찾아왔고 나는 내 심정을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나는 그렇게 우는 것으로 두 번째 연휴를 마무리했다.
세 번째 날이 밝았고 어제 실컷 운 탓인지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버렸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가족들이 집에 아무도 없었다. 집에 혼자 남아 다시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어머니의 손에는 내가 좋아하는 케이크가 있었고 가족들은 나를 웃는 얼굴로 맞아주었다. 아침부터 가족들은 내 기분을 플어주기 위해 맛있는 음식을 사러갔던 것이었다. 가족들은 사온 음식을 함께 먹으며 나의 고등학교 생활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 함께 맛있게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했던 그 시간은 그 어떤 시간보다 나에게 소중했다. 어쩌면 나는 보고서 작성에 너무 불안해하며 가족과의 행복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쓰지있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일 이후부터는 학업에 그다지 강박을 가지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 해야 할 과제들을 하는 시간을 나누어 연휴를 보냈다. 여전히 학생으로서의 일을 연휴에도 해야 한다는 건 힘든 일이었지만, 가족들과 함께한 시간을 생각하면 버티기 힘든 일도 아니었다.
다사다난했던 추석 연휴 마지막 날 할머니 댁을 떠나면서 나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요즘 많은 가족들이 서로에게 소홀해지고 멀어지는 이유에 대해 이 추석 연휴의 일들을 더 올려보면 그건 서로에 대한 생기부 그리고 추석이라는 것은 일 년에 몇 되지 않는 가족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더 돈독히 할 수 있는 귀중한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추석이 벌서 작년의 일이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곧 있으면 다시 추석이 돌아온다는 것이 더 놀랍다. 작년과 다르게 나는 이제 고등학교에 막 입학한 풋내기가 아닌 2학년이 되었고 당연하게도 작년보다 해야 할 과제들도 더 늘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작년에 슬펐고 화낫고 기뻣고 즐거웠던 추석을 보내며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되었기에 이번 추석도 누구보다 알차게 보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아직 몇 주가 더 남은 추석이지만 가족들과의 즐거운 추석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